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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철폐 대행진과 ‘노조 할 권리’가 만나다

  • 기자명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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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0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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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4 class="subheading" style="box-sizing: inherit; margin: 0px 0px 1.875rem; padding: 0px 0px 0px 0.75rem; font-weight: bolder; text-rendering: optimizelegibility; line-height: 1.25; font-size: 1.25rem; letter-spacing: -0.075em; border-left: 3px solid rgb(174, 174, 174); word-break: normal; overflow-wrap: break-word;">[사진 현장] ‘함께 살자’ 2020 차별철폐 대행진 – 울산지역 대행진</h4><article id="article-view-content-div" class="article-veiw-body view-page font-size17" itemprop="articleBody" style="box-sizing: inherit; font-size: 1.063rem; letter-spacing: -0.05em; margin-bottom: 5rem;">

    ‘먹고살자 최저임금’, ‘비정규직 철폐’, ‘열어라 재벌 곳간’,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이라는 요구를 내건 ‘함께 살자 2020년 차별철폐 대행진’ 중앙대행진단이 울산 첫 일정으로 찾은 곳은 법인분할 반대 투쟁이 계속되고 있는 현대중공업 앞이다.

    지난해 회사를 쪼개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는 법인분할에 맞서 동구 주민과 한마음으로 투쟁한 노동자들. 투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파업투쟁으로 인해 4명이 해고되고 1400여 노동자들이 징계를 받았다. 졸속적으로 처리된 법인분할 주주총회 효력정지 가처분 본안 소송도 준비하며 매일같이 투쟁하고 있다.

    ▲ 이날 아침 정문 앞엔 민주노총 차별철폐 대행진단과 울산지역본부 산별 대표자들과 간부, 현대중공업지부 원하청 조합원 등 80여 명이 모여 출근 선전전을 진행했다.
    ▲ 이날 아침 정문 앞엔 민주노총 차별철폐 대행진단과 울산지역본부 산별 대표자들과 간부, 현대중공업지부 원하청 조합원 등 80여 명이 모여 출근 선전전을 진행했다.

    법인분할 반대 투쟁과 함께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주요 현안 중 하나는 중대 재해 문제다. 현대중공업에서 올해만 5명의 노동자가 중대 재해로 사망했다.

    정동석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수석부지회장은 “현대중공업은 산재사망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사고를 은폐하기 급급하고 안전하게 일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작업지시 매뉴얼도 지키지 않고 있다. 다단계 하도급을 주면서 비용 절감에 눈멀어 노동자들을 죽음 내몰고 있다”고 분노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아침에 출근해 퇴근하지 못하는 노동자가 한 해 2400명에 달한다. 재벌의 탐욕이 중대 재해를 만들고 있다”고 규탄했다.

    ‘재벌 곳간을 열어 최저임금을 올리자’, ‘재난 시기 해고 없이 함께 살자’고 주장하며 재벌 개혁을 이야기하고 있는 대행진단과, 현대중공업 자본의 이윤 추구를 위해 생존권과 목숨을 위협받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재벌’을 향한 목소리는 이렇게 닮아있다.

    중앙대행진단과 울산본부 대행진단이 다음으로 찾은 곳은 다운서사지구 LH공사 건설현장이다. 이곳엔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투쟁하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있다. 대행진단은 이들과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 장현수 울산건설기계지부 지부장은 “16년간 운송비와 건설기계 임대료 인상을 위한 투쟁을 벌여왔지만 이런 투쟁만으론 한계가 있다”면서 “울산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처음으로 건설 자본을 상대로 단체협약 체결 투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 장현수 울산건설기계지부 지부장은 “16년간 운송비와 건설기계 임대료 인상을 위한 투쟁을 벌여왔지만 이런 투쟁만으론 한계가 있다”면서 “울산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처음으로 건설 자본을 상대로 단체협약 체결 투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건설사인 두산중공업, 대보건설을 상대로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현장을 멈췄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전국에서 (건설기계노동자와) 협약을 체결한 바가 아직 없다’며 한 달 째 버티고 있다.

