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12/02 14:57
Filed Under 내 멋대로 살기

사는게 뭐가 그리 바쁜지...

11월이 지났는데 11월에는 매일 매일의 단상조차 남겨 놓지 않았다.

시간이 훠이~ 훠이~ 가버리고 있는데 나만 몰랐다가 사무실에서 키보드 치는 손끝이 살짝 시려지길래 정신을 차려보니 12월이다.

 

목요일 오전에 볼 수 있게 하겠다 호언장담한 보고서를 아직도 끙끙대면 붙들고 있는데 진도도 안 나가고 집중도 안되고,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자니 눈만 엄청 아프다.

 

혼자 사는 생활에 적응하는 것도 좋아지고, 가사일에 대한 재미도 여전하다. 지역에서는 어느덧 '마담'이란 호칭을 얻었다. 술먹다가 얻어걸린 호칭인데 난 왠지 맘에 든다. 물론 '마담'이라는 호칭에는 약간의 외로움이 배경에 깔려있는것 같긴 하지만. 흠흠...

 

뭐 어쨌든 이젠 요리도 다양해져 심지어 이번 주말에는 토요일 오전에 마트에 가서 이런저런 재료들을 사다가 일요일까지 다양한 음식들을 먹었다. 홍실이가 추천해줬던 요리책에 나오는 것들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변화를 주면서 내 나름대로 하는 요리말이다. 메뉴는...

 

- 멕시코식 또띠아 : 사워크림 사느라 고생 좀 했다. 작게 파는게 없어서 약 1kg 되는걸 샀는데 저걸 언제 다 먹나 싶다. 감자라도 매일 구워야 할라나? 뭐 좌우간 호주산 치마살 100g과 닭가슴살 약간, 피망과 양파를 오븐에 굽고 프라이팬에 복아서 살사 소스와 사워크림에 싸서 먹으니 아주 맛있었다. 요리를 하던 당시 너무 배가 고파서 꼭 필요한 재료들만 굽고 볶았는데 다음에는 토마토나 팽이버섯 같은 것도 같이 볶아서 싸 먹으면 맛있겠다 싶더라. 글고 다음에는 갈은 고기를 사용하거나 한국식 불고기를 넣어서 먹으면 더 맛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

 

- 냉면 : 물론, 허당 승기 선생이 선전하시는 비빔 냉면으로다 구입하여 오이 채 썰어 넣고 삶은 댤갈 넣어 삭삭 비벼 먹었다. 배 한쪽 얇게 저며 넣으면 더 좋았을 법 하나 캐나다 록키 산맥 구경가서 게스트하우스에서 먹었던 것만큼 맛 좋더라.

 

-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 스파게티 삶고, 베이컨이랑 양파, 냉동 해물 칵테일을 같이 볶아서 생크림 사자니 너무 많아 버리겠다 싶어서 걍 까르보나라 소스를 샀다. 잘 볶아서 면 넣고 소스 넣고 살짝 더 볶은 다음에 파슬리 가루랑 치즈가루 뿌려서 맛있게 냠냠 했다. 버터에다가 해물, 베이컨, 양파 볶는 와중에 잠깐 한눈 파는 사이에 양파가 살짝 타서 색갈이 투명한 흰색은 아니었지만 맛있었다. ㅎㅎ 다음에는 피클이나 고추절임 같은 것을 사다놓고 베이컨을 더 넣어야겠다 생각했다.

 

- 부대찌게 : 문득 햄이 들어간 찌게가 먹고 싶어 이리궁리 저리궁리하다가 스팸하나 따서 찌게를 끓였다. 요리책에 레시피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대충 끓여보자 싶어서 진짜 대충 끓였더니만 처음에는 맛이 이상했다. 된장을 살짝 넣는다는게 너무 많이 넣은 것 같았다. 된장 맛은 마늘을 좀더 넣음으로 인해서 해결이 되었고 고추장의 맛은 고추가루를 같이 넣으니 더 좋아지던데... 맞는건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난 맛있게 얌냠 잘 먹었고 아직도 1인분은 남아 있다. 언제 먹게 될런지.

 

이거 말고 그 동안 기억에 남는 요리들은 오징어 찌게, 유부김치국, 돼지고기 김치찌게, 된장찌게, 미역국, 감자 볶음, 햄-야채 볶음, 치즈오븐스파게티, 깐소 두부, 고구마 샐러드, 가든 샐러드... 뭐 이런것.

 

이런걸 해먹다 보니 집안에 어느덧 중국, 이태리, 멕시코, 한국 요리등의 양념과 소스가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좋은 현상인가? ㅋ

 

뭐 좌우당간 겨울이라 느끼니 집 한구석에 쌓여있는 선배가 주말농장에서 재배한 고구마를 오븐에 구워서 버터 발라 큐빅 모양 파티 치즈와 함께 와인도 마시고 사다놓은 80도짜리 바카디도 가든 샐러드나 연어 까나페 같은 거랑 먹으면 맛있겠다 싶다. 그리고 중탕으로 데워먹는 정종잔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다.

 

글구 겨울이니까.... 산에 가야쥐~

 

집에서 맛난거 해 먹고, 산에 놀러 다니구....

 

에고... 그전에 보고서 쓰고 각종 교육 준비와 발표 자료 같은거부터 끝내야지.

 

문득, 2008년의 마지막 달은 왠지 하고 싶은것과 해야할 것들 속에서 머리와 몸이 또는 이성과 감성이 따로 달리는 한달이 될지도 모른다 싶다.

 

그렇게, 문득,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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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2 14:57 2008/12/0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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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빨간뚱띵이 2008/12/02 15: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겨울을 맞이하여 결국 깨끗한 깜장롤라이35se 한 녀석이 제게 다가왔다는 기쁜 소식이 있네요. ㅎㅎㅎ 물론 노출계가 살짝 이상하긴 하지만 조만간 테스트샷 올리도록 하지요~ ^^

  2. 에셔 2008/12/02 16: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전 생활에 잘적응하고 있구만. ㅋㅋ '또띠야(tortilla)'는 멕시코 대표선수급 대중 음식이므로 굳이 '멕시코식'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필요가 없을 듯. '한국식' 김치라고 하면 이상하자나~ ㅎㅎ

  3. 해미 2008/12/03 1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빨간뚱띵이/ 감축드림다요. 테스트샷 목빼고 기둘려요~
    에셔/ 그렇기야 하죠? ㅋ

  4. 나름 2008/12/12 16: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당승기가 선전하는 냉면에서 올여름에 애벌레 나왔다는 보고

  5. 해미 2008/12/14 16: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름/ 뭐 어디에서 뭐가 나온다고 해도 안 놀랄만한 식품공장들을 많이 봐서 별로 충격이 안 되네요. 뭐 먹고 탈도 안 났고 맛 있었으니 괜찮다는...ㅋㅋ (이런 제가 문제인걸 저도 아는디... 잘 안되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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