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장하게 글이 안 써진다.
최근 한 달안에 쓴 글...
'죽음의 책임을 묻자'
'의사들이 사는(?) 길'
'산별시대 불안정 노동자의 건강권 쟁취를 위하여'
'노동강도 강화와 사회심리적 건강'
지금 쓰고 있는, 또는 이번주 내로 써야 하는 글은,
먼저 특수고용직의 사회보장과 관련된 글은 논리를 풀어내는게 어렵게 느껴지는 데다가 할 수 있는 말이 너무 뻔해서 3일째 붙들고 있는데 완성이 안 되고,
이번 특수건강검진 사태의 비정규직에 대한 영향은 쉽게 쓸 수도 있을거 같은데 역시 대안을 만들기 힘들어 머뭇거리고 있고,
일중독에 관한 서평은 책을 아직 절반밖에 못 읽어서 못 쓰고 있다.
이렇게 글의 목록을 놓고 보니 내 전공인 뭔지도 의심스러워진다. 더군다나 불안정 노동과 관련된 글을 많이 썼는데 정갑득 위원장의 이젠텍 집회 발언에 정말 눈물이 날 지경이 되어 버린다.
환장하게 글이 안 써지는 사방이 답답한 봄의 한 구석, 간만에 디카에 담겨 있던 사진들을 꺼냈다.
아주 가끔 들고 다니는 똑딱이 디카에는 우리집 한켠에 찾아왔던 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오늘 갔던 제철소의 녹을 정도로 뜨거운 기운도 담겨있다. 이렇게 햇살이 따뜻한 봄날에 타버릴것 같은 열기 속에서 눈이 따가울 정도로 날리는 철가루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는데... 정갑득 위원장은 그 노동자들이 낸 조합비를 운운하며 노동자들의 외침과 절규를 무시하고 있다.
글도 안 써지고, 상황도 지랄 맞은 환장할 것 같은 봄이다.
초점이 살짝 어긋난 봄 꽃 사진들이 슬퍼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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