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5/07/15 10:19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1.

간만에 수업시간이 재미있었다. 무쟈게 졸려 허덕이고 있었는데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에 대한 교수의 시각이 재미있었다. 어제 파~리를 하니라 읽어오라는 하버드 보건대학원의 가와치교수의 논문을 요약만 읽었는데 알고보니 우리 교수님은 사회적 자본 개념에 대한 이견이 있던 분이었던 것이다. 글케 냉랭하게 그 이론을 까대는데 참으로 흥미진진했다. 사회역학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이 또 한명의 유명한 사람을 비판하고 그것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것을 이렇게 공개적인 강의에서 실명과 논문을 들어가며 까대고 토론할 수 있는 이동네 분위기가 신기했다.

 

- 사회적 자본은 인간관계를 비롯한 사회적으로 사용 가능한 자원(교육시설, 운동을 할 수 있는 체육관, 환경을 좋게 할 수 있는 공원 등등)이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임

- 이는 결국 돈 문제와 직결됨

- 사회적 네트워크로 표현하는 것이 맞음. 이를 사회적 자본으로 보면 정책적으로 제3의 길에서 제시하는 것이나 다름없음

- 즉 고통당하고 있는 개인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사회적 자본의 확충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임

 

재미있는 것은 사회적 자본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세계 은행등등의 기구에서 무한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강의를 듣는 동안 사회적 합의를 통한 사회적 자본의 확충 (예를 들면 사회 공헌 기금 등등)을 가지고는 건강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3의 길을 가지고 건강의 불평등을 해소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사회경제적 위치나 교육이나 수입이나 등등이 좋아지지 않으면 말이다.

 

또 하나 흥미진진한 자료는 정치에 대한 신뢰, 국가에 대한 신뢰가 높아 세계적으로 안정되고 전반적으로 정치 및 노사 관계가 안정되어 있다는 나라들이 건강수준이 나쁘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런 신뢰도가 증가하면 건강수준은 떨어진다.

 

영어로 들으랴 표 해석하랴 정신이 없어 세밀하게 정리는 못 하겠지만은 (지금 공부를 할 수도 있으나 그러기는 또 심히 귀찮으므로...) 꼼꼼히 정리를 좀 해서 노사관계가 안정되야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는 둥의 이야기에 살짝 흠집이라두 내보고 싶어졌다.   



미국이란 나라는 정말 신기한 나라다. 내가 지금 있는 앤아버는 아주 조그마한 도시이다 (반나절만 걸으면 왠만한 주요 지역을 다 볼 수 있다.). 여기에 미술관이 있길래 날도 덥구 하여 별 기대 없이 방문했다.

 

그런데 이곳에서 아~~주 놀라운 물건을 만났으니... 바로 앤디워홀과 모네, 피사로 등의 진품이었다. 이런 당황스러울 때가... 심지어 입장료도 안 받는 이곳에서 앤디워홀의 마돈나와 케네디 여사를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리고 상시 전시 되어 있는 그 곳에 모네와 피사로의 진품이 떡하니 걸려 있는 것이다. 물론 내 식견이 짧아 다른 진주들을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집 뒷마당에서 이런 그림들을 돈 안내고 볼 수 있는 환경이라니... 갑자기 미국의 힘이 화~~악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참, 그곳에서 미술관에 기부금을 낸 한국인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 도자기전을 하고 있었다. 장독부터 가야시대의 토기까지 없는게 없었다. 무쟈게 비싸보이는 고려 청자, 조선 백자도 즐비한 것이 이걸 어디서 다 가져왔는지... 나쁜 놈들이다. 근데... 옆의 중국, 일본, 영국 등등의 도자기보다 단아하고 깨끗한 맛이 역시 한국 도자기가 이뿌더라.)

 

#3.

 

이 곳에서 두명의 지인을 만났다. 한명은 미시건 보건대학원에서 생식독성을 공부하고 있는 겉모습 나이가 한 참 어려뵈는 89학번 선배와 하버드 보건대학원에서 사회역학(특히 여성관련이신것으로 알고 있는)을 연구하고 계시는 선생님을 만난것이다.

