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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왔어요

메이데이님의 [서울국제도서전(6.2.금-6.7.수 : 코엑스)] 에 관련된 글.

 

 

지난 일요일에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동자동 처자도 메이데이에서 일하기 전에는 도서전이란 게 있는지도 잘 몰랐지요.

책이야 어디 마다할 사람이 있겠냐만은 세계 책의 날이랄지, 도서전이랄지, 북페스티벌에, 북세미나에... 이런 다양함이 책의 세계에 또 있다는 것, 이런 사실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이 참 재미나기도 합니다.

(물론 책은 '상품'이니까 그렇겠죠? 하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책은 상품 이상인 것도 같은걸요~)


 전시장 내부 모습이에요. 좀 한산하죠?

 

수녀님들이 뭔가 담소를 나누며 걸어가는 모습이 푸근해보여서 찰칵~했는데 글쎄 을유문화사가 정면으로 찍혔습니다. -_-;;

 

 

 

'국제'도서전이라서 그런가 외국 도서들도 구경할 수 있었어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_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도서전이라고 합니다_이랍시고 부스도 차렸지만 솔직히 말해 좀 실망이었어요. 독일, 프랑스 정도만 생색났던 것 같고 나머지 나라들은 그야말로 생색내기였죠.

위의 사진은 같이 간 동료가 찍었어요. 아마 표지가 맘에 들었던 모양이에요.

독일 부스에서는 사진을 찍진 않았지만 올해 모짜르트 탄생 250주년을 맞이해 출간된 단행본들과 각종 책들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역시 같이 간 동료가 찍은 건데요. 등(출판용어로는 세네카라고 하더군요)이 참 깨끗하고 심플하죠?

역시 독일 부스에요. 잘은 몰라도 독일이나 프랑스나 일본이나 심플한 디자인들이 참 많았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만큼 화려한 이미지는 별로 없더라구요.

아래 사진은 김영사의 시리즈와 지식의세계에서 나온 책 표지인데요. 어디 함 보세요. 꽤 화려하죠?

 

 

 

같이 간 동료도 저도 요즘에 메이데이에서 시리즈출판물(일명 '물고기학교'랍니다)을 기획하고 있어서 그런지 시리즈물에 눈이 많이 갔어요. 그 중에 좀 괜찮았던 건데요,


을유문화사에서 기획, 출간중인 <현대 예술의 거장>시리즈인데요. 왼쪽은 출간한 책을 진열한 거구요, 오른쪽은 세네카에요. 다 모아놓으니까 통일감도 있고 셋트같은 느낌을 주지만 그렇다고 혼자 떨어뜨려 놓아도 완성도나 단행본으로서의 위상에 전혀 흠결없는 듯해요. 그래서 찍어보았어요. 물론 컨텐츠의 양, 원고의 양이 어느 정도 돼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프랑스의 시리즈문고랍니다. 진짜 소박하죠?

 

 

 

앗! 그 유명한 책세상 문고. 한 어린 학생이 책세상 문고를 고르고 있어요. 책든 손, 역시 예쁩니다.

 

 

 

훔~~ 너무 책 얘기만 해서 재미없당~~

이번 도서전의 기획 중 하나가 '작가의 방'이었습니다. 신경숙, 김훈, 고은 등 작가의 방을 고대로 찍어다가 전시했는데 참 신기하더라구요. 아래 사진은 신경숙씨의 방입니다. 진짜같죠?



 


 


 

앗...부끄~~메이데이의 표지를 디자인해주시는 분의 부스도 있었어요. 이번에 나온 <낯선 식민지, 한미FTA>표지를 출품하셨더라구요. 아햏햏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건 어린이용 책이 무진장 많다는 거였어요. 학습용, 놀이용, 교재용 등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들과 그에 딸린 부대행사들하며 선물들.... 우리나라 부모님들 교육열은 알아주니까 어린이 책내는 출판사들은 절대 망할 일 없겠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보리출판사에서 저 딱지를 나눠줬어요.

동자동 처자는 전시장에서 나와 딱지를 날리며 놀았다는...

