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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김건희 리스크’ 대책은 입 닫은 채 ‘방탄’ 수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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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3/12/29 09:59
  • 수정일
    2023/12/29 09:59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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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3-12-29 05:00

수정 2023-12-29 07:24

김미나 기자 사진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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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를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일(현지시각)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 임명 법안’(김건희 특검법)이 28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김건희 리스크’가 내년 4월 총선까지 정국의 핵으로 본격 부상했다. 대통령실은 이 법안이 통과된 직후 “거부권 행사”를 예고하며 야당과의 극한 대치 구도를 자처했다. 하지만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해명하기는커녕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다는 요구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직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은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는 대로 즉각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통령실은 그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양곡법·간호법·노란봉투법 등에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할 땐 “당과 부처, 관계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신중히 판단하겠다”며 표면적으로나마 ‘숙고의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김건희 특검법에는 즉시 거부권 행사 의지를 피력하며 격앙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 거부권을 행사하기까지는 법제처 상신, 국무회의 의결, 대통령 재가 등 절차가 필요하고, 헌법도 법이 정부에 송부된 지 ‘15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이 법안 통과 직후 거부권 행사 뜻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이 수석이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 권한인 ‘재의요구권’이라는 단어 대신 ‘거부권’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 또한 김 여사 특검법 처리에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거부권 행사의 이유를 설명하면서 야당의 비판도 강하게 반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의 특검은 여야가 합의로 처리해왔다. 야당이 (특검을) 임명한 경우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 경우에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며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의 ‘합의 정신’을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과거에도 수사 상황을 브리핑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선거 직전에 노골적으로 선거를 겨냥해서 법안을 통과시킨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며 김건희 특검법의 내용과 통과 시점, 시행 시기 전반에 정치적 의도가 짙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이날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터져나오는 ‘김건희 리스크’ 보완 조처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특검법 취지에 동의하는 국민들도 상당수 있기 때문에 보완 조처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는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오늘 대통령실 메시지는 분명히 전달드렸다. 나머지는 추가로 전달하겠다”고만 말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가족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임명이나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 부활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국민의힘에서도 “거부권을 행사하면서도 동시에 많은 국민들의 우려에 대해서는 영부인의 활동이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게 민심을 얻는 데 중요하다”(안철수 의원)고 요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답은 내놓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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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8일 경기도 연천군 중부 전선 육군 제5보병사단 열쇠전망대를 방문해 식당에서 장병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앞서 김 여사가 윤 대통령과 함께 리투아니아 순방 일정을 소화하면서 명품 편집매장을 방문해 쇼핑했다는 의혹과, 취임 뒤 민간인에게 명품 가방 등을 선물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무대응’으로 일관한 바 있다.

김 여사는 특검법 처리가 임박한 이달 중순부터 외부 활동에 모습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연말 봉사활동과 종교 활동에 매진했던 지난해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행사 참석 뒤 ‘패션 화보’에 가까운 전속 사진을 공개해온 이전까지와 달리 노출 자체를 삼가며 ‘소나기는 피하자’는 모양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한겨레에 “많은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의혹을 대통령실은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김 여사 관련 문제는) 그냥 넘기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상설특검법이나 특별감찰관 임명, 제2부속실 등 여당 입장에서도 상응하는 조처를 내놔 빨리 털고 가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가 아내로서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던) 대선 때의 약속 미이행에 대해 사과하고 앞으로 국내 공식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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