    장 지부장은 “특수고용노동자(특고)인 건설노동자들은 합의서라는 명목으로 각서를 쓰며 일했다”면서 “노동조합의 단체 협약을 체결하는 투쟁은 특고 노동자들의 노조 할 권리를 위한 투쟁, 노동권 보장을 위한 투쟁이며, 이는 2000여 조합원의 생명선으로 생각하고 투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 윤한섭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언제 생계가 끊길지 모르고 가장 큰 고통을 당하고 있는 특고 노동자를 상대로 성실히 교섭에 임하기는커녕 오히려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면서 건설사, 그리고 협상의 한 당사자안 LH공사에 성실 교섭을 촉구했다.
    ▲ 윤한섭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언제 생계가 끊길지 모르고 가장 큰 고통을 당하고 있는 특고 노동자를 상대로 성실히 교섭에 임하기는커녕 오히려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면서 건설사, 그리고 협상의 한 당사자안 LH공사에 성실 교섭을 촉구했다.
    ▲ 대행진단과 건설노조 울산 건설기계지부 조합원들이 간담회를 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버티기로 한창 공사가 진행되어야 할 현장은 한산함 그 자체였다.
    ▲ 대행진단과 건설노조 울산 건설기계지부 조합원들이 간담회를 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버티기로 한창 공사가 진행되어야 할 현장은 한산함 그 자체였다.

    간담회를 마친 대행진단은 장소를 옮겨 북구 문화예술회관에서 울산본부 산별 대표자, 간부들과 함께 ‘차별철폐 및 재벌체제 개혁’을 주제로 한 강연 및 간담회를 열었다.

    ▲ 대행진단 단장인 윤택근 부위원장의 차별철폐 대행진의 의미, 4대 요구안 설명에 이어 장현술 대외협력국장이 “최저임금 투쟁 왜 재벌개혁인가?”에 대해 발제했다.
    ▲ 대행진단 단장인 윤택근 부위원장의 차별철폐 대행진의 의미, 4대 요구안 설명에 이어 장현술 대외협력국장이 “최저임금 투쟁 왜 재벌개혁인가?”에 대해 발제했다.

    이후 대행진단은 거리로 나와 울산시민들을 만났다.
    울산지역의 차별철폐 대행진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이 거리로 나온 이유에 대해 윤택근 부위원장은 “최저임금 올려서 먹고 살자고, ’재벌의 곳간을 열어서 같이 살자고, 모든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1100만 비정규직이 아니라 모두가 정규직이 될 수 있도록 투쟁하자고 외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리곤 “3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 956조, 매년 천문학적인 주식배당금을 가져가는 재벌총수들의 탐욕이 사회양극화를 낳았는데, 재난을 함께 극복하고 같이 살자고 이야기하는 국민들과 반대로 재벌들은 재난 시기에도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한 온갖 입법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재벌의 끝도 없는 탐욕을 국민이 나서 혼쭐을 내고 함께 잘 사는 사회 만들기에 같이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 울산시민들에게 민주노총 차별철폐 대행진에 대해 설명하는 윤택근 부위원장.
    ▲ 울산시민들에게 민주노총 차별철폐 대행진에 대해 설명하는 윤택근 부위원장.
    ▲ 울산 남구 롯데호텔 앞, 차별철폐 대행진 기자회견.
    ▲ 울산 남구 롯데호텔 앞, 차별철폐 대행진 기자회견.

    이어진 ‘노동자 민중 성토대회’에선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사업장,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코로나 재난 속에 ‘함께 살자’는 목소리, 노조 할 권리, 정부와 재벌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국민고용보험을 시행하겠다더니 결국 자본가들의 압력에 굴복하며 특수고용 노동자를 보험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성토한 대리운전 노동자, “마스크 한 장 없이 일하는 돌봄노동자, 코로나 사태 종결까지 출근하지 말라고 해 생계위기에 내몰린 방과후 강사”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위협, 강제 보직변경 위협 속에서도 노조를 만들었지만 회사는 바지사장을 앞세워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규탄한 울산 현대제철 노동자,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자회사) 결국 무늬만 정규직, 자회사를 강요하며 노조 분열까지 만드는 공사에 맞서 투쟁”해야 했던 울산항만공사 자회사 노동자 등 현장의 분노가 쏟아져 나왔다.

    이광주 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 사무국장은 해외에서 일해온 노동자들의 코로나 피해 상황을 전했다.

