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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박근혜 그늘’에 갇힌 국민의힘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12/09 09:23
  • 수정일
    2020/12/09 09:2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심진용·박홍두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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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뒷줄 가운데)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그 앞으로 김 위원장의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과오에 대한 대국민사과 의지를 비판한 배현진 원내대변인이 걸어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뒷줄 가운데)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그 앞으로 김 위원장의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과오에 대한 대국민사과 의지를 비판한 배현진 원내대변인이 걸어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탄핵 사과’ 돌파 의지
내용·시점 등은 조절 가능성
 

홍준표 “탄핵 공동 가해자들”
유승민 “역사 평가에 맡겨라”
친이·친박 반발…“혁신 한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80)이 ‘탄핵 사과’에 대한 당내 반발을 정면 돌파할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비판 목소리를 내고, 3선 의원들이 집단 항의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커지고 있지만 대국민사과 방침 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두 전직 대통령 과오에 대한 사과와 함께 당 혁신, 문재인 정권 비판 메시지를 섞고, 사과 시점도 여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처리 등을 감안해 당초 9일에서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 사과’에 대한 내홍은 혁신과 변화를 외치면서도 두 전직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 현실을 보여준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상의원총회에서 “국민 마음을 우리 편으로 돌리는 데 전력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소 불편하더라도 그런 노력에 다 같이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당 운명을 가름한다”며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절대로 물러서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전날 “9일 대국민사과를 할 것이고, 못하게 한다면 위원장직을 던지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당내에서 쏟아지는 반발에 대한 내부 단속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당내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친이·친박계 의원들을 비롯해 복당 문제로 지도부와 갈등 중인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비판을 쏟아냈다. 대여 투쟁을 벌여야 할 시기에 ‘긁어 부스럼’이라고 성토하고, 김 위원장 등 주요 지도부가 탄핵에 동조한 ‘배신’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홍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민주당 의석에 앉아 있었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탄핵에 찬성하고 탈당해 바른정당에 있었다”며 “탄핵의 공동 가해자가 피해자를 대리하여 사과한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고 적었다. 친홍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의원도 “(김 위원장이) 가장 먼저 사과해야 할 일은 잘못된 역사를 여는 데 봉역한 것”이라고 SNS에 썼다.

3선 의원들도 김 위원장을 항의 면담했다. 면담에 참석한 한 의원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김 위원장이 전직 대통령들의 과오가 아니라 탄핵 이후 당 혁신이 더딘 점을 사과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본회의 일정이나 당내 반발을 고려해 김 위원장이 사과를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SNS에서 “탄핵을 두고 분열한다면, 문재인 정권의 집권 연장을 돕게 될 뿐”이라며 “진정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탄핵은 역사의 평가에 맡기고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사과 기조’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비대위원장직을 던질 수 있다고까지 얘기한 상황에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안 할 수는 없다”며 “다만 당 혁신과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을 섞는 정도로 메시지 조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자중지란을 파고들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라고 이름만 바꿨지 박근혜당, MB당일 뿐”이라며 “박근혜의힘으로 당명을 바꾸시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12082104035&code=910402#csidx614e0f8c42865e093b81c8cf03fd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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