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5/11/18 09:10
Filed Under 내 멋대로 살기

#1.

 

정말 오래간만에 연구소의 일부 동지들과 소주잔을 기울였다.

 

올해 연구소에서 선전위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소주한잔 같이 하자던 녀석과, 그리고 어제 텅빈 사무실에서 미칠 지경이었다는 언니와 함께였다.

 

최근 각자의 고민도 이야기하고, 지역순회투쟁 이야기도 하고, 앞으로의 활동전망도 이야기하고... 그렇게 쌀쌀한 겨울밤은 깊어갔다.

 

초겨울만 되면 가슴 한구석이 횡하다는 녀석과는 얼마만에 이렇게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 동안 우리의 '관계'가 참으로 냉랭하다 싶었다. 아니 어쩌면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2.

 

언니와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한번 역지사지를 새겼다.

 

너무 기쁘고 좋은 마음에서 한 이야기가 또는 들어보고 싶은 진심을 묻는다는 것이 어떤 경우에는 그런 이야기가 된다는 것 자체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폭력'일 수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면서... 그리고 그런것 때문에 힘들어하고 괴로워 했으면서...

 

내가 똑같은 '폭력'을 행사했음을 깨달았다. 에공... 올해는 좀 덜하나 싶던 '오버질'을 하고야만게다. ㅠㅠ

 

정말 너무너무 미안해서 우찌해얄지를 모르겠다. 언니는 담아두지 말라고 얘기했지만... 이미 마음에 담겨버렸다.

 

올 한해 나름 평정심을 찾고 쉽게 들뜨지도 또는 쉽게 가라앉지도 않기 위해 노력했고, 성과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자중이 필요하다.

 

#3.

 

어제 마신 소주와 마구 피워댄 담배덕에 감기가 좀 심해졌다.

 

학생때 식물세포를 관찰하기 위해 벗겨낸 양파껍질처럼 입천장이 한꺼풀 홀라당 벗겨졌다. 혓바늘도 돋은거 같구 목 상태도 썩 좋지가 않다. 본의 아니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벌이라 생각한다.

 

#4.

 

아~ 아펙투쟁하러 부산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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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8 09:10 2005/11/1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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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ewtimes 2005/11/18 1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혓바늘과 감기는 쉬는게 약인데..투쟁이라~~ㅎㅎ

  2. kong 2005/11/18 1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질병을 '벌'이라 여기다니 왠 전근대적 사고란 말이오. 입안에 꿀을 바르면 좀 낫다고 하는데.. 오라메디가 더 나을려나?

  3. 이재유 2005/11/18 15: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사 선생님께서 자신의 몸을 잘 돌봐야지요.*^^*... 자신의 몸을 잘 건사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몸을 잘 건사하라고 한다면... ㅎㅎㅎ... 어쨌거나 감기 빨리 낫길 바라고요.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4. 해미 2005/11/19 08: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newtimes/ 여러가지 복잡한 일들 땜시 쉬지도 못하고, 투쟁도 못하고 감기만 더욱 심해지구 있네요. 셤 보기전에 조촐히 소주한잔 해얄 텐데...
    콩/ 입안은 그럭저럭 나았어요. 어제 오늘 하루종일 정신이 없네요. 야총이 시험을 못 볼 수도 있을거 같아서... 오늘중으로 결정날거에요. 못 보는 걸루 결정남 술이라두 먹어야 하지 않을까?
    이재유/ 넵!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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