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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으로 치닫는 ‘안철수-오세훈’ 단일화 협상… 그 이유는?

패자가 모든 것을 잃는 단일화 협상, 각자의 길을 갈 수도
 
임병도 | 2021-03-15 09:05:3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서울시장 야권 단일 후보 결정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협상은 지지부진하고 해결책은 보이지가 않습니다.

원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합의한 일정은 TV토론 1회, 17~18일 여론조사, 19일 단일 후보 결정이었습니다. 그런데 토론회는커녕 여론조사 문항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두 후보가 직접 만나 약속했던 비전발표회가 연기되면서 단일화 협상이 완전히 깨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습니다.

오 후보는 14일 오후 3시 예정됐던 비전발표회를 강행하겠다며 일정을 공지했습니다. 그러나 안 후보는 같은 시간 금천구 노후아파트 방문 일정을 알렸습니다.

안 후보 측은 “현재까진 비전발표회에 대한 실무협상단과 양 후보 간의 추가 논의의 과정이 전혀 없었고, 따라서 비전발표회에 대한 내용이 결정되거나 합의된 사실이 없다”며 입장문을 냈습니다.

결국 두 후보는 전화 통화를 통해 일정 연기에 합의했지만, 실무진 간 단일화 협상의 파국을 막기 위해 부랴부랴 수습에 나선 것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습니다.

김무성 ‘두 후보가 직접 만나라’… 후보 따로 협상팀 따로?

지난 12일 단일화 실무진 협상이 열렸지만 막말에 고성까지 오가며 파행됐습니다. 14일 비전발표회를 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벌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19일에 단일 후보가 결정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국민의힘 협상팀은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서 단계적으로 단일화 협상에 임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에 반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은 일괄 타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15일에 실무진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문항 등에 대한 협상은 풀어질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실무진 간 단일 후보 협상이 계속 불협화음을 내자, 급기야 김무성 전 국민의힘 의원, 이재오 상임고문 등 원로들까지 나섰습니다.

김 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각 정당은 협상에서 손을 떼고, 두 후보가 직접 만나 단일화를 이루는 결단을 해야 한다”며 신속한 단일화를 촉구했습니다.

두 후보가 만나도 단일화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후보가 협상팀에 전권을 위임하는 등 한 목소리입니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후보는 후보, 협상팀은 협상팀이라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두 후보가 만나 극적으로 타결을 한다고 해도, 국민의힘 내부에서 받아들일지도 현재까지는 의문입니다.

패자가 모든 것을 잃는 단일화 협상, 각자의 길을 갈 수도 

국민의힘이나 안철수 후보나 이번 서울시장 야권 단일 후보로 결정되지 못하면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만약 안철수 후보가 단일 후보로 결정되면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후보도 내지 못한 제1야당이 됩니다. 이후 대선까지도 당내 후보가 아닌 윤석열 등 제3의 인물에 의해 끌려다니게 됩니다. 당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단일 후보로 결정되면 안철수 후보는 이제 선거에 나설 명분도 능력도 사라집니다. 서울시장 단일 후보에서 진다면 대선조차도 윤석열을 돕거나 제3지대 정당에 국민의당이 흡수되는 선택만 남게 됩니다.  

이번 야권 단일 후보 협상에서 지는 패자는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서로 윈윈이 아니라 죽지 않기 위해 끝까지 싸워야 하는 데스매치입니다.

국민의힘이나 안철수 후보나 ‘아름다운 단일화’는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야권 단일 후보 대신 각자 출마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을 잃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입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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