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환 대표가 26일 창간 21주년 기념사를 전했다. [사진-조천현]
이계환 대표가 26일 창간 21주년 기념사를 전했다. [사진-조천현]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통일을 부정하거나, 통일을 멈추게 하거나, 통일을 뒤로 미루거나 또한 통일을 다른 무엇으로 대체해서도 안 된다고 봅니다. 우리의 전략적 목표는 당연히 한반도 민족통일이며, 지금 답답하고 어려운 이 시기의 전술적 목표는 민족통일을 향한 그 무엇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통일담론이라고 봅니다.” 

26일 「통일뉴스 창간 21주년 기념식 및 제3회 조용수언론상 시상식」에서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가 기념사를 통해 남북관계가 꽉 막힌 답답한 상황에서 퍼지는 갖가지 ‘반통일’, ‘반민족’ 담론을 비판하면서 이같이 호소했다.

특히, ‘통일부를 남북관계부로 바꾸고, 남북연합을 당면목표로 설정하자’는 최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견해에 대해서는 “우리의 목표를 통일에 두지 말고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두자는 뜻”이며 “민족통일이 아니라 평화공존을 하자는 것”이라고 봤다. 

이계환 대표는 “문제는 현 시기 남북관계의 어려움에 편승해 진보적 인사들 사이에서도 이같이 견해가 자주 등장하고 또 우리 사회에서 먹힌다는 데 있다”면서 “지식인들이 민족문제에서 ‘탈민족’을 얘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반민족’을 얘기하는 것과 비슷한 경우”라고 지적했다.  

현 단계 통일뉴스의 임무에 대해서는 “20주년 때도 말씀드렸지만 통일의 이념인 민족주의에 근거해 통일담론을 활성화하는 일”이라고 했다. ‘민족화해의 소식’을 전하며, ‘통일담론 활성화’를 위해 분투하는 [통일뉴스]에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를 당부했다.   

왼쪽부터 김경민 YMCA 사무총장, 이태형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정연진 AOK 상임대표. [사진-조천현]
왼쪽부터 김경민 YMCA 사무총장, 이태형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정연진 AOK 상임대표. [사진-조천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인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27일 예정된 ‘2021 반미자주대회’를 제안한 범민련 남측본부 이태형 신임 의장,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통일운동을 전개하는 정연진 AOK(Action One Korea) 상임대표가 각각 축사를 전했다. 

김경민 사무총장은 “통일뉴스 창간 21주년을 축하한다”면서 “평화통일을 견지하면서 우리 사회의 통일담론을 확대하면서 또한 정확한 정보로 남북의 현실과 국제정세를 알려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내부에서 공동의 통일담론을 만들어내는 게 대단히 어렵다고들 하지만 (통일국민협약을 만들기 위한) 4년 간의 사회적 대화에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한국 시민들이 깊은 곳에서는 통일을 향한 넓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고 전했다. 

“이념을 통해서 엄청나게 갈등하는 것 같지만 한국사회의 깊은 심층에서 민중들의 또는 시민들의 열망 안에서 남북의 통일을 평화롭게 실현해야만 한다는 깊고 넓은 공감대가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면서 “통일뉴스가 민족·통일담론을 더 확산해줄 것”을 당부했다.   

코로나 방역수칙에 맞춰 참석자 수가 제한됐다. [사진-조천현]
코로나 방역수칙에 맞춰 참석자 수가 제한됐다. [사진-조천현]

이태형 의장은 “반공·반북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남녘 땅에서 북에 대한 왜곡보도, 선정보도, 저질보도가 만연하는 언론환경 속에서 오직 민족문제, 통일문제에 천착하여 북 바로알기, 북녘 실상을 그대로 보도하려는 노력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정적으로 어려웠을 것이고 21년 간 잠시 한눈을 팔까 유혹도 있었을 텐데 자본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정진하면서 통일뉴스를 이끌어왔던 이계환 대표와 식구들에게 통일뉴스를 보면서 하루를 여는 독자로서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정연진 상임대표는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통일운동을 해보자며 사무실도 직원도 돈도 없이 다닐 때 “통일뉴스가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내주었던 덕분에 해내외가 함께 하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풀뿌리 통일운동 AOK가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현재 통일운동은 사회운동의 작은 분야 같이 위축되어 있다”고 진단하고 “통일운동이 많이 젊어지고 확장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간운동이 할 수 있는 것은 통일운동의 방향을 설정하고 전략과 목표를 세워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사회변혁을 위한 운동으로 참여할 수 있겠나 하는 것이다.” 

