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7/10/07 13:45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올 여름 방학 시즌을 관통(?)한 대규모 전시회중의 하나였던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전을 다녀왔다.

 

유럽의 3대 미술관 중에 하나라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의 5,000여 점의 회화 작품 소장품 중에 합스부르크 왕가의 컬렉션을 중심으로 64편의 작품이 소개되었다.

 

인상파 일색인 우리나라의 대형 전시회들 틈바구니에서 바로크 미술을 둘러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획이었다. 초기 15세기의 작품부터 시작되는 컬렉션은 18세기 초반까지 이어지며 미술사의 한 흐름을 표현하고 있었다.

 

물론 흔히 알고 있는 인기 작가의 그림은 많지 않았지만 램브란트, 베르톨루치, 루벤스, 얀 브뤼겔, 티치아노와 틴토레토까지 다양한 화가들의 그림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좋은 전시회였다.

 

조금 아쉬운 것은 전시 장소였다. 덕수궁 미술관은 외부 환경은 아주 훌륭하지만 내부는 전시회를 하기에 조금 아쉬운 면이 있었다. 조명에도 조금 문제가 있는 듯 했고, 그림을 보기 위한 적당한 거리를 확보하지 못한 면도 있었다. 아마도 오래된 건물의 한계가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몇년만인지도 모를 정도로 오래간만에 찾은 비오는 덕수궁은 매력적이었다. 시간이 충분했다면 간만에 그 흙길을 걸어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다.

 

그림을 보면서 작년 이탈리아 여행이 많이 생각났다. 한국에서는 이런 대형 전시회에서 한점 보기도 힘든 그 많은 화가들의 그림을 동네 어귀에 있는 성당에서 볼 수 있는그 나라의 풍부함이 생각났다. 베네치아와 피렌체 곳곳에 숨어있던,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그림들이 얼마나 부러웠던지...

 

이탈리아 다녀오고 나서 갔었던 미술관들을 하나씩 정리해보고자 했던 나의 계획은 언제나 실행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이탈리아 여행의 감동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느낌이 좋은 전시회였다.

 

컬렉션의 구성이 다양하고 맘에 들고 화려한 듯 하면서도 허무한 바로크의 느낌을 풍부하게 전달할 수 있는 좋은 전시회였다.

 

#1. 얀 브뤼겔, 작은 꽃다발


 

한 꽃병에 절대로 같이 꽂힐 수 없는 꽃들을 한꺼번에 그린 정물이다. 시간을 압축해서 보여주면서 바닥에 떨어지고 시들어 가는 꽃잎으로 그 무상함의 느낌을 전달한... 화려한 허무감의 느낌이 좋았다.

 

#2. 드 헤임, 아침식사 정물

 


 

깨어질 것 같은 섬세함이 눈에 띄는 정물이다. 살짝 벗어난 구도도 맘에 들고...

 

#3. 벨라스케스, 흰 옷의 어린 왕녀 마르가리타 테레사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대표작으로 선보인 합스부르크 왕가의 번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다. 처음에 볼 때는 좋은 지 몰랐는데 가까이서 곰곰히 들여다 보면서 옷의 주름과 광택을 내기 위한 붓질이 눈에 들어왔다.

 

무심한 듯 한 붓질이 몇 발짝 뒤에서 질감과 빛으로 살아나는 것이 그림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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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7 13:45 2007/10/0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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