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학교보건과 산업보건의 비교

며칠째, 미국의 학교보건을 들여다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도대체 내 관심사가 너무 방만한 것은 아닌가에 대한 변명아닌 변명으로 '나름대로 일관된 지향'을 추구하기 위하여...

 

공통점:

. 당사자의 목소리가 약하다. 학생들은 그나마 말할 기회도 없다.

. 현장에서 우선순위가 늘 밀린다. 학교에서는 성적, 사업장에서는 생산성이 최우선. 그래서, 늘 성과를 학업성취 향상/생산성 향상에의 기여도가 큼으로 증명해야 한다.

. 사회적 이슈가 될 때에만 대책이 논의된다. 직업병 집단 발생이나 학생들의 자살사건, 십대임신 사건이 불거질 때, 요란스럽게 대책을 논의하지만, 지속적으로 감시되지는 않는다.

. 문제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 검진자료나 산재자료, 학생신체검사자료의 부정확성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 건강보호, 건강증진, 질병예방, 조기발견 및 치료의 공중보건서비스 영역 및 일차의료서비스 영역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현실에서는 이러한 서비스가 표준화되어 있지 못하다.

. 검진기관이 수입을 일정하게 보장하는 기전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할만한 인센티브는 없다. 근로자건강검진은 산업보건기관의, 학생신체검사는 건강관리협회의 주수입원이다.

. 보건의료전문직 내에서 두 분야다 인기가 없다. 개인의 사명감, 능력, 가치관에 따라 전문직의 역할과 기여에 편차가 엄청 크다.

. 절반이상의 국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에서는 아무런 정책기전을 갖고 있지 않다. 건강증진기금이 조성되면서 일부 보건소에서는 정책의 중요한 파트너라기보다는 서비스 제공 현장으로 삼는 수준이다. 중앙부처 차원에서(복지부와 노동부, 복지부와 교육부 사이) 협력과 견제가 필요하다.

.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학교를 졸업한 후 어떤 직업이든 갖게 된다고 볼 때, 결코 두 분야의 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분리될 수 없다. 학교 다닐 때부터 자신의 건강에 대한 권리의식을 갖고,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하며 언제든지 쉽게 필요한 서비스를 가까이에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 가족단위로 보면, 두 분야의 대상자가 공존한다.

. 지역사회의 사회경제적 역량은 해당 지역내 학생 인구집단이나 노동자 인구집단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예를들어, 두 집단의 운동실천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운동시설이나 분위기조성을 할 수 있는 지역의 여건이 중요하다.

 

차이점:

.학생들의 건강위협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책임당사자가 없다. 노동자 건강에 대해서는 산재제도를 통해 사업주의 책임이 명시되어 있는 것에 비해, 학생들의 건강위협은 사회의 책임으로 뭉뜽그리면서 누구도 직접 책임을 지지 않는다.

. 학교보건에서는 '교육'이 가장 우선적인 사업수단이 되나, 산업보건에서는 '작업환경개선 및 적정배치'가 우선적인 사업수단이 된다.

.  학교내 유일한 보건의료인인 보건교사는 엄정한 시험을 거쳐 선발되는 우수(?)인력임에 비해 사업장에 채용되는 간호사는 경력이 없을 수록 더 선호된다. 소아과는 오랜 전통을 갖고 있으나 차츰  선호도가 떨어지는 전문의이지만, 산업의학은 연륜도 짧고 애초부터 비인기 전문의다.

 

 

문제점:

누구도 이 두 분야를 연계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나마 각 분야를 개혁해보고자 하는 노력과 의지는 각각 분산되어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