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5/03/30 12:35
Filed Under 손가락 수다방

안 써보려고 일주일 동안 정말 아둥바둥 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조직하려는 노력이 미흡한채로 '귀찮다. 걍 내가 쓸란다'의 귀차니즘으로 정리되고 지난 일요일 글을 써서 날렸다. 무책임함과 귀차니즘...

 

봄이라, 나른한갑다

 

---------------*----------------------

 

- 이제는 예방투쟁이다 -

유난히 추운 것 같았던 3월이었지만 햇살마저 봄을 외치는 4월이 왔다. 4월은 ‘노동자 건강권 쟁취의 달’이다. 2002년부터 시작된 4월 ‘노동자 건강권 쟁취의 달’은 1988년 7월2일 당시 15살의 노동자 문송면이 수은 중독으로 사망한 것이 계기가 되어 1990년 시작된 7월, '산재 추방의 달' 행사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4월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활동이 집중되는 기간이다. 1998년 4월 28일 화재로 사망한 188명의 태국 장난감 공장의 노동자들을 기리는 것으로 시작된 촛불 추모 행사는 캐나다, 태국, 타이완, 브라질, 포르투갈, 도미니카공화국, 페루, 아르헨티나, 버뮤다, 파나마 등에서 법정기념일로 정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확장되었다. 자본의 이윤을 위해 살해된 전 세계 수많은 노동자들을 추모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천명하고 투쟁을 결의하는 것이 4월 행사인 것이다.

잠깐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3월 노동부가 밝힌 2004 산재통계에 따르면 (통계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업무상 사망자수는 2,825명이었으며 이중 업무상사고 사망자수는 1,537명에 달해 2년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루 8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사고를 당해서 또는 일하다 걸린 병으로 인해 죽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죽어가는 노동자들의 현실은 뒤로한 채 정부와 자본은 나이롱 환자 운운하며 도덕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이데올로기 공세를 본격화 하고 있고, 근골격계 직업병에 대한 인정기준과 요양처리지침을 만들어 비용부담을 최소화 하는 한편 노동자들의 건강권에 대한 투쟁을 관리하고 있다.

치료중심, 개인중심, 단사중심, 결과중심의 노동(조합)운동과 노동안전보건운동 주체들의 대응의 한계가 없지 않지만, 총자본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그 자체에 머무르게 하는 것뿐 아니라 전체 노동자 운동의 계급성을 탈각시키기 위한 도덕성 흠집내기를 통해 힘의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것이다. 건강하게 일할 권리는커녕 산재 추가 보상금의 합리적 조정, 산재인정 기준의 합리적 개선 촉구, 산재예방 및 산재근로자의 체계적 지원방안 강구등을 현실화하여 최소한의 치료받을 권리조차 박탈하고자 하는 공세적 전술의 일환이다. 그 핵심은 노사협조주의의 확산과 공론화이며, 그 정점에서 대공장으로 상징되는 민주노총의 대중적 정치적 실천적 정체성에 대한 흠집내기에 기초한 체제내화 전략의 일환일 뿐이다.

이러한 흐름하에 추모하고 기리는 4월이 아니라 질병을 ‘인정’ 받는 것에서 더 나아가 ‘예방’하기 위한 투쟁으로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기 위한 4월이 되어야 한다. 기존의 노동보건투쟁의 중심이었던 ‘인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데올로기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실제로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위한 반신자유주의 투쟁 전선을 예각화 해야 한다. 사회적 합의주의와 노사협조주의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자본의 이윤율 향상의 방식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작업환경과 작업조직, 노동강도에 대한 일상적인 문제제기와 쟁점의 형성이 현장의 투쟁의 과제로 자리매김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4월을 선언으로서의 건강권 쟁취가 아니라 실제로 건강권을 쟁취하기 위한 대중 실천의 기획과 전면적 이데올로기공세의 장으로 만들고 실천적 ‘예방’ 투쟁을 현장에서 시작하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3/30 12:35 2005/03/30 12:35
TAG :

트랙백 주소 : http://blog.jinbo.net/ptdoctor/trackback/72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채무자 2005/03/30 19: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약속대로 4월에 채무관계를 청산할 수 있을 듯 해요. ^^ 요즘 "가난은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것"이라고 제 나름대로 정의 내렸지요. 작업 환경과 근무체계 및 의료체게도 골병들게 하지만, 요즘 아파도 병원 못가는 까닭은 그넘의 월차 수당 때문이기도 하니, 대략 나같은 경우가 꽤 되던데.. 나중에 임금체계와 질병의 관계는 파헤쳐볼만한 것 같아요. ㅎㅎ 아무튼 "예방"이 최고의 치료 아니겠어요. 글구 누나가 걱정 마니 허던데 별류 힘든 것도 없어요^^

  2. 해미 2005/03/31 1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채무자/ 그려 다행이다. 조만간 얼굴 봐얄긴데... 날을 함 잡아보자. 봄바람도 살랑살랑 부니 떠나고 싶구먼...^^

About

by 해미

Notice

Counter

· Total
: 423527
· Today
: 147
· Yesterday
: 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