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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명절을 앞두고 ‘양심수 면회 간 양심수’ “명절이면, 3000배를 했어요”

 

김근래 “돌아가신 부모님, 가족에 대한 그리움 미안함 뒤섞인다”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17-09-30 09:11:38
수정 2017-09-30 09: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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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추석맞이 전국양심수면회 공동행동은 지난 18일~22일 4박5일 동안 서울구치소·안양교도소·수원교도소·전주교도소·정읍교도소·광주교도소·울산구치소·대구교도소·안동교도소·춘천교도소·원주교도소·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방문했다. 공동행동은 전국 구치소·교도소 순회를 통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비롯한 30여명의 양심수를 만났다.
2017 추석맞이 전국양심수면회 공동행동은 지난 18일~22일 4박5일 동안 서울구치소·안양교도소·수원교도소·전주교도소·정읍교도소·광주교도소·울산구치소·대구교도소·안동교도소·춘천교도소·원주교도소·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방문했다. 공동행동은 전국 구치소·교도소 순회를 통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비롯한 30여명의 양심수를 만났다.ⓒ김근래씨 제공

 

 

 

28일 오전 11시30분경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김근래 전 부위원장을 만났다. 그가 참여한 추석맞이 양심수면회 공동행동 활동을 듣기 위해서다. 김 전 부위원장은 지난 18일~22일 4박5일 동안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어머니들, 구속노동자후원회·양심수후원회 회원 등과 함께 추석맞이 전국양심수면회 공동행동에 참여했다.

이들은 22일 서울구치소·안양교도소·수원교도소에 수감된 양심수 면회를 시작으로 23일 청주여자교도소·대전교도소, 24일 전주교도소·정읍교도소·광주교도소, 25일 울산구치소·대구교도소·안동교도소, 26일 춘천교도소·원주교도소·화성직업훈련교도소 등을 다녀왔다. 공동행동은 전국 구치소·교도소 순회를 통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비롯한 30여명의 양심수를 만났다.

2017 추석맞이 전국양심수면회 공동행동은 지난 18일~22일 4박5일 동안 서울구치소·안양교도소·수원교도소·전주교도소·정읍교도소·광주교도소·울산구치소·대구교도소·안동교도소·춘천교도소·원주교도소·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방문했다. 공동행동은 전국 구치소·교도소 순회를 통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비롯한 30여명의 양심수를 만났다.
2017 추석맞이 전국양심수면회 공동행동은 지난 18일~22일 4박5일 동안 서울구치소·안양교도소·수원교도소·전주교도소·정읍교도소·광주교도소·울산구치소·대구교도소·안동교도소·춘천교도소·원주교도소·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방문했다. 공동행동은 전국 구치소·교도소 순회를 통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비롯한 30여명의 양심수를 만났다.ⓒ김근래씨 제공

“밥도 안 먹고 3000배, 그럼 하루가 간다”

박근혜 정권시절 3년을 복역한 그가 공동행동에 나선 것은 누구보다도 감옥에서 명절을 지내야 하는 양심수들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명절이면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 등이 뒤섞인다”고 수감생활을 했던 지난날을 회고했다.

돌아가신 부모님께 차례를 지내고 반가운 얼굴로 인사 한 번 드리고 싶은 마음, 또 살아 계시다면 손 한 번 마음 편히 잡아보고 싶은 마음이 모든 양심수의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명절이면 이 같은 절실함은 자신을 괴롭히는 고통으로 다가왔다. “차례를 지내야 하는데 돌아가신 부모님께 죄송하고, 가족들이 모이면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을 텐데, 이 또한 아픔이고, 그걸 생각하는 게 힘들어서 텔레비전을 보면 모든 프로가 명절특집을 보여주니까 박탈감이 들기도 하죠…”

그는 “이런 시간을 올해 추석연휴에는 10일 동안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공휴일이면 구치소·교도소는 모든 활동이 멈춘다. 밖에서 운동을 할 수도 없고, 면회도 없다. 재소자들의 건강을 돌보는 의원도 쉬어야하기 때문에 의무과에 가지도 못한다. 그동안 한정적인 공간에서 최소한으로 누렸던 일상적인 생활조차 멈췄다. 감옥 안에서 공휴일이라는 또 다른 감옥을 만나는 것이다.

“연휴가 하여튼 힘들어요. 방안에만 갇혀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 중에서도 명절이 제일 힘들어요. 연휴가 길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10일, 죽는 거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명절이면 자신을 괴롭히는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그는 절을 했다. 그것도 3000배. ‘숫자’를 세는데 집중하기 때문에 생각을 지우기엔 특효약이었던 셈이다. 그렇게 절을 정말로 3000배를 하면, 10시간에서 12시간 정도 걸렸다. 연휴 하루가 지나갔다.

“보통 절을 하면 아무생각이 나지 않아요. 딴 생각을 하면 숫자를 셀 수 없어요. 또 몸이 힘들면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다른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거든요. 생각을 단순화시키면서 상황에 충실해지기 위해 했던 명상이었죠. 아마 지금 안에 계신 분들도 각자 나름대로의 명상을 하실 것 같아요.”

