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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 아인슈타인 그리고 레닌


 

 

1899; Oil on canvas, 74 x 93 cm (29 1/8 x 36 5/8 in) Musee du Louvre, Galerie du Jeu de Paume, Paris

 

 

근대회화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Paul Cezanne의 [Pommes et oranges]입니다.

 

이 그림이나 이와 비슷무리한 그림을 본 적이 많을 것입니다. 저도 자주 이 그림이 저 그림같고 저 그림이 이그림으로 착각을 할 정도로 비슷무리한 정물화 그림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와 같은 일반인을 위해서 몇개만 그렸으면 좋을 것을 이라고 생각하지만, 세잔 입장에서는 그리고 싶을 때에 그렸을테니까 ... .. . 저의 무지를 탓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세잔 역시 생전에는 무능한 화가의 전형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그의 중학교 때부터의 친우였던 프랑스가 자랑하는 문호 에밀 졸라도 그를 모델로 한 무능한 화가이야기를 쓸 정도로 실패한 화가의 전형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20세기의 미술을 르네상스의 사실주의로부터 해방시킨 cubism(야수파)의 모태가 되었기에, 앞에서도 거창한 칭호를 붙인바와 같이 근대회화의 아버지라고 말해지고 있습니다.

 

세잔은 인상주의를 받아들였지만, 인상파들이 순간의 감각에 치중한 것에 비해서, 그는 자연의 본질을 추구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색채를 분할해서 입체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사물의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서 전통적인 명암법과 원근법을 포기했습니다. 거기에 완벽한 형태를 위해서 사물을 왜곡하게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물화]라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떤 변화도 재미도 뵨태성도 반전도 없는 무미건조한 푸석푸석한 과일나부랭이 그림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친구로부터 위의 그림을 보면서(모조품이지만), 많은 설명을 들으면서 정물화도 무미건조하기만 한 푸석푸석하고 맛없는 과일 등의 그림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파와 테이블, 그 위에 넓게 펴져 있는 흰 천과 물병, 오렌지와 사과들 ... .. . 먹음직스러운 과일들이 눈에 들어올 뿐, 어떤 변화도 느껴지지 않는듯한 안정감을 주는 듯 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모순들로 가득찬 그림입니다. 옆으로 경사진 소파, 올라가는듯한 테이블, 그 위에 놓인 흰 천은 수평을 유지하고 있어서 과일들이 지금이라도 쿵하는 소리를 내면서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 그림의 수수께끼는 원근법의 무시와 다양한 각도에서 본 것을 그렸기 때문입니다. 즉, 이차원의 화폭에 다차원을 구성하려고 한 것입니다. 자연의 있는 그대로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눈과 색으로 바라보는 것에 의해서 새로운 세계를 우리들에게 보여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멋대로 지껄임

 

[상대성이론]에 관한 책에 [A. Einstein은 Ernst Mach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고 적혀 있어서 상당히 혼란스러움을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Ernst Mach에 대해 제가 알고 있었던 지식이라고 하면, V. Lenine이 [유물론과 경험비판론]에서 마하주의라는 이름하에 관념론자라는 딱지를 붙이면서, [시간과 공간의 문제에 대한 마하의 학설이 관념론적이라는 것에는 조금의 의문도 없다]고 한 정도였습니다. 그런 마하로부터 영향을 받아서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 .. . 마하의 이론에 대한 레닌의 평가는 정당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마하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면, 실증주의 철학의 논객으로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로, 18세기 뉴턴이 제창한 절대공간 개념을 아인슈타인보다 먼저 부정하고, 상대성이론의 구축에 큰 영향을 끼쳤다. 공기류의 실험을 행한 까닭에 지금도 초음속의 속도를 나타내는 마하라는 이름에 그의 이름이 남아 있습니다.