왼쪽부터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이광재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윤택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영상축사 캡쳐]
왼쪽부터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이광재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윤택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영상축사 캡쳐]

각계의 영상 축사가 이어졌다.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통일뉴스가 특별히 언론을 통해 평화통일에 기여하는 큰 뜻에 경탄 드린다”며, “지금 비록 남북이 꽉 막혀 있지만 새해에는 남북을 오가는 좋은 소식들이 통일뉴스에 넘쳐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통일뉴스는) 남북관계 주요 사건과 정치사회적 이슈뿐만 아니라 분단현실의 애환과 고통, 평화통일에 관한 문화, 지역, 사람 사는 이야기들을 정확하고 생생하게 전달했다”며 “그간의 이 모든 노력에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광재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다시한번 원대한 꿈을 가집시다”라고 독려했다. “독일도 영국도 미국도 일본도 나라를 결국 하나로 만들었을 때 위대한 나라가 됐다. 우리가 남북한의 평화와 통일문제를 절박하게 생각해야 한다.”

윤택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통일뉴스는 해외동포들에겐 고국의 소식을 전하는 민족어론, 그리고 남과 북 노동자들에겐 새로운 희망을 전해주는 민족정론지”라며 “더 큰 희망과 더 큰 번창”을 기원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문재인 정부 5년의 교훈인 약속의 이행이야말로 남북관계를 푸는 기본 열쇠임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면서 “모두가 전환의 시대”라고 말하는 때에 “우리 모두 과거 통일운동의 부족함을 돌아보고 시대의 속도에 맞는 과감한 통일운동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이 '분족론의 3대 부당성'을 주제로 영상 강연을 전했다.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이 '분족론의 3대 부당성'을 주제로 영상 강연을 전했다.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소장은 「‘분족론’(分族論)의 3대 부당성」이라는 주제로 ‘창간 21주년 기념 특별 강연’ 영상을 보내왔다. 

‘분족론’이란 “우리는 통일민족인데 우리를 둘 (또는) 셋으로 갈라서 나라의 민족분단과 나라의 정체분단을 영원히 고정화시키려는 주의, 주장”을 말한다. 남북 간에 민족적 공통 요소가 없어졌으니, 한 민족이 아니라고 하는 식이다.  

정 소장은 이 주장이 지닌 부당성 중 첫번째로 “민족론에 대한 심각한 무지와 오해”를 꼽았다. 

“(남북의) 경제 제도나 수준이 서로 다르다. 이것은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팩트’다. 그런데 우리가 민족을 구성하는 요소라 할 때는 경제제도, 경제수준이 아니다. 경제제도나 수준에 의해서 민족이 구성되는 것은 아니다. 원시사회부터 봉건, 자본주의 사회로 제도는 많이 달려졌다. 그렇다고 우리 한민족이 민족이 달라졌나? 안 달라졌다. 어떻게 보면 아주 금방 이해되는 이야기인데 (분족주의자들이) 이것을 합리화하다보니 정말 어불성설인 논리 가지고 접근한다.”

특히, 민족을 구성하는 객관적 요소로서 경제는 그 기층이 어떻게 구성되는가에 주목한다. “남이나 북이나 예나 지금이나 우리의 기층구조는 농업과 공업이지 상업이 아니다”고 했다. △의식주와 같은 경제생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지리적 여건도 경제적 공통요소에 속한다. 

‘분족론’은 또한 “남북의 합의에 대한 공공연한 반대와 도전”이자, “우리 통일민족사에 대한 반역적 이탈과 포기”라고 정 소장은 지적했다. 

