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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조사위 최종회의, 종합보고서 내부결함·외력가능성 두가지 결론 의결…뉴스타파 보고서 유출 공방도
세월호 침몰원인을 조사해온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위원장 김창준, 선조위)는 3일 두가지 원인을 담은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제출한다. 외력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내용도 그 중 하나다.
세월호 선조위는 3일 31차 전원위원회를 열어 침몰원인을 세월호 내부에서 찾은 안과 외력 가능성도 조사해봐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두가지을 하나의 보고서 안에 나란히 수록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밖에 세월호 보존처리와 관련해 선체 거치장소에는 제안된 안건이 모두 부결돼 끝내 의결하지 못했다. 선조위는 1년 4개월의 활동을 종료하고 오는 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사결과 보고서를 제출한다.
선조위는 마지막 전원위원회에서도 침몰원인과 보고서 채택 등을 두고 3대 3으로 갈려 팽팽히 맞섰다. 선조위는 침몰원인을 하나로 모으지 못해 절반의 성과를 내는 데 그쳤다.
선조위 1년 4개월 내부결함설·외력가능성, 의견 갈린채 종료
김창준 위원장을 비롯해 김영모 부위원장, 김철승 위원 등 3인은 세월호가 무리한 증개축과 과적으로 복원성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에서 조타장치 이상으로 화물이 급격히 쓰러지면서 침몰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권영빈 제1소위원장과 이동권 위원, 장범선 위원 등 3인은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과 같은 내부 결함 뿐만 아니라 외력 가능성도 배제하지 말고 추후 조사위원회 등이 정밀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침몰원인을 보고서에 담았다.
장범선 위원은 세월호가 급선회한 것과 관련해 초당 각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이유가 자이로컴퍼스(조타기 앞에 있는 나침계)의 순간적 세차운동으로 추정했다. 장 위원은 외력 가능성을 두고 “선미 프로펠러와 선체 외형 손상을 분석한 결과 외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김철승 위원은 지난해 10월24일 구조를 다 봤고 조사했는데 이제와서 MBC 기자를 데려가 이제 발견된 것처럼 그런 얘기를 하는 근거가 뭐냐고 따졌다. 김 위원은 선체 용역을 맡긴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의 보고서에도 외력이 일어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처음엔 핀 안정기(fin stabilizer)의 손상을 문제 삼더니 이제 주위 선체를 괴물체가 받았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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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빈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제1소위원장 등이 촬영한 세월호 좌현 외경 동영상. 사진=이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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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빈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제1소위원장 등이 촬영한 세월호 좌현 손상부위 동영상. 사진=이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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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빈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제1소위원장 등이 촬영한 세월호 좌현 손상부위 외경 동영상. 사진=이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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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권영빈 이동권 장범선 위원은 이날 위원회에서 지난 1일 세월호 선체 좌현의 충격흔적을 촬영한 동영상을 상영하면서 외력 가능성을 조사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철재 빔에 가려 안 보였던 부분이 드러나면서 손상부분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서다.
장범선 위원은 휘어진 선체 모습을 보면서 “(흘수선 보다 아래쪽에 있는) ‘데크 스토어‘ 부분과 경계를 이루는 외판 부위가 심하게 변형돼 있다. 저것만으로 외력이 있었다고 할 수 없지만 정밀조사가 필요한데 ‘(선제)구조(역학)’의 ‘구’자도 모르는 마린사 사람들이 외력이 없다? 그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동권 위원도 핀 안정기실로 공기를 공급하는 환풍구가 보이는 동영상을 지목하면서 “심하게 변형됐다. 아래쪽에 강력부재(막대모양의 철재)가 밀려나있고, 뒤틀려 있다”고 했다.
권영빈 제1소위원장은 “이 모습을 보고 놀랐다. 지난 5월 이전에는 리프팅 빔이 덮여있는 외판 부분은 안보였다. 6월 중순부터 내부 진입이 가능해진 상태였는데 7월 한 달은 전원위원회 의결하느라 (세월호가 있는) 목포 현장을 내려가볼 여유 없었다. 그러다 종합보고서 채택 전인 8월1일 급하게 내려가서 본 것이다. 늦어서 죄송하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본 게 정말 다행이다. 모두가 알아야 하는 사실이다. 국민에 알리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언론에 왜) 알렸냐 타박하면 받겠다. 이게 침몰원인과 관련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선체 좌현에 움푹 들어간 부분과 찢겨진 부분을 두고 장범선 위원은 “이렇게 해서 찢어졌다고 (분석하고 밝히는 것도) 우리 역할이다. 잠수함이 어떻게 부딪혔냐고 증거를 내놓으라는데, 저건 단순한 의혹이 아니라 (찢어진 것은) 확실하다. 끝나는 마당에 이것을 안봐도 된다는 것이냐. 우리가 못 끝내도 드러내 놓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했다.
4·16가족협의회 정성욱 선체인양분과장은 위원회에서 외력 가능성을 두고 “가족이 지켜보면서 그동안 조사관 위원들에게 이 부분을 조사해달라고 부탁했으나 무시당했다. 그런데 소위원장이 엊그제 외력이 있다고 했다. 왜 지금에서야 외력 얘기가 나오냐”고 반문했다.
마린보고서 유출 공방·이메일 삭제요구 논란
한편 위원들은 지난 2일자 뉴스타파의 〈마린 3차 보고서 단독 입수… “세월호 외력설은 비현실적 시나리오”〉 보도의 유출경위를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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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빈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제1소위원장. 사진=이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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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위 사무처장이 외부 집필진에게 비밀유지를 전제로 보고서를 공유했다고 밝히자 정성욱 세월호 4.16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장은 “비밀이라고 돼 있다. 언론에 그냥 나갔다는 것은 선체 조사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니지 않느냐. 그게 나갔다? 더구나 조사관 이메일까지 나갔다는 것은 무슨 의도로 한 것인지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이 오는 6일까지 고소고발할지 고민해보겠다고 하자 권영빈 소위원장은 “고소고발 의지가 없는 걸로 확인됐다. 6일까지 한다니 그 이후 해산하더라도 이 문제에 문제의식 느끼는 사람과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마린 보고서에 ‘외력 가설이 기각된다’는 표현이 있었으나 세월호 선조위 내 외력TF팀이 이를 삭제하라고 요구한 이메일을 보냈다는 뉴스타파 보도도 논란이 됐다.
김영모 부위원장은 “선체조사위가 외부 연구용역을 줬는데, 연구결과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면 그것만으로도 조사를 왜곡하고 방해했다”며 “이들에게도 위원장이 검찰에 고발해 수사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영빈 위원은 “용역과정에 오해가 있다. 중간점검 과정에서 발주처와 용역업체간 의견교환을 할 수 있다. 용업업체의 의견이나 입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실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최종 보고회도 한다. 마린의 초안을 받고 급하게 검토한 다음 초안에 대해 발주처의 입장을 얘기한 것이고, 마린이 이 의견을 수용해서 최종 보고서를 낸 것이다. 마린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대표자 명의의 최종보고서가 왔다. 어떠한 문제도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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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승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위원. 사진=이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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