 

사실 마하의 최대 공적은 뉴턴역학에 대한 비판입니다. 뉴턴역학이란, 던진 볼이 몇 초후에 어느 지점에 있는가, 천체의 운행법칙 등을 정리한 것으로, 이 법칙의 전제조건으로 절대공간과 절대시간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모든 시간과 공간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 절대시간과 절대 공간은 없고, 만약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라고 물은 것이 마하였습니다. 그 당시 과학에 있어서 절대적인 바이블과 같은 뉴턴역학에 대해 과감하게 비판한 마하.

 

레닌이 마하에 대해서 비판을 가하게 된 것은, 그가 뉴턴의 역학에서 절대공간과 절대시간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 잘 몰랐고, 또한 그는 단지 마하가 비판하는 절대시간과 절대공간에 대한 비판을 유물론에 대한 비판으로 동일시했기 때문입니다.

 

뉴턴은 진공상태의 우주공간 속에 에테르로 가득차 있고, 이것이 [절대공간]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이것을 기준으로 해서 천체공간의 운행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많은 학자들이 연구를 거듭해도 에테르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절대공간]이 부정될 수밖에 없으므로, [절대공간]을 전제로 해서 계산된 천체운행 역시 부정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마하는 절대적인 공간의 기준은 없다고 한 것입니다. 이것은 사실 새로운 주장은 아니었습니다. 마하 이전에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의해서 말해진 것이었습니다. 갈릴레이의 주장은, 달리는 기차를 바라보는 사람은 기차가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기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의 눈에는 바깥 풍경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물에 대한 견해는 상대적인 것으로,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상대적인 공간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마하는 [사물에게는 각각의 고유한 시간이 있다. 우리들이 말하는 [시간]은 사물이 변화하는 것에 의해서 나타난 개념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절대시간에 대해서도 부정합니다. 갈릴레이는 공간의 상대성에 대해서만 말했지만, 아인슈타인은 시간의 상대성으로까지 확대해서,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을 완성한 것입니다. 레닌이 마하를 비판한 것은, 한마디로 말한다면 [공간과 시간의 객관적 실재성을 부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마하는 시간과 공간을 절대적인 것으로부터 상대적인 것으로 파악했을 뿐, 실재성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즉, 마하는 뉴턴 역학의 약점(절대시간과 절대공간이라는 개념)에 주의가 미쳤고, 이것을 레닌은 뉴턴을 비판하는 관념론자라는 딱지를 마하에게 붙였던 것입니다. 우리들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통해서 절대공간과 절대시간이야말로 잘못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마하의 주장에 귀를 기울였기에 상대성이론을 완성시킬 수 있었습니다.

 

러시아혁명과 소비에트연방의 건국을 이끈 레닌도 이렇게 많은 잘못과 판단 미스 등을 범했던 것입니다. 한 인간을 통해서 세계를 파악하고 진리라고 무비판적인 지지가 절대적인 선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이 발표된 것이 1905년, 마하 등을 비판했던 레닌의 [유물론과 경험비판론]이 나 온 것은 1908년이므로, 레닌이 자신의 실수를 그 후에 알게 되었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일반상대성이론]이 나온 것이 1916년인데도, 레닌은 [유물론과 경험비판론]의 제2판이 출판되는 1920년에도 여전히 마하를 관념론자로 비판했습니다. 레닌이라는 한 때는 완벽한 인간으로 추앙받던 그 역시 자신의 실수와 잘못 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시대와 과학의 발전에 의해서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정신 등이 나오지만, 그 전까지 뿌리 깊게 당연시되고 있던 낡은 관념을 버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점에서 마하의 위대함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비판적인 추종은 결국 - 여러 가지 이유는 있었지만 - 레닌주의와 스탈린주의라는 새로운 우상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어떠한 인간도 완벽할 수 없고 언제나 정의나 진리만을 행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 부정되었을 때, 사이비종교로, 혹은 우상화 되어 왔습니다. 태양을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되기 보다는 이름없는 풀이 더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닐지 ... .. .

 

 

참고 링크 : 우주는 왜 동일 세계인가
                     아인슈타인과 일반 상대성 이론
                     아인슈타인과 특수 상대성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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