“우리 선조들이 피땀 흘려서 어렵사리 수백년 동안 걸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통일민족사를 배반하는 것이다. 그래서 제가 반역이란 말을 썼다. 본래 우리는 다민족다문화국가였다. 275개 성씨 중 136개(46%)가 외래 귀화성이다. 제일 많은 고려시대에 60개, 폐쇄적이라던 조선시대에도 무려 30개 씨족이 들어와 귀화했다. 우리는 다민족을 단일민족으로 응집해서 세계사에서 드문 통일민족국가를 건설했다.”

정 소장은 “분족론이 나온 배경은 북이 못살고 남이 잘사니까 합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진화된 통일론’을 거듭 제안했다. “통일해서 얻는 편익을 가지고 보상해서 퇴행적 빈곤화를 선진적인 부유화로 전환시키는 것이 바로 우리 통일의 전망이고 앞으로 할 일이다.”

왼쪽부터 원희복 이사장, 김삼웅 선생, 고승우 심사위원장. [사진-조천현]
왼쪽부터 원희복 이사장, 김삼웅 선생, 고승우 심사위원장. [사진-조천현]

민족일보기념사업회(이사장 원희복)가 주최하는 「제3회 민족일보 조용수언론상 시상식」이 이어졌다. 수상자는 전직 언론인이자 ‘약산 김원봉’과 ‘백범 김구’, ‘우사 김규식’ 등의 평전을 출간한 작가 김삼웅 선생이다. 

고승우 심사위원장의 보고에 이어 원희복 이사장이 상패와 상금을 수여했다. “민주언론인으로, 민족통일·역사정의를 기록하는 학자로 민족일보의 사시인 ‘민족의 진로를 가리키는’ 일을 했으며, 친일·독재미화 국정교과서 저지에 앞장선 행동가”의 공로를 기린 것.

김삼웅 선생은 “선진국 중 언론자유는 최상위 수준이고 언론불신이 최고상태인 오늘에 이르러 조용수 선생의 용기와 함께 앞선 언론의 지표가 무척 그립다”면서 “언론계의 변방에서 ‘낮달’과 같은 존재로 살아가는 필부에게 역사의 무게가 적지 않은 ‘조용수언론상’이라기 감당하기 어렵다”고 울먹였다.

그는 “스승들을 닮기도 어렵고 담아날 그릇도 못된다. 다만 가치집단이 이익집단화하고 술 한잔 마시지 않고도 토악질나게 하는 ‘그들’의 세계와 멀리 하면서 관념의 뜨거운 껍질을 벗고, 자기 정화를 게을리 하지 말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련다”고 말했다. 

오른쪽 첫번째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장, 두번째 방동규 선생. [사진-조천현]
오른쪽 첫번째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장, 두번째 방동규 선생. [사진-조천현]

‘통일뉴스 창간 21주년 기념 특별공로상’ 수상식이 이어졌다. 통일뉴스에 꾸준히 칼럼을 기고한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장, 통일뉴스 유튜브 채널 본격화의 첫발을 떼게 한 ‘방배추 유튜브팀’(방동규, 전영우, 김태항)이 선정됐다.

“이번에 찾아보니 2005년 1월에 통일뉴스에 첫 칼럼을 실었다”는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장은 “제 글을 애독해주신 덕분에 오늘 특별공로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독자들께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이제 나이도 많고 제 동료들이 ‘이제 그만 쉬라’고 권고했지만 저는 앞으로도 건강과 열정이 허락하는 한 지속가능한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해서 피스메이커 역할과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조선의 3대 구라’ 방동규(방배추) 선생은 어려운 환경에서 20여년을 버텨온 통일뉴스를 격려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우리에게 좋은 소식 주시고 통일 위해서 애써주시길 바란다. 저도 한몫 하겠다”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참석자들의 기념촬영으로 이날 행사가 마무리됐다. [사진-조천현]
참석자들의 기념촬영으로 이날 행사가 마무리됐다. [사진-조천현]

[통일뉴스]를 대표하여 노중선 상임고문이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오후 5시에 시작한 이날 행사는 전태일기념관 장소영 팀장의 사회 아래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1시간 동안 진행됐다. 통일뉴스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중계됐다.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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