 

두분다 우리의 빠른 적응력에 놀라신듯 하다. 빨빨 거리고 돌아다니는 사이 시내의 주요 지역을 꽤 뚫고 먹을 곳, 입는 곳 까지 다 찾아내서 리스팅 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라니...ㅋㅋ

 

낼은 두분을 불러 부대찌게에 쌀밥...그리고 와인과 맥주로 파리를 할 생각이다.

 

이런 이벤트라도 열지 않음 이곳은... 증말 심심하다. ㅠㅠ

 

* 자연과학대의 실험실 옆에 있는 작업장용 응급 샤워장치이다. 사업장에서도 보기 힘든것을 실험실 복도에서 10m 간격으로 보다니... 정말 신기했다.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상세하게 적혀있는 친절한 안내판까지... 이동네 와서 놀란것 중에 하나는 학교내 공사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나 기계, 전기공들이 모두 안전화와 안전모를 그 더운 날씨에도 꼬박꼬박 쓰고 있다는 것이다. 보호구 안 쓰면 벌금을 내는 제도라도 있는 걸까?


 

* 제이콥 로렌스라는 미국의 흑인화가의 그림이다. 가족, 사회 등등에 대한 시니컬한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아래 그림은 '가족'이라는 제목이었다. 해골로 나타낸 사람들의 얼굴이 무너져 가는 가족을 잘 보여준거 같아 섬찟했다.


 

* 사진을 몰래 찍느라 좀 흔들리긴 했는데 팝아트 작품중 하나다. 자본주의 사회의 소비를 풍자하기 위한 그림이라나? 100달러두 아니구 108달러루 적혀있는데 108 번뇌도 아니구 왜 하필이면 108인지 무쟈게 궁금했다.


 

* 학교의 무슨 자그마한 광장에 있는 조형물이다. 신기한 것은 모서리를 힘줘서 밀면 돌아간다는 것이다. 카지노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주사위가 생각났다. ㅠㅠ


 

* 정말 안타깝게도 앤디워홀의 그림들은 찍을 수가 없었다. 머릿의 신경세포 속에 그냥 간직해 놔야 하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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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5 10:19 2005/07/1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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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abbit 2005/07/15 1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잉, 파~리를... 파진 드레스 입고 가야 되는 건가?

  2. 해미 2005/07/15 1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rabbit/ 앗! 새~앰. 새~앰이 정녕 rabbit이시란 말입니까? 암튼 낼 저녁에 모시도록 합지요. 주말의 나이라가라를 위해 차를 렌트할 예정이니 점심즈음에 기필코 핸폰으로 연락드리겠슴다. 저녁때쯤 저희가 픽업하러 갈 계획임다. 대략 7시에 식사를 시작할 예정입니다요. ㅎㅎ

  3. hongsili 2005/07/15 1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이치로를 비롯하여 하버드 일군 (퍼트남 등)이 사용하는 사회적 자본이라는 용어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구만요. 부르디외가 정의한 사회적 자본 (사회 네트워크에 가깝겠지) 이 더 한국사회를 잘 설명할 수 있는게 아닌가... 근데, 이놈의 미국사회가 하도 공공이 취약하다보니 가끔씩은 왜 이 사람들이 자꾸 사회적 자본을 들먹이나 이해가 갈 때도 있다니까 ㅡ.ㅡ

  4. 해미 2005/07/16 05: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홍실이/ 저두 샘과 같은 생각을...단지 '자본'이라는 단어에 반감이 생긴건 아닌가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그렇지는 않은것 같아요. 그런 용어를 씀으로 인해서 본질이 더 가려진다는 생각이 자꾸만...오늘이 사회역학 마지막 수업이었는데...결국 린치는 고전적인 생활습관요인을 교정하는게 결국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리더군요. 그 동안 헤깔리던 그의 정치적 성향을 확실하게 알아버렸어요. 그의 논문이 사독중이라던데... 반대하는 논문 써야 하는거 아닌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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