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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들고 “총선 승리” 외친 한동훈…선관위, 선거법 위반 검토

대구 윤재옥 후보 사무실 축사서 민주당·이재명 비방…대구 선관위 “발언 내용·맥락 종합 검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1일 윤재옥 대구 달서구을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국민의힘TV 캡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마이크 앞에서 연설하면서 총선 승리 의지를 밝히고 상대 당과 후보를 비방하는 등 발언을 쏟아내 선거법 위반 조사가 진행 중이다.

23일 대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한 위원장에 대한 선거법 위반 여부 검토가 진행 중이다.

문제가 된 연설은 지난 21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달서구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이뤄졌다. 한 위원장은 10여 분간 이어진 축사에서 선거운동 성격의 발언을 쏟아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운동 기간이 아닐 때는 확성장치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선거운동은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로 규정된다.

당시 연단에 설치된 마이크 앞에 선 한 위원장은 총선 승리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우리가 바로 이곳 대구에서 이번 총선을 진짜로 시작한다”며 “여러분 우리는 이번 총선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대한민국을 지켜야 하는 선거라고 생각한다”며 “왜냐하면 정말 통진당(통합진보당) 후예와 범죄자 연대가 이 나라를 장악하게 될 것이다. 그거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식 있는 시민들이 우리를 지지한다”며 “우리는 그분들을 위해서 서서 죽겠다는 각오로 정말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원들을 독려했다.

“현안 관련해서 말씀드리겠다”며 화제를 전환하는가 싶었으나, 더불어민주당 심판론으로 점철됐다. 한 위원장은 해병대 고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귀국 결정을 언급하며 “정말로 문제가 있었으면 빨리 조사하고 끝내야 하는데,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면 이건 공수처와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질을 한 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민심에 순응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조치를 하는 정당”이라며 “민심을 거부하는 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대 당의 특정 후보에 대한 비방도 서슴지 않았다. 당시 성범죄자 변호 이력으로 논란이 불거진 조수진 민주당 후보(강북구을)에 대해 “변호사가 성범죄 가해를 변호할 수는 있지만, 초등학생이 강간 피해를 당했는데 아버지가 그랬을 수도 있다는 식의 변호를, 그런 뉘앙스의 변호를 하는 경우는 상식적으로 없다”며 “그게 한두 번인가. 그 이후의 상황을 보면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행동들이 저 당에서는 용인될 수 있는 거다. 우리는 용인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민주당이 이분을 철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왜냐면 민주당 대부분은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도 발언했다.

화살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향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는 자기 조카가 잔인하게, 사귀던 사람의 가족을 죽였던 사안에 대해 데이트 폭력이라고 말하고 그걸 변호했던 사람”이라며 “그러니까 저 사람들의 생각은 조수진 씨 하나가 특이한 게 아니라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 거다. 우리가 이런 사람들에게 져서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딱 20일 남았다”며 “이런 사람들이 우리를 지배하는 그런 세상 만들고 싶은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 후보는 지난 22일 자진 사퇴했다.

한 위원장은 윤재옥 후보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그는 “제가 하고 있는 정치적인 학습, 경륜 이것의 절반 이상은 한 사람에게 배운 것이다. 바로 여러분의 윤재옥”이라면서 “저는 오랫동안 정치인을 많이 만나봤지만, 이렇게 신중하고 사려깊은 판단을 하고 그럼에도 추진력 있는 정치인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식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우리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를 퍼져나가게 하겠다”며 “그래서 우리 당이 오늘 여기 모였다. 투지, 승리에 대한 의지를, 필요성을 전국으로 퍼져 나오게 할 것”이라고 발언을 마쳤다.

대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전체적인 발언 내용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위법 여부를 검토 중인 단계”라며 “전체 내용과 맥락을 종합적으로 검토를 해서 선거운동에 이르는 발언인지 여부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검토 결과에 따라 경고, 수사의뢰, 고발 등 조치의 수위를 정하게 되는데, 현재로서는 위반 여부도 결정되지 않아 이후 절차를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 조한무 기자 ”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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