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7/10/14 17:00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여기저기 오가다가 시간이 비어서 또는 우연찮게 보게 된 영화 두 편. 마이파더와 즐거운 인생.

 

#1. 마이 파더

 

 

감독이 같이 일하는 간호사 샘의 시동생인지라, 제작 당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들은 영화였다.

 

우리 병원 간호사 샘을 생각해서 '개봉하면 꼭 봐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던 중 시간은 어영부영 가고 있었는데 우연찮게 오가는 길에 시간이 딱 맞아서 보게 되었다.

 

혈연과 피는 못 속인다 류의 내용을 싫어해서 그닥 기대를 하지 않고 봤는데, 영화는 참 따뜻했다.

 

섬세한 감정과 상황을 성실하고 착실하게 따라가는 감독의 카메라가 좋았다. 극적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담담하게 그려내며 눈물샘을 억지로 짜내지도 않는 분위기가 좋았다.

 

다니엘 헤니는 이제서야 자신에게 맞는 배역을 찾아낸 듯 했고, 김영철은 눈빛만으로 참으로 많은 것을 이야기를 할 줄 아는 배우였다.

 

실화를 어떻게 하면 괜찮은 대중영화로 만들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본보기 같은 영화였다.

 

#2. 즐거운 인생

 

 

이준익 감독 특유의 익살과 즐거움이 살아있는 남성 판타지였다. (여성없는 남성들의 판타지라는 이준익 감독 특유의 코드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따로 하지 않겠다. 이준익 영화를 본다는 것은 그것을 일정정도 각오한다는 것이니까...) 영화의 시작부터 그 마지막 신이 뻔하게 예상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사건들을 표현하는 디테일과 대사발이 죽이는 영화이다.

 

매우 즐겁고 흥겨워서 보는 동안 웃음이 입가에 맴돌고, 홍대 클럽에서 놀던 20대 초반이 생각나는 그런 영화이다. 물론 이런 흥겨움의 5할은 영화에 사용된 발군의 음악 때문이리라.

 

특히, 드럼을 연주하는 역할을 맡은 김상호는 40대 남성 가정의 대표주자로서 손색없는 연기를 보였고 정말 위트와 해학이 넘쳐나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음악이 영화에서 어떻게 주요한 줄거리로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예를 보여주는 영화이자 음악과 캐릭터가 얼마나 뻔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좋은 예를 보여주는 영화였다.

 

그나저나 황진이에서 가냘픈 은호 도령을 연기하던 장근석의 시시때때로 터져주는 클로즈업은 정말 아름답더라. 아~ 30대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귀여운 마스크와 바람직한 기럭지라니... 섹시하다기 보다는 흐뭇한 그의 눈웃음과 뽀얀 피부가 눈앞에서 아른 거리는 구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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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4 17:00 2007/10/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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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즐거운 인생] 386과 88만원 세대의 '만남'을 위하여.

    Tracked from / 2007/10/16 09:53  삭제

    1.'만남'이란, 들뢰즈도 그랬고, 틱낫한 스님도 그랬지만 "나도 변하고, 너도 변해야" 만남이다. “이 세대가 아이들을 낳게 되었을 때 우리나라에서는 원정출산이 나타났고, 그 아이들이 자랐을 때는 조기유학 붐이 일어났다."던 386 세대와 “후진국에서 태어나 개발도상국의 젊은이로 자라나 선진국에서 대학을 다녔는데 직업이 없는" 88만원 세대는 만날 수 있을까? 만나서 서로가 서로를 변화시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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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비 2007/10/14 2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즐거운 인생'은 발랄하고 경쾌하고 신명이 있는 영화이긴 했는데 나에겐 '화려한 휴가'에서는 흘릴 수 없었던 눈물을 자아내더라구요. 내가 40대라서 그럴까요?^.~

  2. 해미 2007/10/14 2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비/ 밴드를 구성하고 멤버들의 인생사라는게 참 그나이 또래 잘 못나가는 남성의 대표주자 같아서 마음이 좀 아프긴 하죠. 우리 시대 40대 남성들의 고용불안과 가족에서의 소외 등등을 극대화한 영화이니 안타깝기도 하지요. 그걸 또 음악이라는 판타지로 풀어내기도 했구요. 아무래도 감비가 저보다는 공감을 많이 하실 수 있는 소재인듯.. 나이로 보나 뭐로 보나. ^^

  3. 염둥이 2007/10/15 0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오 근석이 저 훈놈...조쿠나~
    이번 주 지나고 담주에 함 봅시다. 연락하센~

  4. 홍실이 2007/10/15 1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근석 목덜미에 새긴 문신이 진짜 인상적이었음 ㅎㅎ

  5. 해미 2007/10/15 1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염둥이/ 좋죠? ㅋㅋ
    홍실이/ 그 알흠다운 목덜미라니.. ^^

  6. 배여자 2007/10/15 16: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20대인데도..장근석을 보고 심장이 두근 거렸는데...^^;;

  7. 해미 2007/10/16 0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여자/ 아하.. 다행입니다. 30대만의 증상이 아닌거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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