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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 위대한 모험

펭귄들 때문에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다. 너무 짜~안 해서 말이다. 성우들이 중간 중간 방해하지 않았다면 진짜 터졌을지도 모르겠다.

앞으론 펭귄의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을 본다해도 절대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

 

 

 

펭귄들의 위대한 여정

 

성우들이 동물을 의인화해서 다룬 것들을 좋아하지도 않거니와 무엇보다도 '속상할까봐' 안보려 했다. 아니나 다를까 영화가 시작되고 곧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간 중간 "그래,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 이래서 안볼라고 했더니만 결국..."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러다 이내 숙연해지고 말았다.

 

펭귄들은 어쩌다 진화의 방향을 저렇게 잡게 되었을까? 어쩌다가 남극이라는 그 혹독한 곳에 살 게 되었을까?  정말 신이 모든 생명을 창조했다면 정말 고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자고 얘네들을 이런 곳에서 이렇게 살아가도록 했을까? 인간보다 더한 원죄라도 지었단 말인가?

 

그래, 아주 냉정하게 말하자면 간단하다. 펭귄들 나름대로 생존에 적합한 진화의 방향을 잡은 것이고,  관객들의 가슴을 뒤흔들어 놓은 그 처절한 장면들도 결국 자신의 종을 보존하고자 하는 본능적인 행동들이라고 생각해 버리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게 아마 정답일 것이다. 성우들의 멘트는 괜히 관객의 감정을 자극하고자 만들어낸 인간의 신파극이고 말이다.

 

그런데 영화속 장면들은 도-저히 그렇게 생각하도록 내 버려두질 않는다. 다른 새들처럼 쪼그리고 앉을 수도 없는 펭귄이 영하 40도의 추위에서 어떻게 알을 부화시킬 수 있는지, 몇 달을 굶어가며 품어낸 알에서 깨어난 새끼가 결국 얼어죽은 걸 본 어미의 행동을 보면서 진화가 어쩌구 신이 어쩌구 하는 생각조차 할 수가 없었다.

 


이미지 <씨네21>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영화 장면들이 마구마구 떠올라 가슴 속이 먹먹해지고 뭉클해지고... 아!!!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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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달랑 4개 영화관에서 개봉했다가 8주만에 2000개 넘는 영화관으로 확대되며 돌풍을 일으켰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미국 돌풍의 영향인지 다큐영화치고는 파격적인 숫자인 전국 57개 영화관에서 개봉했으나 딱 2주가 지난 오늘 현재 9개에서만 한다.(직접 세어봤다.) 그나마 내일(금)이면 거의 다 바뀔테고, 서울에서는 메가박스(삼성역) 하나만 남는다.

 

대한민국에서 괜찮은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 않으면 금새 막을 내리고 만다. 그나마도 지방에서는 개봉조차 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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