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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들의 '죽음의 노래'

 

 

 

승려들의 '죽음의 노래'

 
조현 2013. 07. 01
조회수 476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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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의 다비식. 사진 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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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초대 종정 한암 스님의 좌탈입망(앉은 채로 열반) 모습.

 

 

모든 것을 사랑하며 간다

 

 박노자·에를링 키텔센 풀어 엮음/책과함께·1만5000원

 

 <당신들의 대한민국>이나 <거꾸로 보는 고대사>의 저자인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대 교수가 흥미 있는 책을 내놨다.

 

한·중·일 승려들의 임종게 모음이다. 임종게란 승려들이 열반의 순간 읊는 시다. 그래서 그의 총체적 수행력의 결정체로 꼽힌다. 이에 대해 박 교수가 노르웨이 시인 에를링 키델센과 대화했다.

 

 박 교수는 ‘불교학도’로 등장한다. 귀화 한국인으로서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심성과 예절을 지니고 근현대불교사를 연구하고 <붓다를 죽인 부처>를 쓰기도 한 그는 불교학도가 맞다. 그러나 그는 기복이나 맹신적 불자와는 거리가 멀다. 전후좌우를 오가는 유대인 특유의 질문과 모든 권위를 깨려는 아나키스트적 사고를 담은 예리한 공세는 고승이라고 예외로 치지않는다. 오히려 금칠이 되고 신비화하고 높아졌기에 그는 더욱 구미가 당겼을 것이다.

 

그는 고려의 고승 나옹 혜근이 “태어남이란 한 줄기 맑은 바람 일어나는 것이고,/죽음이란 달그림자가 맑은 못에 잠기는 것이다.” 고 읊은데 대해 ‘고관대작을 다 거치면서, 지고한 경지를 그대로 보유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그가‘욕망을 초탈한 진정한 은자를 보지 못했다’고 한데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실체적 탐구를 바탕으로 신비를 깨부순다.

 

 그에 반해 오히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신화를 들며 이국의 고승들의 시를 감상하는 키텔센이 이심전심으로 다가선다.

 

둘은‘죽음의 시’ 를 논하지만, 역시 돌아오는 자리는 현재이자 삶이다. 그리고 혼자만의 지고한 평화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누리는 평화와 행복이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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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노자 교수. 사진 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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