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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워치콘]‘자유의 방패’ 연습 아닌 ‘자유의 북침’ 연습이라 불려야



‘자유의 방패’라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사흘째 진행되고 있다. 3월 4일 시작하여 14일 종료하는 이 훈련에 대해 한미 당국은 연례적 방어 연습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거짓이다.

1976년에 시작되어 여러 차례 명칭이 바뀌어 오던 ‘자유의 방패’(프리덤 쉴드, Freedom Shield) 연습은 지난해 3월 ‘키 리졸브’가 명칭을 바꾼 것이다. 냉전 시기 세계 최대 규모의 핵전쟁 연습이었던 팀스피릿이 여러 차례 명칭을 바꾸어 지금의 ‘자유의 방패’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이해하면 무리가 없다.

▲ 2023년 3월 5일 대한민국 익산에서 열린 을지 자유방패에서 CH-47 치누크에서 낙하산을 타고 있는 미 육군 제1특전단과 한국군 제7특수여단 병사들 ⓒ주한미군

그런데 ‘자유의 방패’ 연습은 예년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째, 우선 ‘자유’라는 명칭이 붙은 것부터가 심상치 않다. 윤석열 정부 들어와 ‘자유’가 강조되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최근 통일부가 내세운 대북 정책 역시 ‘자유의 북진 정책’이다. 한미 양국은 북 정권을 세계 최고의 ‘반자유 정권’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라서 한미 군사연습에 ‘자유’를 넣은 것은 단지 방어를 넘어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배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둘째, 본지가 여러 차례 보도한 바와 같이 2023년부터 한미 군사 정책이 더욱 공격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며, ‘자유의 방패’ 연습은 바로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예년보다 훨씬 더 많은 한미군사연습과 한미일 군사연습이 진행되었다. 지난해 4월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창설된 ‘핵협의그룹’(NCG)은 한미 핵전쟁 시나리오를 만드는 협의체이다. 여기에 한미일 군사동맹, 유엔사의 전투사령부화 재추진 등 진행되었다.

 

셋째, 이번 ‘자유의 방패’ 훈련에서 새로운 작전계획 2022가 처음 적용된다. 작계 5022는 북의 핵시설과 주요 군사 기지를 감시하고, 핵사용 징후를 탐지하고, 핵 사용시 무력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21년부터 새로운 작전계획을 만들기 위한 전략기획지침과 전략기획지시가 합의되었고, 윤석열 정부 들어와 작전계획화하는 과정을 거쳐 지난해 5월 완성된 것이다.

북이 2018년 이후 정면돌파전을 선택하고 핵무력을 고도화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마련된 새로운 작전계획인 만큼 작계 2022에는 북의 주요공격지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이 이미 지난 2016년에 합동요격지점 700여 개를 선정했던 점을 비춰보면, 이번 작계에는 그보다 더 많은 공격대상이 지정되어 있을 것이며, 그공격 수단에 핵무기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따라서 작계 5022를 첫 적용하는 이번 ‘자유의 방패’ 연습은 북의 주요 군사시설을 공격하는 훈련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넷째, 이번 군사연습에 11개 유엔사 회원국(호주, 벨기에, 캐나다, 콜롬비아, 프랑스, 영국, 그리스, 이탈리아, 뉴질랜드, 필리핀, 태국)이 참여한다. 지난해 11월 첫 유엔사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올해부터 군사연습을 실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로써 유엔사 역시 전투사령부로 재개편되는 과정이 본격화되었다.

유엔사는 한국전쟁 시기 전투사령부의 기능을 수행했다가 1978년 한미연합사로 유엔사의 전투기능은 한미연합사로 이전된 바 있다. 그런 유엔사가 이번 ‘자유의 방패’ 연습에 참여한다는 것은 유엔사의 전투사령부로의 재개편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전쟁 시기의 대북 전투역량이 재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다섯째, 군사 연습의 규모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 우리 합참과 주한미군에 따르면 ‘자유의 방패’ 연습 기간 지상과 해상 그리고 공중에서 다양한 야외기동훈련이 시행된다. 이들 발표에 따르면 3월에 실시되는 야외기동훈련은 총 48회이다. 지난 3~4월 23회 대비 2배 이상으로 훈련의 횟수가 늘어났다. 훈련 내용 역시 북의 순항미사일 탐지 및 타격훈련, 연합공중강습훈련, 연합전술실사격훈련, 연합공대공폭격훈련 등이 한국 전역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따라서 미국의 전략폭격기나 항공모함 등 미군 전략자산이 ‘자유의 방패’ 연습 기간에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한미 양국은 20회 이상 전략자산을 전개한 바 있으며, 올해에도 1월 15~17일 한미일 해상훈련에서 핵항모 칼빈슨호가 전개되었고, 2월 23일 한미 공중훈련에서 F-35A가 전개된 바 있다.

신원식 국방장관 역시 2월 26일 국방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올해 전반기 한미연합훈련 횟수를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확대”하고 “지난해 전반기 야외기동훈련이 20회 였던 반면 올해는 50회 가까이 진행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모든 한미 군사연습이 그렇듯이 이번 ‘자유의 방패’ 연습 역시 한미 양국의 전쟁 연습에 다름아니다. 북의 핵시설을 탐지하고 공격하는 선제타격이 포함된 작계 2022를 숙달하고, 여기에 유엔사 회원국까지 참여시키는 것이 전쟁연습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 전쟁연습의 이름은 ‘자유의 방패’가 아니라 ‘자유의 북침’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야 타당할 것이다.

 장창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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