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5/07/26 05:03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1.

이번에 같이 연수를 온 친구중의 한 녀석은 자취를 한다. 고등학교 1학년때 마산에서 서울로 올라왔다는 친구는 나와 같은 -서울에서 공부를 젤루 못하기로 유명한- 서울 2학군 출신의 고등학교를 나왔고, 이름이 비슷해 대학때 앞뒷번호였고, 새터때 같은 조였다는 이유 등등으로 인하여 이상한(?)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 친구는 전학온 첫날 친구들이 자기의 사투리에 웃는다고 일주일 만에 사투리를 고친 녀석이고, 예과 2학년때는 학교에선 거의 못 보고 집회판에서 보던 녀석이고 (한번은 4명이 한 조인 유기화학 실험이 있는 날 둘다 노수석 열사 추모 집회를 가느라 실험을 제끼는 바람에 같은 조원이었던 두 교수님의 두 아드님께 욕을 열나 얻어 먹은 적도 있다.) 본과 1학년때는 울학교 여성위원회 활동을 한다구 휴학을 했다. 그 친구와의 인연은 어쩌면 거기까지였을 것이다. 근데 이 친구가 울 학교에서 예방의학 전공의를 시작하면서 우린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이 친구의 특장기중에 하나는 요리이다. 자취를 제법 오래해온 데다가 먹는 것을 좋아하는 녀석은 요리에도 취미가 있는지라 다양한 요리와 주방기기들을 좋아한다. 한번은 '동파육'이라는 잘 모르는 중국음식을 해 볼터이니 먹으러 오라고도 했던 녀석이다.

 

그 친구의 진가가 이번 연수를 통해 백분 발휘되었으니...미국에서 8년여를 살아온 유학생을 불러다가 한 부대찌게 파리~~가 바로 그 진수이닷! ㅋㅋ

유학생과 포닥이 즐거워하며 음식을 먹는 모습이라니... 미국오고 10일정도밖에 되지 않은 시기에 사람들 불러다 와인도 마시고 밥도 해먹이는 우리의 모습에 스스로 놀랐다. 마치 미국땅에 몇년은 산 사람처럼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하다니...

 

그 친구의 요리사로서의 재능에 난 다시 한번 놀랐다. 멋진 놈! ㅋㅋ

 

#2.

 

sublet에 TV가 없고 열심히 공부만(!, ㅡㅡ;:) 하는지라 날씨를 전혀 몰랐던 우리는 스톰이 오는지도 모르고 나이아가라로 향했다. 것두 전날의 파티의 피곤함을 그대로 가지고 오직 '나이아가라'를 보러 간다는 의지로 말이다.

 

출발하며 길을 잘못드는 통에 디트로이트로 접어 들었다. 앤아버에서는 그렇게 보기 힘들던 흑인들이 토욜 오전 이른 시간부터 많다. 무너져 가는 아파트에 온갖 이상한 상점들까지... 저절로 자동차 문을 잠갔는지 확인하게 되었다. 미국내 총기 사망 1위라는 디트로이트의 할럼은 정말 무시무시 했다.

 

소위 운동을 한다는 내가 '흑인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두려움을 느끼는건 아닌지... 이런 두려움이 정치적으로 올바른건지 하는 고민이 들었다. 하지만 정말 놀라웠던 것은 미국내 15%에 불과하다는 소수자 흑인들이 몰려산다는 지역과 소위 백인 중심의 지역의 극명한 차이였다.

 

딱 보기에도 불결해보이는 환경과 제대로 된 것을 팔지 의심스러운 상점들, 허름해 보이는 옷가게들... 기본적인 사회생활자체의 기반이 달라도 너무 심하게 다르다. 대형 마트의 종류도, 패스트푸드점의 입점도, 주류판매상도, 녹지의 분포도 어떤 인종이 사느냐에 따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러니... 미국 학자들이 사회적 자본을 강조하는 이유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도저히 공정인 인프라가 전혀 없는 이곳에서 그나마 차별이라도 좀 줄여줄수 있는 공적 토대에 대한 고민이라도 한다는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은 정말 심하게 이상한 나라다.

 

 

 



#1. 캐나다 쪽의 말발굽모양 폭포다. 높이도 깊이두 크긴 크더라.


 

#2. 미국쪽의 나이아가라폭포이다. 밤에는 조명발땜시 더 이뻐 보인다.


 

#3. 캐나다쪽 폭포의 전경. 배를 타고 그 밑에 못 들어가본게 좀 아쉽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7/26 05:03 2005/07/26 05:03
TAG :

트랙백 주소 : http://blog.jinbo.net/ptdoctor/trackback/112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hongsili 2005/07/26 06: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불로그질 할 시간 있음 거실 청소나 좀 하셔. (진공청소기 방에 있음) 목욕탕 바닥 머리카락들도 좀 치우고.... 무슨 중요한 업무를 보는 줄 알았더니만 불질이라니... ㅡ.ㅡ

  2. 미류 2005/07/26 1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에서 한 달 사는 동안에도 파뤼~하는데 어째 한국에 몇 년 산 나는 그 맛난 음식들을 못 먹어본다냐 ㅡ.ㅡ ㅋ

  3. 해미 2005/07/26 21: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류/ 날총과 같이 온 덕분이지. 난 지금까지 냄비에 밥하는 법만 알려주고 빨래만 했다우. ㅋㅋ

About

by 해미

Notice

Counter

· Total
: 426416
· Today
: 36
· Yesterday
: 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