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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선언 14주년 기념대회 ‘함께 이루자 겨레의 약속’ 열려

박한균 기자 | 기사입력 2021/10/0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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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측, 해외측 대표들이 공동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제공-6.15남측위]  

 

▲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해외측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기념대회는 줌,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사진제공-6.15남측위]  

 

▲ [사진-기념대회 유튜브 갈무리]   

 

“남북·북미합의 이행하라”

“적대정책 철회하라”

 

10.4선언 14주년을 이틀 앞두고 남측과 해외동포들이 모여 “민족의 자주와 평화, 대단결을 위해 중단 없이 싸워나가자”라며 남북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2일 오전 11시 청년문화회관 JU동교동 다리소극장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3년, 10.4선언 14년 기념대회 <함께 이루자 겨레의 약속>’가 열렸다. 

 

이날 대회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와 해외측위원회(해외측위)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줌,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남측에서는 한충목·김재하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이태형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권낙기·임방규 통일광장, 권오헌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손미희 우리학교시민모임 공동대표, 정종성 6.15청학본부 상임대표, 김수형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상임대표 등 시민사회 단체 대표들이 참가했다. 또한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 박흥식 전농 의장 등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해외측에서는 손형근 해외측위 위원장을 비롯한 대표단(일본), 선경석 유럽위원회 상임대표를 비롯한 김진향 유럽지역위원회 대표단, 신필영 미국위원회 대표 위원장 등 미국위원회 대표단이 온라인으로 함께했다. 

  

사회자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대회에 앞서 최근 종전선언이 언급된 것과 관련해 “(2007년 10.4선언에서 처음 언급된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이제라도 종전선언이 된다면, (이는) 분단과 전쟁의 고통을 끝내는데 매우 획기적인 성과가 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그러면서도 김경민 사무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1일) 대규모 합동상륙작전인 ‘피스메이커’를 참관하면서 종전선언을 거론한 것을 두고 “상대방을 점령하는 훈련을 하면서 전쟁종식을 말한다면 신뢰가 회복되기는 힘들 것 같다”라며 적대적 행동은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은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북한이 대답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통신연락선 재복원을 표명한 것은 관계 회복의 새로운 씨앗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 씨앗이 꽃을 피우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고개가 있다”라며 “한 손에 총을 들고는 진정어린 대화란 있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대화의 장을 만드는 신뢰의 힘이자 대화를 통해 한걸음 전진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라며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 정부가 먼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전격 선언하고 대결적 군비증강을 멈춘다면, 더불어 반인도적 대북제재 해제를 위해 5.24조치 해제, 개성공단 재개 등 우리가 먼저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단행한다면 대화의 장은 다시 열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손형근 해외측위 위원장도 기념사를 통해 “6.15공동선언의 실천강령인 10.4선언 14주년을 뜻깊게 기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손 위원장은 “(남측과 해외측은) 조성된 엄중한 정세를 연대 연합의 힘으로 돌파할 결의를 안고 4.27~10.4까지 민족자주를 전면에 내걸고 평화통일을 힘차게 전개함으로써 지난 시기 없었던 귀중한 성과를 만들어 냈다“라고 평가했다.  

 

손 위원장은 종전선언 전제조건으로 공정하고 상호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북한의 군사행동을 미국과 한국이 일반적으로 강하게 비난하고 배격하는 것은 매우 불공정하다고 해외동포들도 인식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북한이 남북통신연락선 복원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는 “남측이 공평하고 상호존중의 입장에 선다면 남북대화가 다시 시작될 것이다. 겨레의 희망대로 남북대화가 전진 되도록 문재인 대통령의 담대한 결심과 실행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대회에서는 오하나 6.15남측위 사무국장의 4.27~.10.4 공동행동기간 남측 활동보고가 있었다.

 

남측은 지난 6월 15일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6.15남측위를 비롯해 민화협,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광복회, 전국민중행동 준비위원회 등 87개 단체가 연대해 토론, 실천하는 성과를 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특히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의 내용이 중심이 된 기자회견, 1인시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남북, 북미 공동선언 실현과 한반도 자주평화를 위한 선언’에는 남측, 해외에서 총 2,335개 단체, 인증샷 6,711장, 1만5천여 명이 참여했다.

 

온라인으로 참가한 일본, 미국 등 대표단들의 국외활동보고도 이어졌다.

 

일본에서는 ‘공동행동기간 6.15남측위와 해외측위의 연대투쟁을 어느때보다도 조직적으로 체계적으로 규모 있게 전개한 것’, ‘남·해외 청년학생 토론회 처음 진행한 것’ 등의 성과를 냈다. 일본전역 377개 단체가 선언에 참여하는 등 반미자주통일 운동을 확대하는 중요한 토대가 마련된 것도 성과로 언급됐다. 

 

미국에서도 6.15미국위원회를 포함한 5개 지역위원회,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해외동포연대, 코리아피스나우 등 50개 단체가 선언에 참여하고, 25개 지역에서 350여 명이 인증샷에 참여한 성과를 냈다.

