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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 공팔이 外

누나를 데려다 주기도 할 겸

여유있게 황새울 들녁을 걸어 볼 겸해서 대추리에 들어갔다.

근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너무너무 추웠다.

벌판이라 더 많이 추웠던 것 같다.

전에 다른 블로그에서 봤던 녀석인데 나도 만나게 됐다.


이름은 '공팔이'

주인의 아이디가 '팔공'이라고 한다. 팔공산의 팔공

사람을 무지하게 따른다.

 


 

그러다 손에 있던 화장지를 낚아챘다.




 

그리고 들판으로 나갔다.




무인상

문인상

대추리를 지켜주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세웠다고 한다.

워낙 거대해서 진짜 마을을 지켜줄 것도 같은 마음이 들 정도로 듬직해 보였다.

이곳에선 이렇게 새들이 대형을 지키며 날아가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엄청난 새떼가 한꺼번에 날아올라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고 한다.

바람 정말 많이 불었다.

그래, 주술의 힘을 빌어서라도 놈들을 쫓아내고 싶다.



창고 벽에 그린 이 그림 참 맘에 든다.


전에 이걸 실제 포탄으로 만든 거라고 했는데 잘못된 정보였다.

난 들은 얘기를 아무 의심없이 쓴 건데 이번에 보니 나무로 만든 것이다.

실제 포탄은 여기에 있었다.

미군막기 대장부 / 땅지킴여장부


이젠 나름 유명한 구호가 됐다. "올해도 농사짓자!"

왜 농사꾼이 이런 당연한 구호를 외쳐야 하는가.

 

* 너무 추워서 더 이상 돌아다니지는 않았다.

 

* 누나가 시도 때도 없이 대추리에 들어가는 것이 어머니는 영 못마땅한 것이다.

"제 앞가림도 못하면서 누굴 돕겠다고 그래? "

어머니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절대 동의할 수 없는 말이라 나도 한마디 했다.

" 누나가 무슨 자기 앞가림을 못해요? 오히려 형이나 둘째누나가 시도 때도 없이 도와달라고 손벌렸지 막내누나가 언제 남의 도움 받은 적 있어요?" 

 

어머니는 아무 소리 못하셨지만 그렇다고 내 말을 수긍해서 그러는 것은 아닐게다.

일단, 일제시대에 태어나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시대 등을 살아오신 어머니에게 '정부와 미군을 상대로 싸우는 일'은 너무 무모하고 바보 같은 짓인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어머니에겐 '나이든 여자가 짝없이 혼자 사는 것'이  '제 앞가림을 못하는 것'으로 보일 게다.

어머니도 갑갑하겠지만 나도 갑갑하다. 에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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