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조선일보 6월10일]한국은 '새로운 식민지'로 전락한다?

한국은 ‘새로운 식민지’로 전락한다?
낯선 식민지, 한미 FTA
이해영 지음|메이데이|276쪽|1만5000원

 
지난 5일부터 한국과 미국의 FTA(자유무역협정) 1차 본협상이 워싱턴에서 열렸다. 그러나 한국의 지식사회는 한·미 FTA의 효과에 대해 여전히 논쟁 중이다. 한쪽에선 “국가경쟁력 강화와 선진경제로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일자리 창출을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다른 쪽에선 “한국 경제가 미국에 종속되고 구조조정을 통해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 주장한다.

이 책의 저자(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의 입장은 후자 쪽에 있다. “한·미 FTA의 부정적 효과는 제조업을 넘어 서비스산업 전반에까지 확산될 것”이며 “고용불안과 비정규직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협상력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한국 정부는 쇠고기 수입 재개·배기가스 기준 완화·스크린쿼터 축소·약값 인하 중단 등 4대 현안 처리를 이미 약속해서 “바둑으로 치자면 초단이 9단에게 4점(4대 현안)을 깔아주고 대국을 시작한 형국”이란 것이다.

한국은 새로운 식민지, 우리가 겪어보지 않은 ‘낯선 식민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저자의 결론은 섬뜩하다. 그러면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저자는 이에 대답하지 않고 있다. 결국 ‘저지’와 ‘반대’밖에는 없다는 것인가? 하지만 살벌한 국제환경 속에서 최선은 아닐지라도 차선을 택해 꿈틀거리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 것이 우리가 살아온 역사가 아니었던가.

이한수기자 hslee@chosun.com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