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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힘 2호] 02.3.5

 

울산, '노동자 정치'의 희망을 발견한다

 

"조합원 총투표가 단순한 선거용 거수행위 돼선 안된다"

 

"지자체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조합원 총투표에서 '화섬 3사·중소영세사업장·비정규직 투쟁 연대 및 투쟁지원금 결의'를 함께 한다면 우선 민주노총 울산본부 전 조합원 각자가 스스로 연대를 결의하게 할 수 있고 본부·연맹·단위노조의 지도집행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민주노총의 열악한 재정상태를 일부분 해소하고 연대투쟁의 침체로 인해 무너져 내린 본부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2월 21일 민주노총 울산본부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조돈희 울산해고자협의회 의장은 3월로 예정된 지방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조합원 총투표에 '화섬3사·중소영세사업장·비정규직 투쟁 연대 및 투쟁지원금 결의'를 함께 추진해줄 것을 요구하는 안건을 발의했다. 이 안건은  운영위에서 실무적으로 검토한 후에 추진하는 것으로 결정이 위임되었지만, 조합원 총투표가 단순한 선거용 거수 행위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었다.

총투표에서부터 대중투쟁을 중심에 놓고 선거투쟁을 결합시켜야 한다는 이러한 의지는 화섬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의 시의원 출마 방침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조 사수·재건투쟁과 해고자 복직투쟁의 '일환'으로 지방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한 태광, 고합, 효성 화섬 3사 노동자들의 결정은 '대중투쟁의, 대중투쟁에 의한, 대중투쟁을 위한 선거투쟁'이라는 관점에 근거한 것으로 출세주의로 뒤틀리고 오염된 저간의 정치세력화 조류와는 명백히 구분되는 건강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당락을 떠나 대중투쟁의 연장에서 지방선거라는 공간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화섬 3사 노동자들에게서 우리는 '노동자 정치'의 희망을 발견한다. 오로지 투쟁하는 노동자와 그 파견자로서 투쟁하는 노동자 후보만이 96∼97년 '3김을 누른 총파업 정치'의 싹을 틔워 꽃을 피울 수 있게 할 것이라는 여전하지만 새삼스러운 희망을.

 

이 분주함들이 어디로 향할 것인가?

 

3월 13∼14일로 예정되어 있던 지방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조합원 총투표는 실무 준비의 어려움 때문에 다소 늦춰질 것 같다. 그리고 애초 구의원 후보까지 조합원 총투표에서 뽑기로 한 방침도 시·구청장과 시의원 후보들만 조합원 총회에서 선출하고 구의원의 경우 민주노총 울산본부 대의원대회에서 뽑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노동당원이 아닌 후보가 조합원 총투표에서 선출되는 경우에는 민주노동당 총회에서 그 선거구를 빼고 투표하는 것으로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사이에 합의가 됐다고 전해진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시장 후보로는 김창현 민주노동당 울산시지부장과 송철호 변호사, 그리고 이갑용 민주노동당 동구지구당 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송철호 변호사의 경우 현재로서는 확실한 승산이 없는 한 민주노총 예비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공산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이갑용 위원장 또한 아직까지 확실한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기 때문에 실제 시장 후보에 나올지 여부를 지금 판단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몇가지 경우의 수를 상정할 수는 있는데, 현재 거론되고 있는 3자의 경선 구도가 되거나, 송철호 변호사가 민주노총·민주노동당과 무관하게 무소속 후보로 독자 행보를 굳히고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총회에서 김창현 지부장과 이갑용 위원장이 됐든 또 다른 후보가 됐든 양자가 경선하는 구도로 전개되거나 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구도가 됐든 지금까지의 진행과정들을 봤을 때 지난 4.13 총선의 심각한 내부 분열이 극복되는 방향보다 오히려 그 범위를 넓혀 '동일한 역학'이 확대재생산되는 방향으로 치닫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편 사회당 울산시지부는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조합원 총투표가 "민주노동당 강화를 위한 예비선거일 뿐"이며 "민주노동당 내부의 갈등 봉합과 민주노총 비주류 내지 비민주노동당 세력의 출마 명분을 꺾기 위한 정치 행위에 불과하다"면서 조합원 총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3월 23일 영남위원회 대의원대회에서 독자적으로 사회당의 울산시장 후보를 선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울산 평등연대는 "조합원 총투표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고 최근 "노동자 정치세력화 흐름은 계급성 투쟁성이 희석되고 출세주의가 만연하면서 점점 심각한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노동자 후보 내지 노동자 정치인의 자질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 노동자의 힘은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조합원 총투표가 제대로 성사되려면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을 바로 잡은 위에서 노동자·민중운동진영의 지방선거 공동대응기구를 먼저 꾸려야 하며 조합원 총투표가 반드시 연대투쟁을 결의하는 장으로 더불어 조직되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히고 울산지역 노동자·민중운동진영의 시장 후보는 민주노동당만이 아닌 노동자 정치세력과 민주노조운동 전체의 총의를 모아내는 노동자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자유주의 분쇄 울산공투련 결성

