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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CEO ‘네이버 지분 요구’ 공식화…유일한 한국 이사 사실상 ‘경질’

네이버 위탁 순차적 종료”...‘라인의 아버지’ 신중호 CPO 사내이사 퇴임

라인과 야후재팬 로고 ⓒ뉴시스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압박하는 가운데 이데자와 다케시(出澤剛)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가 8일 "네이버에 자본의 변경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블룸버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데자와 CEO는 이날 라인야후 실적발표회에서 네이버와 지분 관계 조정 검토를 요청한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와 관련, "소프트뱅크가 메이저리티(majority, 과반수)를 취하는 것이 대전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데자와 CEO는 협상 상황에 대해서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11월 메신저 라인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자본관계를 포함한 네이버와의 관계 재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 법적인 강제력이 없는 '요청'이지만 실제로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지분 관계 조정을 요청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라인을 개발해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와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의 지분을 절반씩 가지고 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9년 라인과 야후재판의 통합에 합의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라는 지주회사의 지분을 각각 50%씩 가지고, A홀딩스가 라인야후의 지분 64.5%를 가진 구조다. 기업 구조상 라인야후는 소프트뱅크의 계열사로 분류되며, 네이버와는 관계사 관계다.

통합 합의 당시 경영권은 소프트뱅크가, 기술·개발은 네이버가 담당하기로 했다. 실제로 A홀딩스의 지분관계를 보면 소프트뱅크 50%, 네이버 42.25%, 제이허브 7.75%의 구조다. 제이허브는 네이버 지분 100%의 일본 자회사다. 실제로는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절반씩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지만, 형식상으로는 소프트뱅크를 대주주로 세워준 것이다. 다만 기존 라인 경영진인 신중호 CPO(최고제품책임자)가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는 등 안전장치를 뒀다.

 

 

 

라인야후 지분 구조 ⓒ라인야후 홈페이지


이 같은 상황에서 네이버의 지분을 조금이라도 소프트뱅크에 넘겨주게 되면 라인야후는 실제 지분 구조에서도 '일본 회사'가 될 우려가 있다.

이날 라인야후 실적발표회에서는 라인야후에 유일한 한국인 이사회 멤버였던 신중호 CPO가 이사에서 퇴임하는 등 이사회 구성 변경도 발표됐다. 다만 신 CPO의 직책은 유지된다. 실무와 경영을 분리하는 조치라는 것이 라인야후 측의 설명이다.

이사회 구성도 '사내이사 4인, 사외이사 2인' 구조에서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4인' 구조로 변경했다. 신 CPO 등 사내이사 2명이 퇴임하고, 사외이사 2명을 새로 선임한다.

또한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종료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데자와 CEO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해 기술적인 협력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야후와 네이버의 위탁관계 종료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재발 방지 대책으로 이미 라인야후가 약속한 사항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도 지난 3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일본 총무성) 행정지도 상 (라인야후의) 기술 파트너로 제공했던 인프라는 별도로 분리하라는 내용이 있어서 이 부분에서 매출에 영향이 있을 것 같다"며 네트워크 분리는 받아들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네이버에 대한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의 지분 매각 압박은 지난해 11월 말 라인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조사 결과, 고객 정보 관리 업무를 위탁받은 네이버 클라우드의 악성코드 감염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 라인야후에 대해 행정지도에 나서 '안전관리조치 및 위탁처 관리의 근본적인 재검토 및 대책의 강화'를 요구했다. 라인의 개발사인 네이버에 기술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상황을 재검토하라는 요구다.

이후 라인야후는 지난 4월 1일 총무성에 위탁처 관리 재검토를 포함한 재발방지대책을 보고했다. 라인야후가 내놓은 방지책에는 올해 6월까지 네이버와의 위탁업무를 종료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6년 12월까지 일본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라인야후의 자회사까지 네이버와의 네트워크를 완전히 분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의 재발방지책이 부족하다며 지난 4월 16일 '위탁관계 축소·종료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것', '네이버 네트워크와의 완전한 분리의 실현이 예정(2026년)보다 2년 이상 앞설 것' 등을 요구했다.

특히 총무성은 '자본관계를 포함한 네이버와의 관계 재검토'를 요청했다. 대주주인 동시에 위탁사인 네이버를 라인야후가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네이버와의 관계를 정리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일본 총무성이 기업에 대한 행정지도를 단기간 안에 2회 실시한 것은 이례적이며, 해외 기업에 대한 지분 매각을 압박한 것 또한 이례적이다.

이에 일본 인구 80%가 사용하는 메신저인 라인을 일본 정부가 '완전자국화'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지난 7일 "행정지도는 안전 관리 조처 등의 강화와 보안 거버넌스 재검토 등을 요구한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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