2017 추석맞이 전국양심수면회 공동행동은 지난 18일~22일 4박5일 동안 서울구치소·안양교도소·수원교도소·전주교도소·정읍교도소·광주교도소·울산구치소·대구교도소·안동교도소·춘천교도소·원주교도소·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방문했다. 공동행동은 전국 구치소·교도소 순회를 통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비롯한 30여명의 양심수를 만났다.
2017 추석맞이 전국양심수면회 공동행동은 지난 18일~22일 4박5일 동안 서울구치소·안양교도소·수원교도소·전주교도소·정읍교도소·광주교도소·울산구치소·대구교도소·안동교도소·춘천교도소·원주교도소·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방문했다. 공동행동은 전국 구치소·교도소 순회를 통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비롯한 30여명의 양심수를 만났다.ⓒ김근래씨 제공
2017 추석맞이 전국양심수면회 공동행동은 지난 18일~22일 4박5일 동안 서울구치소·안양교도소·수원교도소·전주교도소·정읍교도소·광주교도소·울산구치소·대구교도소·안동교도소·춘천교도소·원주교도소·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방문했다. 공동행동은 전국 구치소·교도소 순회를 통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비롯한 30여명의 양심수를 만났다.
2017 추석맞이 전국양심수면회 공동행동은 지난 18일~22일 4박5일 동안 서울구치소·안양교도소·수원교도소·전주교도소·정읍교도소·광주교도소·울산구치소·대구교도소·안동교도소·춘천교도소·원주교도소·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방문했다. 공동행동은 전국 구치소·교도소 순회를 통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비롯한 30여명의 양심수를 만났다.ⓒ김근래씨 제공

녹록치 않았던 양심수면회 투어
그가 만난 양심수 김덕용, 전식렬…

양심수면회는 결코 녹록치 않았다. 구치소교도소 상황에 따라 면회가능 인원과 시간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만나야 할 사람은 많고 시간은 없었다. 5명 이내로 면회객을 추려서 양심수를 만날 수 있었다. ‘10분’ 안에 면회를 끝내야만 하는 교도소도 있었다. 교도소 소장에게까지 찾아가 시간을 더 달라고 항의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국정원 내란음모 조작사건으로 수원교도소에 수감된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과 만나고 싶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기회를 양보해야만 했다. 대신 그는 대구교도소에 갇혀 있는 김덕용씨와 안동교도소 전식렬 한국진보연대 문예위원장 등을 면회했다. 이들은 각각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6년, 4년가량 수감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김덕용씨를 면회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덕용씨는 가정사가 좀 있어요. 수감생활 중 부모님이 돌아가셨고, 부인이 뇌출혈로 쓰러져서 지금도 회복하지 못한 상태죠. 본인이 나가서 가족들을 돌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가슴아파했습니다.”

김 전 부위원장이 만난 또 다른 재소자 전식렬씨는 지나친 교도소 수용률에 따른 재소자들의 인권침해를 걱정했다고 전했다. “지금 우리나라 교도소 재소자 수용률이 150% 정도 되요. 과밀수용하고 있죠. 우리 공안재소자들이야 독방에 갇혀 있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일반재소자들은 안 그래도 좁은 곳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죠. 그렇다보니 불만도 많고 사건사고도 많이 발생합니다. 전식렬씨는 일반재소자들이 겪는 이런 인권문제를 밖에서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어요.”

그 또한 “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구치소교도소 안 재소자들의 심리 상태가 패배적이고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렸다”고 지적했다. “열심히 생활하면 감형이나 가석방 등의 기회도 주어져야 할 텐데, 그런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았어요. 무기수 중에는 감형된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어요. 그렇다보니 도주나 자살 등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이석기의원내란음모사건피해자한국구명위가 추석을 앞두고 청와대 앞에서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석기의원내란음모사건피해자한국구명위가 추석을 앞두고 청와대 앞에서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한국구명위원회 제공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실망감
“마지막 공동행동이길 바란다”

그는 만나고 온 양심수들을 떠올리며 미안한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그는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양심수석방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광복절을 앞두고 양심수 석방운동을 활발하게 벌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례적으로 단 한명의 특별사면도 발표하지 않았다. 추석을 앞두고서도 특사는 없었다.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던 재소자들에게도 심적 변화가 있었다.

김 전 부위원장은 “광복절을 앞두고 정치공안사범도 마찬가지지만 일반재소자들도 기대를 많이 했다가 크게 실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저야 박근혜 정권 때 감옥에 있었으니, 애초에 기대가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 감옥에 있는 분들은 조금 달라요. 박근혜가 탄핵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출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부분이 있습니다. 바깥에서는 기존세력이 물러나고 변화해가는 분위기인데, 감옥 안은 여전히 똑같은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는데서 오는 답답함이 있을 겁니다.”

그는 정부가 재소자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여론이 크지 않다고 소홀히 다뤄도 될 일도 아니고, 보수의 반발을 눈치볼 일도 아니”라며 “억울한 사람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일이 이 정부가 해야 할 가장 큰 일”이라고 강조했다.

“더 이상의 양심수공동행동이 없었으면 합니다. 이번이 마지막 공동행동이길 바랍니다. 그렇게 해주실 것을 문재인 정부에 요청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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