    ▲ 이광주 처장은 “석유화학 시설을 만들고 공장을 보수하고 각종 설비·발전을 건설하는 플랜트 건설 노동자들도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휴업사태를 겪었지만, 특히 해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 이광주 사무국장은 “석유화학 시설을 만들고 공장을 보수하고 각종 설비·발전을 건설하는 플랜트 건설 노동자들도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휴업사태를 겪었지만, 특히 해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사우디 등에서 일해온 노동자들은 비행기 운항이 어려워지면서 귀국도 못하고 숙소에 대기해야 했으며, 귀국해서도 14일간의 격리 기간엔 아무런 생계대책을 마련할 수 없었다. 더 심각한 현장은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에스케이 이노베이션 건설현장으로, 코로나 감염 발생 1위 국가, 특히 이 공장에서 많이 발생했고, 조합원들도 많았다. 먼 타지에서 확진돼 돌아온 조합원들 역시 일용직 건설노동자라는 이유로, 근로계약이 끝났다는 이유로 생계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라며 “휴업수당 지급을 요구하는 투쟁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중앙대행진단과 울산본부 대행진단이 함께 하는 이날 마지막 대행진 일정은 북구 달천공단의 한 공장 앞이다. 이곳은 달천공단에서 누구보다 ‘노조 할 권리’가 절실한 노동자들이 100일이 넘도록 투쟁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2월 18일. 울산 달천공단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의 깃발, 민주노조의 깃발이 세워졌다. 바로 금속노조 울산지부 정명지회다. 그러나, 민주노조가 만들어지자 곧바로 회사는 관리자와 친인척을 모아 기업노조(어용노조)를 만들었고 결국 복수노조가 됐다. 달천공단에 있는 정명이라는 회사에 처음 노조가 생김과 동시에 두 개의 노조가 들어선 것이다.

    노동조합 현판 부착을 막고, 지회장을 숙소에서 강제로 퇴거시키려 하고, 민주노조를 상대로 한 고소·고발 건도 벌써 5건이나 생겼다. 그럼에도 40명이 채 안 되는 조합원들은 한 명의 이탈자도 없이 매일 아침 출근 투쟁, 중식선전, 퇴근 투쟁 등을 이어가고 있다.

    ▲ 107일 차 투쟁을 맞은 이날, 금속노조 울산지부 결의대회에 차별철폐 대행진단이 함께 했다.
    ▲ 107일 차 투쟁을 맞은 이날, 금속노조 울산지부 결의대회에 차별철폐 대행진단이 함께 했다.

    윤장혁 금속노조 울산지부장은 투쟁사에서 “정명 노동자들이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위해 헌법에 보장된 노동조합을 만들었지만, 자본가들의 비호 속에 복수노조를 만들어 노조가입 탈퇴를 종용하고 조합원들에게 탄압과 협박을 일삼으며 노동자들의 소중한 권리인 노조 할 권리를 짓밟고 있다”고 규탄했다.

    ▲ 윤장혁 지부장은 “노조 할 권리 쟁취를 위해 민주노총과 함께 복수노조 노동악법 철폐 투쟁으로 떨쳐나서자”고 외쳤다.
    ▲ 윤장혁 지부장은 “노조 할 권리 쟁취를 위해 민주노총과 함께 복수노조 노동악법 철폐 투쟁으로 떨쳐나서자”고 외쳤다.
    ▲ 정명지회 박준성 지회장은 “당장의 편안함과 안일을 위해 자본이 만든 어용노조에 타협하거나 굴하지 않겠다”면서 “사측의 거짓 정보에 회유당한 어용노조를 박살 내고 민주노조 정명지회 깃발을 높이 들겠다”는 결의로 화답했다.
    ▲ 정명지회 박준성 지회장은 “당장의 편안함과 안일을 위해 자본이 만든 어용노조에 타협하거나 굴하지 않겠다”면서 “사측의 거짓 정보에 회유당한 어용노조를 박살 내고 민주노조 정명지회 깃발을 높이 들겠다”는 결의로 화답했다.

    울산지역 대행진을 마친 중앙대행진단은 다음 날(4일) 부산에서 대행진을 이어간다.

    또,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다음 달 4일 열리는 ‘해고금지·생계소득 보장, 사회안전망 전면 확대, 비정규직 철폐’ 10만 노동자대회를 알리고 조직하기 위해 6월 한달 각 현장 순회와 선전전 등을 벌일 계획이다.

    ▲ 출근 선전전을 마치고, 현대중공업 원하청 노동자들과 차별철폐 대행진단의 단체사진.
    ▲ 출근 선전전을 마치고, 현대중공업 원하청 노동자들과 차별철폐 대행진단의 단체사진.
    ▲ 울산 건설기계 조합원들과 차별철폐 대행진단.
    ▲ 울산 건설기계 조합원들과 차별철폐 대행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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