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5/03/20 13:20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아직 3월이 제법 남았지만 본 영화가 꽤 된다. 새로 시작되는 프로젝트로 잡일이 많고, 개강인지라 이런 저런 수업을 하기도 하고 받기도 하고, 총회 이후 사업기획에 대한 고민이 많지만 직장이 업무정지를 먹는 바람에 소규모 사업장 나갈 일이 줄어 든데다가 몸으로 뛰는 일이 본의아니게 줄어드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겼던거 같다.

 

물론 이렇게 저렇게 중요한 일들이 있기도 하고, 공사가 다망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이번 한주는 공식회의 일정이 내일을 포함하여 일주일에 세번밖에(?) 없었고, 그나마 하나는 병원일 땜시 본의아니게 째게되는 바람에 나름대로 널널했다.

 

당장 담주만 해도 월~토요일 사이, 회의가 3개, 지방교육 2회에 교실행사까지 겹쳐서 시간이 되는 저녁이 없을것 같은 암울함이 느껴진다. 암튼...그간의 영화행각을 역시 중간 정리 하는 의미로 끄적여 본다. 

 

(몇자 끄적이다가 느낀건데, 요새 내가 영화를 매우 여성주의적으로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명예 남성과 다름없는 인생을 살아왔고 그런것에 대한 고민 없이 살아온 나인데 왜 그런게 눈에 밟힐까? 생각해봐야겠다.)

 

 



소위 '총각파티'를 겸한 남자들의 우정(?)여행을 그린 와인 로드무비이다. 친구라는 남자 둘이 우찌나 성격이 다른지...ㅋㅋ

 

심지어 사랑을 바라보는 시각도 차이가 많이 난다. 진지한 사랑 vs 일회적인 사랑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둘다 근본 소심남인것은 공통점이었다. ㅎㅎ 남성들의 로드무비에 담겨있는 시각이 유쾌하지는 않았다.

 

특히 왜 여성은 사랑한다는 말과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말에 그 동안의 삶의 전환을 꾀하게 되는 것으로 그려질까? 그런 모습으로 그려지는 여성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렇게 바람피고도 결혼할 여자한테 비굴하고도 뻔뻔하게 돌아가는 남성의 이기심이 목에 걸린 가시같은 영화였다.

 

그러나 와인이라는 문화적, 조금은 비지틱한 코드를 로드무비의 형태로 풀어내며 남녀간에는 취향의 공유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확인하게 되었다.

 

지나치게 진지하거나 또는 지나치게 가벼운 (이기적인) 사랑에 대한 가벼운 소품같은 영화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경쾌하고 재미있었다.

 

슈발블랑... 피노 사도네이...

 

먹구 싶었다. 와인이... 

 

 

#2. 레이 (3월 5일, 강변 CGV)

 

작년 인어공주 이후였나? 오래간만에 음악이 인상적인 영화였다. 다양한 형태의 재즈가 넘쳐나는 영화는 귀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영화다.

 

물론, 눈이 안보이는 장애인이 사회에 적응하는 방식이 경계, 의심, 자기중심성일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생존방식을 터득해 가는 과정이 마음이 아프면서도 그 시각에 의혹을 지울 수가 없었다.

 

흑인이고 장애인이라는 마이너리티를 가지 레이...

 

그는 마이너리티임에도 불구하고 남성이기에 여성에 대한 가부장성이 상대적으로 커보였다. 여성을 착취하면서 안정된 가족에 집착하는 모습... 가정의 부재를 가족에 대한 집착으로 풀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유쾌하지는 않았다. 또 그는 큰 돈을 가진 마이너리티이다. 모든 마이너리티에 대한 부당함은 돈만 있음 해결되는 건가?

 

그리고 가족이라는 형식이 그렇게 중요한가? 가족이데올로기의 견고함과 이를 위해 착취당하는 여성의 모습이 눈에 밟혔다.

 

레이라는 개인의 인생에 대한 동정과 대단함에 대한 경외심과는 별도로 연민의 감정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공동체의 모습, 가족의 모습, 여성의 모습은 착취로 이어지고 있었다.

 

 

#3. 봄이 오면 & 엄마... (3월 6일, 하이퍼텍나다)

 

('엄마...'는 이미 끄적였으니, 봄이오면만 짧게...)

 

자매의 기다림과 아쉬움이 묻어나는 영화... 근데 자매라는 사실은 보는 내내 계속 헤깔리거나 잘 모르겠더라.

 

자매 관계에 대한 내 이해가 문제인건지... 조금 모호하고 정신이 없었다.

 

미국과 한국에서의 노인의 삶이란게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후가 더 궁금한 다큐.

 

 

#4. 밀리언 달러 베이비 (3월 11일, 대한극장)

 

너무나도 헐리우드적이었다. 전형적인 해피엔딩이 아닌 조금은 변형된 형태의 해피엔딩이 요즈음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영화였다.

 

가족이라는 형식의 해체를 유사가족 이데올로기로 극복해가려는 미국의 몸짓이 엿보이는 영화였다. 가족의 해체라는 현지점과 대안에 대한 현수준의 반영이 묻어 있었다.

 

정신없을 정도로 황홀한 상승과 그에 버금갈 만큼 급박하게 추락하는 삶을 적당한 거리를 두고 한발짝 물러섰다 다시 한발짝 다가서며 보여주는 클린튼 이스트우드의 카메라가 정직하게 다가왔다.  

 

한편, 안락사에 대한 사회적 쟁점의 제기는 가능할 것이다. 이미 친구에게 응급실로 의식을 잃고 실려오면 안락사를 시켜달라고 부탁한 나로서는 안락사에 찬성한다.

 

하지만, 여전히 쟁점은 남겠지?

 

 

#5. 여자, 정혜 (3월 11일, 대한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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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0 13:20 2005/03/2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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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수엄마 2005/03/21 1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명예남성! 하하 웃기다. 나도 그런데.. 엄마가 되다니..

  2. 해미 2005/03/22 11: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긴.. 언니가 엄마가 되다니... 존경스럽슴다. ㅋㅋ

  3. 혜은 2005/03/23 1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야.. 너 영화 진~짜 많이 본다. 난 마지막으로 영화관 간게 언제인지도 모르겠는데.. 아마 2년전인가? 정말 혼자 보기 아까운 영화 있으면 추천해줘~

  4. 해미 2005/03/25 14: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혜은/흠흠.. 조만간 추천해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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