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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17
    눈이 많이 오던 날
    미뜨라
  2. 2006/12/17
    자전거 가지러 갔다가 눈을 만나
    미뜨라

눈이 많이 오던 날

   주말마다 온가족이 상봉하다보니 일요일 아침엔 대개 늦잠을 자게 된다. 아들은 교회 간다고 아침도 거르고 가기 일쑤다. 어제는 새벽 두 시가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지만, 일곱 시 쯤 되어 일어났다. 창문을 열고 보니 역시나 눈세계가 펼쳐져 있다.

나뭇가지에 눈송이가 쌓여있다. 새벽에 눈이 더 온 모양이다. 전국 곳곳에 대설주의보가 내렸다. 그래도 모처럼 보는 함박눈이라 기분은 좋다. 어젯밤 고생을 했지만, 무사히 귀가하여 이렇게 아침에 눈을 보는 것으로 충분히 행복하다.

  아들과 함께 골목길 눈을 치우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미 우리 골목은 차가 다닐 수 있도록 우리보다 훨씬 일찍 사람들이 눈을 치웠다.

부지런한 화곡본동 터널고개길 사람들이다. 우리 집 마당도 주인 할머니가 이미 치운 상태라, 화원중학교로 가는 계단길과 까치산 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을 쓸기로 했다.

계단을 반반 나누어 찬이랑 눈을 치운다. 찬이는 처음에는 아빠랑 눈을 치우는 게 신이 났지만, 힘이 드는 모양이다.

 

  ‘녀석! 앞으로 군대에 가봐라 지겨울 정도로 눈을 쳐야 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왜 군대 생활할 때는 눈이 그렇게 많이 왔는지 이해가 잘 안된다. 포항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눈을 보기는 오히려 어려웠다.


  터널관리소 아저씨도 관리소 관할을 담당하고, 아래쪽에서도 할머니가 삽으로 눈을 쳐내고 있다. 30여분 만에 눈 치우는 일은 끝났다. 다행히 예상보다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서 낮이면 눈이 대부분 녹을 것 같다. 

  아침도 먹지 않고 교회에 간 아들은 11시가 훨씬 넘어서 들어왔다가, 또 놀러 나갔다. 원래 눈이 오면 제일 좋아하는 건 아이들과 개다. 하지만, 요즘 서울에서는 길에서 노는 아이들을 찾기 힘들다. 오늘처럼 눈이 오는 날이면 누구나 신나게 놀자. 다음 주엔 눈구경 하러 강원도에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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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가지러 갔다가 눈을 만나

 

  포항에서 자전거 두 대를 사용하다보니, 막상 서울에서 탈 자전거가 마땅치 않다. 오래된 자전거는 앞뒤 펑크가 나서 자전거포에 끌고 가야하는데, 그것보다 생활 자전거를 하나 더 사기로 했다.

  몇 번의 기회를 노리다가 3만원에 리쯔히로님으로부터 접는 자전거를 분양받기로 하였다. 문제는 화곡동에서 토요일 밤에 의정부까지 가지러 가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세오녀의 지원을 받기로 하였다. 밤 8시 30분, 세오녀가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 성산대교를 지나 내부순환로까지는 잘 접어들었다. 그런데, 내부순환로에서 동부간선도로로 접어드는 곳을 몰라 마장까지 가서 청계천로까지 가게 되었다. 다시 용두동 방향으로 빠져서 군자교 방면으로 가서 동부간선도로로 올리기로 하였다. 그동안 네이게이션은 없지만, 성지문화사에서 나온 1/10만 도로지도를 보면서 내가 방향을 잡곤 했는데, 이제 눈이 어두워져서 지도를 볼 수 없어서 참으로 난감하다.

  택시 기사에게 물어서 동부간선도로로 드디어 접어들었는데, 갑자기 두 갈래 길에서 또 잘못 들어서 목적지인 의정부가 아닌 성수대교 방향으로 들어갔다. 북쪽으로 가야 하는데, 남쪽 길로 달리는 셈이다. 다시 서울숲 쪽으로 빠져 겨우 입구를 찾아 드디어 제대로 방향을 잡아 의정부까지 갔다. 중간 약간 지체가 있었지만, 의정부에 도착한 것은 10시 20분 경, 거의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

  자전거는 생각보다 상태가 좋았고, 리쯔히로님이 친절하게 자전거를 트렁크에 싣는 것까지 도와주었다. 돌아가는 길은 동부간선도로에서 내부순환로 연결되는 곳을 찾지 못하면 한강변으로 가서 강변북로를 이용하여 가양대교를 건너는 코스를 잡았다. 훨씬 먼 길이지만 다시 헤매는 것보다는 나을 듯 했다. 그런데, 강변북로에 접어들면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는데 예사롭지 않다. 아니나 다를까 마포 부근에서 차들이 서행하기 시작한다. 눈은 폭설의 기세다. 엉금엉금 기어서 가양대교 진입로까지 왔는데, 가양대교 진입로 경사길을 차들이 오르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다. 예전에 상주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서 겪었던 눈길 교통사고가 연상되어 세오녀는 차를 버리고 가잔다. 오토가 아닌 스틱이어서 올라가다 미끌어져서 다른 차를 박을까봐 걱정이 된다. 진입로 입구 마침 검문소로 들어가는 입구 적당한 곳에 차를 빼서 어떻게 할 것인지 한동안 서있었다. 다행이 가양대교 검문소에서 경찰 한 명이 나와서 우리에게 무엇인가 도움을 주려고 한다. 차를 놓고 갈 것인가, 무리해서 눈쌓인 길을 올라갈 것인가 망성이는데, 갑자기 제설차가 지나가면서 염화칼슘을 뿌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세오녀는 이에 용기를 얻은 듯 차를 끌고 천천히 가기로 했다. 경찰이 차를 다시 진입시키도록 도와주는 덕에 다시 진입로에 들어가서 드디어 가양대교에 올라서서 화곡동까지 오게 되었다.

