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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나 한 잔 마시고

역사적인 날?

 

아버지는 농사밖에 모르고 사시다가

딸 셋 이후로 나온 쌍동이 아들 녀석들 때문에  장사를 시작했다.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난 아버지가

농사지어서는 자식 교육을 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구멍가게를 35년동안 하루도 닫지 않앗다.

심지어 자식들 결혼식 날조차도 몇시간만 잠깐 닫고 다시 열었다.

매일 밤 12시 30분까지,  35년을.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된지 한 참이 지났지만

아버지는 당신이 만들어 놓은 원칙을 바꾸지 않았다. 

그 때문에 어머니는 맞춰사느라 계속 힘이 드셨고 말이다.

 

아버지는 침대를 벗어날 수 없는 상태가 몇달 째 지속되고 있고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버지를 위해서 가게를 계속 열었지만

나나 어머니나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그런데 습관이란 정말 무서운 것이지.

일흔 넷이나 먹은 우리 어머니는 아버지보고

'뭐할라고 그렇게 고생하며 살았느냐'고 하시면서도

막상 가게문을 닫을 엄두를 못낸다.

 

어머니가 못하면 나라도 해야지.

스스로 가게를 볼 수 없게된 아버지는

차마 가게문을 계속 열라는 말은 못하고

하고 싶은 데로 하라 했다.

 

내일 35년만에 우곡상회가 처음으로 쉰다.

간병하는 사람이 편해야 환자에게도 좋다는 말을

계속 되뇌이면서도 자꾸 헛헛한 마음이 들고,

나는 몇 달만에 소주를 먹고 있다.

 

 

pan이 아니었으면

 

그냥 맥주나 한 잔 하고 잠들지 않았을까? 

가게에서 파는 고추참치와 번데기 통조림을 따서

소주를 한 잔 하고 있다.

알탕이 어쩌니 곱창이 어쩌니 해쌌는 바람에... ^^

어머니에게 내일 깨우지 말라고 했다.

원래도 깨우지는 않지만 말이다.

 

 

한대수

렛츠뮤직에 한달 3천원 내고 음악을 듣고 있다.

저작권 협상이 안되서 들을 수 없는 음악들도 많다.

한대수의 이전 앨범은 살 수가 없어서 그냥

렛츠에서 듣고 있다.

내가 듣고 싶은 노래들은 유료 mp3f로도 구할 수가 없다.

한대수!

이 자를 어찌할꼬?

 

 

다음주쯤엔?

 

주말에 서울을 올라갈 수도 있을 것 같다.

너무 늦은 시간이겠지만 한두명쯤은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이젠 상황이 바뀌어서 아무도 안나오려나?

그래, 혼자 한잔하고 일찍 자고

다음날 조조영화나 보고 내려와야지.

그때 그사람들을 보고잡다.

정말, 오로지 백윤식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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