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10/31 14:52
Filed Under 내 멋대로 살기

#1.

 

자기 자리에 걸맞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찾는것은 어렵다. 직장 상사는 대범하질 못해서 소소한 것까지 챙기고 든다. 그러다 보면 나는 하루에 같은 말을 2-3번씩 반복해야 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해외연수 갔다오구도 인사도 제대로 안했다고, 행사 끝나고 연락도 없이 갔다고, 진행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그때그때 보고 안한다고 구박 먹었다.

 

나는 내 자리에 맞는 일을 하고 싶은데 자꾸 태클을 걸고 본인이 일일이 점검을 하신다. 2015년까지의 큰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내용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 하고 내용에 대해서는 아이디어도 주지 않으면서 윗사람 대우를 해달라는 건 부당하다. 지금은 일단 그러마했지만 소통을 정형화/표준화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소장의 비서나 행동대장이 아니란 말이다!

 

#2.

 

월요일 센터 직원 전체 회의에 대한 예기불안이 생겼다. 아침부터 괜히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우리 센터의 직원들이 비정규직이 많다. 오늘 아침 회의를 하면서 소장이란 사람이 '조직적이지 않다. 개인이 사는게 아니니 조직에 맞게 처신하라'며 잔소리를 했다. 뭐.. 나한테도 너무 개인적이라고 타박하시던 터이니 그러려니 했다. 근데 '이런 식으로 하면 누가 재임용 하고 싶겠냐!'며 한마디 더하는 통에 울컥했다.

 

소장이란 사람이 조직에 복무하라고 하는 이야기는 자기를 거치지 않고 자율적으로 일을 진행시키지는 말란 말이라 흔히들 이야기하는 조직적 결정과 행동과는 차이가 있다. 소장이 생각하는 조직적 행동은 소장 중심적 행동과 소장 입맛에 맞는 행동일 뿐이다. 우리끼리는 문제 없는데 자기만 걸리면 자신의 방식이 문제가 있는건 아닌가 고민해야 하는게 아닐까?

 

울컥했지만 나 역시 계약직이라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다. 맘 상했을 직원들 다독 거리고 쉽게 일을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해주는 것이 중간관리자인 나의 역할이려니... 생각하고 타협했다. '밥벌이의 비루함'이란 단어가 콱 꽂히는 날이다.

 

#3.

 

날씨가 선선해졌는데 하이텍 동지들은 콜텍동지들과 송전탑에 올라가고 기륭 농성장은 침탈을 당했다. 월요일날 소장의 재임용 발언때문에 우울하고 짜증나던 속에 술을 들이 붓고 상관도 없는 사람들한테 술먹고 오버질을 했는데 마감을 넘긴 일들이 쌓여 있는 다급한 오늘도 술생각이 난다. 에고...

 

#4.

 

지금 시간 월요일 새벽 3시 43분. 지난 주말에도 1박 2일간 보고서 쓰느라 밤을 새다시피 해서 힘들었는데 주중에는 이틀이나 술을 떡이 되도록 먹고, 또 밤을 새고 말았다. 월요일 새벽이니 몇 시간 지나면 출근을 해야 되고 또 몇 시간 지나면 스트레스 만땅이 병원 회의가 시작될 거라서 고민이다. 이대로 잠깐이라도 자는게 나을까? 아니면 그냥 밤 새고 출근할까? 그냥 자게 되면 새벽 테니스는 오늘도 건너 뛰는 것인데 말이다. ㅠㅠ

 

에고.. 늙었으니, 게다가 월요일은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 날인데다가 오늘은 더 엄청난 날이니 일단 자자. 코치님한테는 미안하다는 문자하나 날려야겠다.

 

#5.

 

대중의 바다에 풍덩 몸을 던져보자는 것이 기본 취지인데 알고보니 바다가 아니라 접시물이라서 우리의 코를 바닥에 찧게 되거나 우리의 몸집이 너무 작아 물결도 못 일으킬 지경이면 어쩌나 걱정이다.
 
하지만 바다인지 접시물인지, 우리가 큰지 작은지는 또는 커질 싹수가 있는지는 뛰어들어봐야 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본다.
 
#6.
 
결혼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친구. 8월말에 100일 되었다고 여자친구 얼굴을 뵈주더니만 결국 올해안에 장가를 간다. 그 친구가 원했던건 나라는 사람이 아니라 결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던 내 생각과 느낌이 확인 되는 듯한 기분 나쁨.
 
#7.
 
어제는 학부생들 강의를 하는 중에 '덜컹'하고 땅이 울렸다. 지진이었다. 삼호 사업할 때의 지진과 서울에서 경험했던 지진, 그리고 어제의 지진까지. 한국에서 흔치 않다는 지진을 3번이나 경험했다. ㅠㅠ
 
오늘은 지구과학적 지진말고 심리적 지진이 덜컹 왔다. 엄마가 왼쪽 윗 어금니 세개와 아래 어금니 두개를 뽑고 임플란트를 하기로 한 것이다. 그 동안 가끔씩 아프다고 하시긴 했는데 내색안하고 꾹 참으셨나보다. 어제 아침을 먹는데 이가 부러져서 치과에 갔더니 잇몸뼈가 거의 남지 않았다고 해서 위의 3개를 뽑고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는데 오늘 추가 치료를 받으러 가서는 아랫니도 상태가 안 좋다 하여 총 5개의 이를 새로 심게 되었다. 돈이 너무 많이 들어 면목없다는 엄마다. 가뜩이나 빚이 늘어 마음에 부담이 큰데 엄마 치료비까지 내려니 나도 눈물이 날 지경이긴 해서 그러게 조금 아플때 병원 갔으면 이리 큰 일은 없지 않느냐고 넌지시 얘기해보긴 하지만 엄마가 너무 미안해 하시니 더 할 말이 없다.
 
엄마의 이가 부러진 어제는 엄마의 68번째 생일이었다. 에휴.... 꿀꿀하다.
 
#8.
 
갑자기 클래식공연, 연극, 영화, 콘서트가 마구마구 땡긴다. 뭐 그 동안 너무 못(?) 놀아서이기도 하지만 왠지 가을 바람만 불면 그랬던것 같기도 하다. 시월의 마지막 날. 부지런히 할 일들을 정리하고 보고 싶은 공연, 전시, 영화 챙겨봐야겠다. 돈이 좀 더 들겠지만 기왕 마이너스가 더 늘어나게 생긴거 공연 좀 본다고 큰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니 그냥 질러야겠다. 이 와중에 사고 싶었지만 꾹 참았던 미니오븐도 하나 사서 포테토 스킨과 치즈 오븐 스파게티를 해서 와인이나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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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31 14:52 2008/10/3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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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르케스 2009/09/06 01: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안하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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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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