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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 storm

  • 분류
    riverway
  • 등록일
    2005/01/24 10:14
  • 수정일
    2005/01/24 10:14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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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izzard, snow shower

이곳에 오지 않았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단어들이다. 폭설, 눈보라, 눈폭풍.

일기예보를 전하는 아나운서가 snow storm이라고 표현 할때마다 참 과장도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오늘 내린 눈폭풍을 보니 이제 뭐라 할 수 없을 것 같다.

밀가루같이 가는 눈이 거센바람에 흩날리기를 계속하여 거의 5-60cm이상이 쌓였다니, 내 평생 처음이다.

또 하나, 새로운 것은 각 지역의 폭설사태를 전하는 아나운서나 리포터들의 태도다. 한국같으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긴장된 얼굴로 경직된 목소리로 사고 소식을 전하는 것이 보통의 모습인데, 이들은 편안하게 웃으면서 농담도 하고 각 지역의 상황을 보여주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응급전화, 쉼터주소, 도로통제, 주일에 문을 닫는 교회나 종교기관 등등..

월요일인 내일과 모레 문을 닫는 학교 명단이 화면 하단에 자막으로 계속 지나간다. 초중고는 물론 대학에 이르기까지 문을 닫는단다. 이것은 내가 어릴적에 몹시 기대했던 상황이다. 비가 너무 많이 오던 여름, 한강이 범람하여 학교가 쉬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잠들었던 적이 있으니까.

그러나... 저녁무렵 날아온 보건대학원 이메일은 내일 학교가 열린다는 것이다. 수업도 예정대로 있으니, 날씨 때문에 못 오는 학생은 각자 알아서 교수에게 연락하라는 것. 내가 듣고 있는 겨울강좌는 내일까지 강의가 있으니 꼼짝없이 나가야 할 형편이 되고 말았다. 평생 첨으로 날씨때문에 학교 안가보는 횡재를 해볼까 기대가 컸기에 약이 올라서 곰곰히 따져보니, 너무도 보건대학원답지 않은 결정이라는 생각이들었다.

인구집단에 대한 접근을 한다면, 가장 먼저 안전을 고려해야 할 터인데 개인에게 위험을 감수하되 책임은 각자 알아서 지라는 결정을 내리다니.. 실망스럽다.

 

밖에 나가 걸어보니 무릎정도까지 눈이 쌓였다. 이렇게 많이 쌓인 눈을 보는 것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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