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공권력 투입 속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주민 부상 속출

한국전력, 2일 오전 6시 공사 재개... 밀양시, 움막철거 행정대집행 벌이기로

13.10.02 08:32l최종 업데이트 13.10.02 10:08l
윤성효(cjnews)

 

 

기사 관련 사진
경남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건설공사 4공구 헬기장에 경찰이 배치되어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2신 : 2일 오전 9시 57분] 주민 부상 속출

한국전력공사가 2일 대규모 공권력이 투입된 속에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가운데 주민들의 부상이 속출하고 있다.

밀양 765kV 송전탑반대대책위에 따르면 2일 오전 밀양시 상동면 126번 철탑 현장 주변에서 박갑출(73), 박갑순(80) 할머니가 경찰과 충돌로 부상을 입고 119 구급차에 의해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또 89번 철탑 현장 주변에서 단장면 용회동에 사는 김필귀(77) 할머니가 구급차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강순옥(63) 할머니는 109번 철탑 현장 주변에서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의식불명이었다가 잠시 뒤 의식이 돌아오기도 했다.

밀양시는 2일 오전 밀양댐 헬기장과 단장면 단장리에 있는 756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공사 4공구 건설자재 적치장 앞에 있는 움막을 철거하기 위한 행정대집행에 나설 예정이다. 행정 대집행 소식이 알려진 뒤 밀양 경과지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수십명이 움막 앞에 집결해있다.

[1신 : 2일 오전 8시 32분]
공권력 투입 속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주민 충돌 곳곳

한국전력공사가 대규모 공권력이 투입된 가운데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했다. 주민들이 경찰과 충돌하여 부상자가 생겨나고 있다. 한국전력은 2일 오전 6시부터 765kV 송전선로 공사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지난 5월 20일~29일 사이에 공사를 벌이다 잠정중단했으며, 공사 재개는 4개월여 만이다. 한국전력은 1일까지 포크레인 등 중장비 진입과 터닦기 등 공사재개 사전준비 작업을 해왔다.
 

기사 관련 사진
한국전력공사가 2일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가운데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 현장입구에 주민 10여 명이 목에 밧줄을 묶고 저항하고 있다.
ⓒ 문정선 밀양시의원

관련사진보기


한국전력은 단장면 84번·89번 철탑과 부북면 126번 철탑, 단장면 95번, 상동면 109번 철탑 현장에 대한 공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공사는 벌목작업과 터 닦기 등을 말한다.

한국전력은 직원과 시공업체 작업인부 등 250여 명이 투입된다. 일부 한국전력 직원들은 하루 전날인 1일 현장에 도착해 사전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 기동대가 2일 새벽부터 현장에 배치되었다. 경찰은 1일 1200여 명을 배치했는데, 전체 병력은 3000여 명에 이른다.

주민들은 철탑 공사장과 주변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밀양시 부북면 3개 농성장에 주민 30여 명, 상동면 여수마을 126번 현장 주변 주민 50여 명, 단장면 동화전마을 96번 현장 주변 10여명, 단장면 바드리마을 89번 현장 주변 50여 명이 밤샘 농성했다.

주민들은 대부분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많은데, 철야 노숙한 것이다. 주민들은 "오늘(2일)이 '노인의 날'인데, 하필 오늘 공사 재개해서 노인들을 힘들게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밤샘 농성이 계속되는 속에, 곳곳에서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대책위는 "상동면 도곡리 109번 철탑현장에서 경찰과 주민들이 몸싸움을 벌이다가 넘어진 주민이 경찰에 밟혀 의식불명인 상태"이며 "단장면 바드리마을 89번 철탑현장입구에서 할머니 한 명이 실신해 구급차로 이송중"이라고 밝혔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과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1일 오후 밀양에 도착해 상동면 126번 현장과 단장면 89번 현장 등을 방문했다. 두 의원은 2일 새벽까지 노숙 농성중인 주민들과 함께했으며, 봉쇄 상태에 놓인 통행로를 열어 고립된 주민들과 면담하기도 했다.

밀양시는 2일 오전 움막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에 나선다. 밀양시 부북면 평밭마을과 단장면 동화전마을, 단장면 바드리마을 등이 움막이 있는데, 밀양시는 공무원들을 동원해 철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제남·장하나 의원과 하승수·박훈 변호사, 문정선 밀양시의원은 밀양시의 행정대집행에 대비해 여러 현장에서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한다.

김정회씨, 부인-두 자녀와 함께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기사 관련 사진
경남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탑 공사 자재 적치장 앞. 주민들은 이곳에서 2012년 가을부터 움막농성을 해오고 있는데 밀양시는 2일 움막철거 행정대집행을 할 예정이다. 사진은 주민들이 움막을 지키고 있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기사 관련 사진
경남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건설공사 4공구 헬기장에 경찰이 배치되어 있고 행정대집행에 대비해 주민들이 움막 앞에 나와있다 .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송전탑 공사 재개 중단을 요구하는 단식농성도 벌어진다. 천주교 조성제 신부와 동화전마을 주민 김정회(42)씨는 2일 오전 11시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

김정회씨는 지난 8월 경찰·검찰이 송전탑 공사를 방해해 업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되었다. 대책위는 "김씨는 방위산업체인 삼성항공을 다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무기를 만들어 누군가를 죽이는 일이라는 사실에 염증을 느껴 귀농을 결심하고 10여년 전 동화전마을로 귀농했다"고 소개했다.

대책위는 "김씨는 4000여평의 농토를 일구며 유기농민으로 가톨릭농민회 활동을 해 온 젊은 일꾼"이라며 "주로 한살림과 우리농생협에 납품하며 네 아이를 낳아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집 앞을 지나가는 765kV 송전탑을 두고 볼 수 없어 반대 싸움에 동참하여 결국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았으나, 동화전마을 할머니들이 이틀이나 밀양경찰서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였고, 영장실질심사에서 '평화적으로 시위하겠다'는 약속 아래 기각되어 석방되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결국은 단식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농사일을 몇몇 벗들에게 맡기고 서울로 올라와 가족들과 함께 단식에 동참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단식에는 부인과 17살의 큰아들, 15살의 큰딸도 함께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경남진보연합은 2일 성명을 통해 "박근혜정부는 유신시대로 돌아가려 하는가? 정말로 밀양 주민을 죽음으로 내몰려 하는가?"라며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