 

허원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 전 위원장은 “미국이 쿼드와 오커스 안보협의체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적·경제적 패권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되고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과 강화되는 한미동맹, 남북한의 첨단무기개발경쟁 등은 한반도 평화정착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독교는 2021년 한국전쟁의 완전한 종식과 항구적인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서 ‘한국교회종전 평화운동본부’를 구성했다”라며 세계 교회와 함께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운동을 지속하며 광복 80주년이 되는 2025년까지 한반도 이내 평화협정지지 확산 등 최대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수행원으로 참여한 경험을 떠올리며 남북 간 약속이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착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 상임대표는 “(남북)공동선언은 지속 가능한 평화의 문서”라며 ‘겨레의 약속이고, 지켜야 할 것’, ‘경제, 민생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경석 6.15유럽위원회 상임대표는 경색된 남북관계 해결 방안으로 ‘미국을 설득하는 길’, ‘외세의 강압으로 굴절된 역사를 복원시키는 길’ 두 가지를 언급했다.

 

선 상임대표는 방안 중의 하나가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는 것인데 현재로서는 미국 주류 세력의 변화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하나는 민족의 힘으로 자주권을 갖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는 것을 제시했다.

 

각계 대표 발언 이후 지난 20년간의 남북관계 역사와 우리의 과제를 담은 영상이 상영됐으며, 통일의 노래 ‘희망새’ 노래극단의 공연이 이어졌다.

 

‘쿵쿵 따’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치며 ‘자주평화! 민족통일! 남북합의 이행하라!’ 구호를 함께 외치는 상징의식도 영상으로 소개됐다.

 

이날 대회는 장정화 대한불교청년회 중앙회장, 김수형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상임대표, 리홍윤 6.15일본지역위 청년학생협의회 공동회장, 6.15일본지역위 청년학생협의회 리미화 청년이 공동결의문을 낭독한 후 마무리했다.

 

 

다음은 공동결의문 전문이다.

 


 

9월 평양공동선언 3주년, 10.4 남북공동선언 14주년 기념대회 

공동결의문

 

9월 평양공동선언, 10.4 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하는 오늘, 우리는 각별한 결의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남북관계가 멈춰 선 지 2년여, 남북관계와 민족의 미래를 비추던 남북공동선언들이 빛바랠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입니다.

 

2018년 남북은 판문점선언에 이은 9월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분야합의를 통해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남북관계의 새 지평을 열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문화 모든 분야에서 협력하며, 나아가 적대의 최전선인 군사 분야에 이르기까지 일체 적대행위를 금지하고, 긴장을 해소하며, 신뢰를 구축해 나가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14년 전 10.4 남북공동선언이 그랬던 것처럼, 판문점과 평양의 약속은 이행되지 못한 채 멈춰 섰습니다. 대화의 입구가 되었던 미국과의 합동군사훈련 중단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남북협력의 장벽인 대북제재를 넘어설 어떤 결단도 하지 못하는 동안 남북관계는 후퇴를 거듭해 왔습니다.  

 

지난 4.27~10.4운동 기간 우리는 멈춰선 남북 공동선언들의 이행을 위해 투쟁했습니다. 공동선언들의 이행은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의 유일한 길입니다. 다시, 남북 공동선언들을 살아 숨 쉬게 해야 합니다. 

 

일체의 적대행위, 대결적인 언사를 중단해야 합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제76차 유엔총회 연설을 시작으로 종전선언에 관한 관심이 높습니다. 남북은 이미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과 2018년 판문점선언에서 종전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남북은 종전선언이 68년이나 지속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신뢰입니다. 남북이 흔들림 없이 ‘적대’를 청산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며 협력해 나갈 수 있다면, 종전선언을 포함해 남북이 주도적으로 정전체제를 규정해 온 낡은 것들을 청산하고 평화체제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적대적 언사를 즉각 중단하고, 남북 군사분야 합의에 따라 긴장해소와 신뢰구축을 위해 공정한 기준을 세우고 이행해야 합니다. 대화의 입구가 될 미국과의 합동군사훈련과 도를 넘은 무력증강의 중단을 결단해야 합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가 개척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에 따라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갑시다.  

 

2019년 2월 북미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후 북미관계의 교착과 함께 남북관계는 중단되었습니다. 중단된 남북관계는 남북 주도의 질서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으며, 민족자주야말로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의 척도임을 말해 줍니다. 

 

분단과 전쟁의 출발점이 된 냉전은 최근 미국의 대중국견제와 미중 패권대결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미국이 대중국 견제를 위한 각종 군사동맹을 구체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군사동맹을 대중국 견제를 위한 수단으로 앞세우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미국 주도의 군사동맹에 더 깊숙이 편입된다면 겨레가 바라는 평화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강대국 질서에 편입되어 대결의 역사를 되풀이하느냐, 운명의 주인으로 새로운 질서를 개척하느냐는 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 남북의 단결된 힘에 달려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조국의 평화와 민족의 번영을 위한 길에서 결코 물러설 수 없습니다. 

민족의 자주와 평화, 대단결을 위해 중단 없이 싸워나갑시다. 

민족의 단합을 가로막는 모든 장벽을 걷어내고, 남북의 신뢰와 협력으로 이 땅의 미래를 개척하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갑시다.

 

2021년 10월 2일

9월 평양공동선언 3주년, 10.4남북공동선언 14주년 기념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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