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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달째 되는 날

  • 분류
    riverway
  • 등록일
    2004/12/09 11:45
  • 수정일
    2004/12/09 11:45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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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생활을 시작한지, 넉달째 되는 날이다.

연애하다 헤어진 후의 심경변화처럼(불행히 직접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그간의 인연과 관계에 대한 내 느낌과 태도가 달라졌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처음 한두달은 한국에 대해 궁금하지도, 알고 싶지도 않았다. 마지못해 연락처를 알리는 정도의 형식적 메일을 몇 곳에 보낸 것 말고는 누구와도 연결되어 있고 싶지 않았고, 한국신문을 보는 것도 아주 짧게 큰 제목으로 대충 훑어보는 것으로 충분했었으나...

 

넉달이 된 지금,

아침 저녁으로 한국신문 들여다보고, 수시로 한국 이메일을 확인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곳 저곳 사이트에 가서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나 잘 지내고 있다고 흔적 남기고, 이메을 열 때마다  중요한 요청을 담은 메일이나 정말 보고싶다는 메일이 와 있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나를 본다.

그리고 나면, 싫다고 헤어진 옛애인이 너무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의 그 허망함처럼, 나와 무관하게 움직여지고 있는 현실과 사람들에게 느껴지는 섭섭함을 지우기 어렵다. 

 

누군가 나를 불러주지 않으면 내가 의미있는 존재임을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러나, 복잡한 관계의 덫에 걸려 허우적 거리며 나를  잊고, 나를 잃어버리고 지낸 세월들이 너무 싫었던 것도 사실이다.

 

다시, 홀로서기의 어려움에 직면하는가 보다. 그 어려움을 피해, 인터넷을 통해 그 관계의 덫으로 다시 얽혀들어갈 것이 아니라, 정면돌파해보려는 의지가 더욱 필요한 시기다. 누가 뭐라해도 "나는 나다"할 수 있는 그 자신감을 키우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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