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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상 정책위원장 후보의 대기업노동자 양보론, 무엇이 문제인가

윤영상동지, 골방 속 산타클로스와 혁명가의 차이

 글쓴이 : 새벼리      등록일 : 2006-01-16   22:22:30

 

 

[메모5] 비정규 노동자 투쟁의 핵심은 노동자성 인정, 노동권 쟁취 투쟁이다!!
-윤영상 정책위원장 후보의 대기업노동자 양보론, 무엇이 문제인가



윤영상동지, 뭐하는 사진인 것 같습니까?


사진 속의 동지들은 오늘로써 5일째 서울 강남 테헤란로 본사 앞에서 노숙 상경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노동자들입니다. 저 사진은 상경한 100여 명의 조합원 전원이 청와대, 국가인권위, 회사측, 가족들에게 전달할 '유서'를 쓰고 있는 장면입니다.

윤영상 동지도 잘 아시듯이, 현대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의 투쟁은 1년 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동지들의 투쟁은 "원청의 사용자 책임 인정, 불법적 집단해고 철회, 원직 복직"이 주된 요구사항입니다. 단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성실교섭을 촉구하였을 뿐인데, 직장폐쇄와 노조간부 구속 등으로 맞받아친 자본가들에 의해 생지옥 길바닥에 내버려진 '하청 노동자'들의 '현주소' 입니다.

우리는 자동차 4사를 포함한 금속, 화섬, 공공, 언론, 서비스, 보건의료, 사무금융, 건설, 철도, 특수고용 등등 산업 전 분야에서 저 현대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설움과 눈물을 꼭 닮은 "비정규" 노동자들을 매일매일 봅니다. 그리고 한결같이 외칩니다. "불법파견 중단하고, 원청의 '사용자 책임' 인정하라", "특수고용노동자'성' 인정하라", "비정규노동자에게 노동3권 보장하라", "사측은 성실 교섭에 임하라"

윤영상 동지, 동지는 거듭 자신의 주장을 왜곡하지 말라며, "양극화정책을 저지하고, 사회적 임금, 복지제도를 통해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그 만큼 가진자들에게 부담을 지우자"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노무현정권의 노동유연화 전략에 맞서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과 함께 하는 투쟁을 통해서 바로 그것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윤영상 동지는 대기업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강력한 연대 투쟁을 주장하면 됩니다. 그런데, 동지는 "대기업 정규직의 비정규직화를 막는 것만이 아니라 이미 비정규직으로 생활하고 있는 수 많은 노동자들의 생존과 복지, 권리를 보장하는 방식"을 얘기하면서 "대기업노동자들의 일정한 양보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양보'의 실내용이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그 게 무엇입니까?

"노동자는 하나"라는 계급정신으로 '연대'를 말하는 겁니까? 정규직의 임금 양보로 모여진 기금으로 비정규직 '불우이웃돕기'를 말하는 겁니까? 계급정신으로 '연대'를 주창하는 것이라면, 윤영상동지는 혁명가입니다. 그러나, 정규직이 양보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과 복지 기금으로 '이웃돕기'를 하자고 한다면, 윤영상 동지는 신자유주의의 구조적 모순을 은폐하는 데 일조하는 셈입니다. 즉, 가혹한 신자유주의 억압과 착취를 연장시키며, 개인적 카타르시스를 즐기는 골방의 산타클로스가 되는 것입니다. 아니, 동지 스스로 말한 개량주의자보다 더 못한 자본가들의 부역꾼이 되는 것이지요.

윤영상동지, 동지의 말대로 전체 비정규직의 80% 이상이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입니다. 그들은 거의 미조직 상태로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버려진 채 저임금, 열악한 노동 환경, 무권리로 벼랑끝 삶의 피를 말리고 있습니다. 아니, 조직된 비정규 노동조합도 처지는 그닥 낫지 않습니다. 정규직 노동조합과는 완전 다릅니다. 그나마 잘 조직됐다는 현자비정규노조에서 故류기혁열사가 왜 죽어야 했습니까? 비정규노동자들은 조합 가입 사실을 공개하는 순간 곧장 해고입니다. 정규직노동자들이야 조합활동을 이유로 해고당해도 최소한의 생계 보전은 해 줍니다. 그러나 비정규노동자들은 해고 순간, 생계가 막히게 됩니다. 이게 어디 사람 사는 세상입니까?

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권리 쟁취 투쟁은 그만치 눈물겹습니다. 그렇다고 같은 생산라인에서 같은 현장 안에서 구사대에게 짓밟히고, 끌려가도 정규직 그 누구 하나 제대로 사수해 주지 않습니다. 심지어 하이닉스-매그나칩 같은 경우는 (한국노총 소속이라고 하지만) 정규직 노동자들이 '구사대'로 동원되어 천막농성 중인 비정규 노동자들을 짓밟은 게 며칠 전입니다.

이렇게 목숨걸고 노동조합 활동을 해야 하는 21세기 산업노비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게 무엇이겠습니까? 노동자는 하나다 라는 계급정신으로 실천 연대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이겠습니까, 정규직의 임금 양보로 모여진 비정규직 '불우이웃돕기' 성금이겠습니까?

나는 윤영상 동지가 "850만 비정규직, 1400만 노동자, 대다수 국민들을 지지자로 만들지 못하면서 어떻게 세상을 바꾸겠다는 것인가? 우리는 골방속의 혁명가가 아니라 현대적 대중정당답게 세상을 바꿀 힘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한 것에 동의합니다. 그렇게 (비정규) 노동자들과의 굳건한 지지와 연대의 토대로부터 민주노동당은 세상을 바꿀 '힘'이 생긴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골방 속 산타클로스는 기득권자들의 알량한 양심받이에 불과하지만, (비정규) 노동자와 단단하게 연대하는 혁명가는 세상을 바꿀 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 자, 윤영상 동지, 다시 묻습니다. 동지가 말하는 대기업 노동자들의 일정한 양보, "노동자는 하나"라는 계급정신으로 '연대'를 말하는 겁니까? 정규직의 임금 양보로 모여진 기금으로 비정규직 '불우이웃돕기'를 말하는 겁니까? 이에 대한 답변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당직 선거 당락과는 무관하게, 민주노동당의 미래 뿐만 아니라 남한 노동의 미래까지 걸린 중차대한 '선언'이 될 것입니다. 찬찬히 답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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