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부동산 담보대출 연체율이 늘어나는데 있다.
2023년말 상업용 부동산 담보증권(CMBS)의 연체율은 4.51%로 늘어났고, 이중 오피스 담보대출 연체율은 6.5%로 부실화가 심화되고 있다. 2023년 12월 오피스 대출 중 45%의 부동산 가격이 담보대출보다 낮은 ‘underwater’ 상태에 빠졌고, 올해 오피스 가격은 20%가 추가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향후 연체율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대규모 대출만기가 계속 돌아오고 있다.
2025년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규모는 1조 달러(약 1300조원)이고, 2027년까지는 2조 2천억 달러(약 2900조원) 이상의 담보대출 만기가 도래한다. 이렇게 만기가 도래하면, 빚을 갚거나 차환대출을 해야 한다.
그런데 저금리 시대 2~3%로 변동금리로 빌렸던 부동산 담보대출 이자가 7~8% 이상으로 금리부담이 매우 커졌다. 이런 상황 때문에 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소형은행의 줄파산으로 이어져 금융위기로 번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3. 문제가 되는 은행들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는 시작에 불과하다. 미국 지역은행 중 밸리내셔널방코프(Valley National Bancop)는 자기 자본대비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472%로 NYCB와 비슷하다. 이외에도 WaFd가 371%, Axos Financial이 356%, Bank OZK가 345% 순으로 위험노출도가 매우 높다.
앞으로 경기침체와 겹쳐 상업용 부동산 담보 대출 중 10~20% 정도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미국 은행권 손실이 800억 달러(약 106조원)~1600억 달러(약 212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최대 385개 소형은행들이 파산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국 시중은행은 4천 개 정도이다.
일본과 유럽도 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아오조라은행(Aozora Bank)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올 1분기 예상 실적이 적자로 발표되면서 주가가 15.5% 하락하고, 은행장이 사퇴하였다.
유럽은행들도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6조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 손실이 예상되어 대손충당금을 2배로 올렸다. 스위스 3대 은행인 율리우스베어(Julius Baer)는 대출을 해준 부동산 기업 시그나그룹이 파산하는 바람에 7억 달러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했고, 그 책임으로 CEO가 교체되고 해당 부서가 없어졌다.
4. 한국 해외부동산 투자현황
국내 금융사들도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렸다가 손실을 당하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 중 해외 부동산 투자는 보험사가 56.6%, 은행이 17.9%, 증권사가 14.9% 순으로 해 왔다. 지역별로는 북미지역이 61.1%로 가장 높고 유럽 19.2%, 아시아에 4.4%를 투자했다. 그중 오피스 투자는 7조원 규모로 해외 부동산 투자 중 52%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숙박시설 16%, 주거용 10% 순이다.
국내의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계속 확대되어 2013년 4.9조원에서 2023년말 79조원으로 10년 만에 16배나 증가했다. 해외 부동산펀드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는 2만3천명에 달한다.
그런데 국내 금융기관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 투자액 56.4조원 중 22.5%인 약 12조6천억원 정도가 올해 말에 만기가 도래하고, 개인투자자가 포함된 해외 부동산 펀드도 11.6조원 정도가 올해 만기가 돌아온다. 이미 최근까지 해외 부동산 투자손실액은 2조4600억원에 달했다. 올 연말과 그 이후에도 손실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의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이 큰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로 가격하락률이 큰 북미나 유럽 지역에 집중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투자유형에서도 대출은 현지 은행에서 선순위 담보대출로 추가 자금을 조달해서,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에는 가장 후순위인 지분(equity) 형태로 매입해 원금회수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셋째로 가격하락 리스크가 큰 B급 오피스 투자가 많다. 해외 부동산 투자 펀드 모집 시 건당 투자규모 제약으로 중규모 딜(1,500~4,000억원)의 비중이 높은데, 이 가격대는 주로 대도시 외곽의 B급 오피스를 매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 이 오피스들의 공실율이 높아지고 가격하락이 되는 경우가 많다.
넷째로 투자만기기간은 보통 5~7년인데, 임차기간은 이보다 짧다. 때문에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임차만기 2~3년 전에 6~12개월 정도의 임대료 페널티를 내고 사전통보하면 중도해지가 가능한 옵션(break option)으로 계약한 경우가 많다. 공실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5.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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