  우리가 사는 동네는 까치산 언덕바지라서 눈이 오면 금방 쓸어주어야 하는데, 이미 시간은 열두 시가 넘었다. 게다가 눈은 계속 오고 있어 집까지 차를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포항에서 자전거 두 대를 사용하다보니, 막상 서울에서 탈 자전거가 마땅치 않다. 오래된 자전거는 앞뒤 펑크가 나서 자전거포에 끌고 가야하는데, 그것보다 생활 자전거를 하나 더 사기로 했다.

  몇 번의 기회를 노리다가 3만원에 리쯔히로님으로부터 접는 자전거를 분양받기로 하였다. 문제는 화곡동에서 토요일 밤에 의정부까지 가지러 가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세오녀의 지원을 받기로 하였다. 밤 8시 30분, 세오녀가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 성산대교를 지나 내부순환로까지는 잘 접어들었다. 그런데, 내부순환로에서 동부간선도로로 접어드는 곳을 몰라 마장까지 가서 청계천로까지 가게 되었다. 다시 용두동 방향으로 빠져서 군자교 방면으로 가서 동부간선도로로 올리기로 하였다. 그동안 네이게이션은 없지만, 성지문화사에서 나온 1/10만 도로지도를 보면서 내가 방향을 잡곤 했는데, 이제 눈이 어두워져서 지도를 볼 수 없어서 참으로 난감하다.

  택시 기사에게 물어서 동부간선도로로 드디어 접어들었는데, 갑자기 두 갈래 길에서 또 잘못 들어서 목적지인 의정부가 아닌 성수대교 방향으로 들어갔다. 북쪽으로 가야 하는데, 남쪽 길로 달리는 셈이다. 다시 서울숲 쪽으로 빠져 겨우 입구를 찾아 드디어 제대로 방향을 잡아 의정부까지 갔다. 중간 약간 지체가 있었지만, 의정부에 도착한 것은 10시 20분 경, 거의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

  자전거는 생각보다 상태가 좋았고, 리쯔히로님이 친절하게 자전거를 트렁크에 싣는 것까지 도와주었다. 돌아가는 길은 동부간선도로에서 내부순환로 연결되는 곳을 찾지 못하면 한강변으로 가서 강변북로를 이용하여 가양대교를 건너는 코스를 잡았다. 훨씬 먼 길이지만 다시 헤매는 것보다는 나을 듯 했다. 그런데, 강변북로에 접어들면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는데 예사롭지 않다. 아니나 다를까 마포 부근에서 차들이 서행하기 시작한다. 눈은 폭설의 기세다. 엉금엉금 기어서 가양대교 진입로까지 왔는데, 가양대교 진입로 경사길을 차들이 오르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다. 예전에 상주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서 겪었던 눈길 교통사고가 연상되어 세오녀는 차를 버리고 가잔다. 오토가 아닌 스틱이어서 올라가다 미끌어져서 다른 차를 박을까봐 걱정이 된다. 진입로 입구 마침 검문소로 들어가는 입구 적당한 곳에 차를 빼서 어떻게 할 것인지 한동안 서있었다. 다행이 가양대교 검문소에서 경찰 한 명이 나와서 우리에게 무엇인가 도움을 주려고 한다. 차를 놓고 갈 것인가, 무리해서 눈쌓인 길을 올라갈 것인가 망성이는데, 갑자기 제설차가 지나가면서 염화칼슘을 뿌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세오녀는 이에 용기를 얻은 듯 차를 끌고 천천히 가기로 했다. 경찰이 차를 다시 진입시키도록 도와주는 덕에 다시 진입로에 들어가서 드디어 가양대교에 올라서서 화곡동까지 오게 되었다.

  우리가 사는 동네는 까치산 언덕바지라서 눈이 오면 금방 쓸어주어야 하는데, 이미 시간은 열두 시가 넘었다. 게다가 눈은 계속 오고 있어 집까지 차를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런데 강서구청 제설차가 골목을 다니면서 제설작업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눈이 오면 구청 공무원들은 비상근무에 들어가야 하는 모양이다. 화곡본동성당까지는 그래도 조심스럽게 전진하였다. 세오녀가 차에서 대기할 동안 내가 내려서 언덕 상황을 살펴보고 괜찮으면 올라오라고 연락하기로 했다. 열두 시가 넘고 계속 눈이 오는데도 우리 골목에는 눈을 쓰는 사람이 있었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드디어 출발한지 네 시간 만에 르망은 제자리에 돌아왔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내일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골목길에 쌓인 눈을 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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