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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겨울

  • 분류
    riverway
  • 등록일
    2009/11/23 15:59
  • 수정일
    2009/11/23 15:59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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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영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니까, 농촌은 서둘러 황량해지더군요.

밭에 김장꺼리를 뽑아내고 버려둔 배추 이파리들이 널부러져 있고, 나뭇가지는 한주일 사이에 바짝 말라버렸으니까요.

추수와 갈무리하는 손길들은 눈에 보이진 않았지만, 분주함의 흔적이 남겨져 있는 듯합니다.

벼를 베어낸 논바닥이 훤히 드러나서인지, 논 사이를 가로지르는 찻길이 더 좁게 느껴집니다.

농사짓는 흉내를 낸 지난 봄부터의 시간이 참 빠른 것도 같고, 허둥대며 씨를 뿌리고 모종을 심었다가 욕심스럽게 수확을 해냈구나 싶어서 부끄럽기도 합니다.

이제 밭에 쪽파와 김장배추 열댓포기가 남아 있습니다. 항아리를 묻어 겨우내 보관해두었다가 맛있는 김치를 먹어보겠다는 의욕은 한껏 높은데, 몸은 움직일 엄두를 전혀 못내고 있으니....

 

눈내리는 겨울날, 따뜻한 아랫목 깔고 들어 앉아 찐고구마 먹으며 재미난 책이나 붙들고 뒹굴어볼까 싶습니다. 전생에 농부였나? 불현듯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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