 

 


 

코엑스 앞에 꽃밭이 있답니다. 여러 꽃들이 많은데 저건 뭘까, 하고 생각한 순간 양귀비라는 소식을 입수하고 꽃씨를 어떻게 좀 해볼까, 수작을 부리려고 했지만 걍 사진찍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접사촬영에 실패해서 사진은 영 ~~구리지만 양귀비가 진짜 이쁘더라구요.

꽃향기를 맡으며 동자동 처자의 서울국제도서전은 막을 내렸습니다. 내년에 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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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데스크] 갈 길 먼 서울국제도서전


▲ 이선민 문화부 차장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2006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렸다. 한국을 포함, 21개국 429개 출판사가 참가한 이 도서전은 행사 기간 내내 관람객들로 붐비는 등 성황을 이뤘다. 전시장은 각종 도서 전시는 물론 작가의 방 모형 설치, 삼국유사 특별전, 신간발표회, 역사학카페, 도서퀴즈대회 등 각종 부대행사도 풍성했다. 또 책 장정을 보다 아름답게 만드는 국내외 북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관람객들이 제본·판화 실습 등을 직접 해볼 수 있는 ‘서울국제북아트전’도 올해 처음 함께 열려 도서전을 더욱 다양하게 만들었다. 외형만 보면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사뭇 다르다. 우선 ‘국제도서전’이라는 형식이 무색할 정도로 국내 출판사들만의 행사였다. 429개 참여 출판사 중 외국 출판사는 20개국의 112개라고 주최측인 대한출판문화협회는 밝혔다. 하지만 프랑스(80개)와 독일 부스(10개)에 한꺼번에 이름만 올려 놓은 출판사들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22개에 지나지 않았다. 4500평의 넓은 전시장에서 외국 출판사들의 부스는 오른쪽 한 구석에 초라하게 자리잡았다. 더구나 출판사의 이름만 붙어 있는 빈 부스도 눈에 띄었고, 얼마 되지 않는 책을 전시한 다른 부스들마저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미국·영국·호주 등 영어권 국가의 출판사들이 전혀 참가하지 않고 낯선 언어들로 된 책만 전시돼 있어 일반 관람객들이 접근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국내외 출판인들이 저작권 등의 상담(商談)을 주고받아야 할 비즈니스센터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도서전에 참가한 국내 출판사들의 면면도 균형을 상실하고 있었다. 전체 전시공간의 절반 가까이를 아동서 출판사들이 차지하였고, 일반도서 출판사들의 경우도 아동서를 내는 자회사의 전시 공간이 더 넓은 경우가 많았다. 전시장은 온통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로 북적였다. 물론 어린이들에게 마음껏 책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정도를 지나쳐 국내외 출판사들끼리 신간을 소개하고 저작권을 거래하는 국제도서전의 본질 자체를 훼손할 정도가 되면 곤란한 것이 아닐까. 출협 관계자는 “그래도 이전에 비해서는 어린이 도서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비중 있는 단행본 출판사들이 서울국제도서전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국제도서전’은 1954년 전국도서전시회로 시작했고, 1995년 국제도서전으로 격상됐다. 그동안 양적·질적으로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이번 전시회를 지켜본 솔직한 느낌이다. 출판계에는 이제 서울도서전의 성격을 보다 분명하게 할 시기에 이르렀다는 의견이 많다. 최근 급격히 아시아의 출판 허브(hub)로 부상하고 있는 베이징도서전과 일본만의 지역행사로 전락해 버린 도쿄도서전 사이에서 서울도서전도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 최대의 책 박람회인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의 주빈국(主賓國)으로 주목을 끌었다. 2008년에는 세계 출판계의 올림픽인 국제출판협회(IPA) 총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이렇게 한국 출판계가 국제화하는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서울도서전이 ‘국내어린이도서전’을 넘어 명실상부한 국제도서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 같다.

이선민 · 문화부 차장 smlee@chosun.com
입력 : 2006.06.08 19:10 24' / 수정 : 2006.06.09 03:00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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