 

이와 관련하여 울산 노동자의 힘, 울산 평등연대, 사회당 울산시지부, 울산노동자운동연대는 '울산노동정치협의회'를 꾸리고 2월 20일 울산해고자협의회 교육관에서 "2002년 봄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울산해고자협의회, 현대자동차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현대자동차 배내골 동지회, 현대미포조선 민주노동자회 등과 함께 '신자유주의 분쇄 울산공동투쟁실천연대'(공투련)가 결성되었다. 공투련은 국가기간산업 사유화 저지투쟁과 울산 화섬3사의 해고자 복직 및 민주노조 사수·재건투쟁, 중소영세사업장 지원투쟁, 비정규직 철폐투쟁 등에 적극 결합하고 있으며 참가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공투련 소속 조직들의 한결같은 관점은 대중투쟁의 연장에서 선거투쟁을 결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흐름은 공투련에 울산해고자협의회의 일원으로 참가하고 있는 화섬 해복투의 선거 참여와 함께 울산지역 지방선거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을 형성해가고 있다.

 

 

(박스 글)

노동자의 직접적 정치를 실천하는 힘찬 출발

'신자유주의 분쇄 울산공동투쟁실천연대'

 

대중투쟁을 중심으로 선거를 결합시켜 노동자들의 직접적인 정치를 실천하려는 울산지역 노동자들의 힘찬 출발이 시작됐다.

2001년 6∼7월 울산 총력투쟁에서 연대투쟁실천단으로 함께 활동했던 울산 노동자의 힘, 울산 평등연대, 사회당 울산시지부, 울산노동자운동연대는 총력투쟁을 평가하는 2001년 합동송년회와 지역 공동투쟁, 지방선거 대응방안 등에 대한 2002년 신년토론회를 거쳐 '울산노동정치협의회'를 결성하고, 첫 사업으로 '2002년 봄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를 주제로 2월 20일 울산해고자협의회 교육관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는 철도, 발전, 효성, 태광 등 당면 투쟁의 당사자들이 발제를 맡고 60여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하여 열띤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이 자리에서 사회를 맡았던 조돈희 울산해고자협의회 의장은 작년 연대투쟁실천단의 성과를 이어받고 당면 공동투쟁을 힘차게 전개하기 위해 2001년 총력투쟁에 함께 했던 현장조직들을 포함하는 '신자유주의 분쇄 울산공동투쟁실천연대'(약칭 공투련)를 결성하자고 제안했다. 현대자동차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현대자동차 배내골동지회, 현대미포조선 민주노동자회 등 현장조직이 공투련 참가를 결의했고 조만간 현대중공업 현장조직들을 비롯하여 참가 조직은 확대될 전망이다.

철도, 발전, 가스 노동자들의 2월 총파업이 폭발하고 2월 26일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4시간 연대파업을 감행했다. 이날 태화강 둔치에서는 5천여 명의 지역 조합원들이 모여 연대집회를 가졌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고 발전노조는 산개투쟁 중에 2월 28일 가족대책위를 꾸렸다. 화섬 3사 노동자들의 투쟁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계속되고 있고 삼화페라이트의 폐업 통고, 트리메탈코리아의 노조 말살 책동, 일광, 세동 등의 물량 감소와 휴직 등에 맞서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 또한 투쟁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공투련은 울산지역의 이러한 긴박한 상황에 맞춰 주 1회 지역집회와 격주 1회 유인물 배포, 월 1회 주요 당면 사안에 대한 공청회와 토론회 등의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당면 공동투쟁이 힘차게 전개되면 될수록 지방선거가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유력한 계기로 활용될 가능성은 그만큼 더 커질 것이다.

 

표. 울산지역 노동자 통계

전체 인구(울산광역시청, 2001년 하반기 기준, 구·군별 연령별 인구)

1백5만5천명

총유권자 수(울산광역시청, 2001년 하반기 기준, 구·군별 연령별 인구)

71만8천명

전체 임금 노동자 수(울산광역시청, 1999 4/4 직업별 취업자)

36만1천명

조직 노동자 수(울산광역시청, 2000년)

7만9천명

미조직 노동자 수(울산광역시청, 2000년)

28만2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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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4 10:52 2005/02/1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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