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였던 암호화폐에 대해 <돈의 얼굴>은 그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는 않는다. 대신 박재영 PD는 "그저 '돈'의 관점에서 비트코인이 어디까지 왔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돈에 빠져 사는 것은 속물적이라거나, 빚지는 사람들은 무지하거나 한탕주의일 것이라고들 생각하지 않나. 하지만 청년들이 FOMO증후군(소외 불안 증후군, 다른 사람들이 돈을 버는 것을 보고 자신은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채무자들이 빚을 져보니 어떻더라는 얘기를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빚 편도 그렇지만, 코인 편 역시 사례자 섭외가 정말 어려웠다. 그들이 용기를 내서 이 자리에 설 수 있게끔 만드는 데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이들을 보호하는 장치에도 고민이 필요했다. 빚진 사람을 탓하거나, 그 사람들에게 새로운 구제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려고 한 게 아니다. 빚진 다양한 얼굴의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부 시사를 할 때도 어떤 사람은 '암호화폐를 사야겠다'고 말하고, 다른 사람은 '코인은 절대 안 해야지'라고 말하더라. (같은 영상을 보고도)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박재영 PD)
방영 전 공개된 <돈의 얼굴> 예고편에서 가장 화제를 모았던 건 다름 아닌 배우 염혜란이었다. 내레이터 겸 '머니맨'을 맡은 그는 실감 나는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이 꼭 알아야 할 경제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했다. 때로는 비트코인 채굴업자로, 때로는 은행원으로, 또 대출자로 1인 9역을 소화하며 '돈의 얼굴'을 보여줬다.
이혜진 PD는 "돈이 가진 다양한 이미지를 다 표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에 대해 되게 오랜 시간 고민했다. 제작진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섭외하고 싶어했던 유일한 인물이 염혜란씨였다. 섭외에 실패하면 '그냥 이 역할 없애자'라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모시고 싶었다. 혼자 1인 9역을 모두 해야 해서 쉽지 않았을 텐데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해 주셨다. 워낙 연기를 잘해주셔서 시청자 분들도 좋아해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희는 사실 드라마, 영화 스태프가 아니지 않나. 저희도 많이 노력했지만 (드라마, 영화) 현장과는 달랐을 것이라 생각한다. (염혜란씨가) 원고를 달라고 하셔서 보내드렸는데, 촬영 구성안, 편집 구성안 등을 다 궁금해하시더라. 다 알아야 더 잘 연기를 할 수 있다고 하시고, 모두 꼼꼼히 읽고 오셨다. 캐릭터 설정에도 아이디어를 많이 주셨다. 이건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저렇게 해볼까요 제안하시는 걸 보고 (염혜란씨가) 진지하게 작품으로 받아들여주시는구나 싶었다." (이혜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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