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무차별 총격 테러가 발생해 최소 137명이 숨졌다.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분파인 ‘IS-K’(호라산)는 테러 직후 배후를 자처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주장했다.
25일자 아침신문은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배후설 제기에 비판적인 관점의 보도를 내놨다. 동아일보 1면 제목은 <137명 숨진 러 테러, 우크라에 화살 돌린 푸틴>이다. 테러는 지난 22일(현지 시간) 콘서트 관람을 위해 ‘크로쿠스 시티홀’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을 향해 무장 괴한이 자동소총으로 무차별 난사하면서 벌어졌다. 동아일보는 “2004년 3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체첸 반군의 베슬란 학교 인질 사건 이후 20년 만에 러시아에서 벌어진 최악의 테러”라고 규정했다.
우크라이나 배후설…푸틴 대통령 책임론 확산 불식 의도
러시아는 하지만 23일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총 11명을 검거한 뒤 우크라이나와의 연계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핵심 용의자 4명이 우크라이나와 약 100km 거리에 있는 브랸스크에서 검거됐다고 강조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우크라이나의 개입은 전혀 없었다면서 테러 공격에 대한 정보를 러시아에 공유했다고도 밝혔다. 동아일보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테러의 책임을 우크라이나로 몰아가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강화 명분으로 삼으려는 속내를 드러내자 첩보 공개를 통해 러시아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 종신집권 길을 열어준 러시아 대선이 끝난지 닷새 만에 발생한 테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아일보는 “‘현대판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해 온 푸틴 대통령에게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한겨레도 1면 <IS가 저지른 테러인데…우크라로 총구 겨누는 푸틴>에서 “러시아는 이번 사건을 3년째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의 공격 강화 구실로 이용할 공산이 크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비난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몰두한 나머지 내부 대테러 활동에 구멍을 보인 푸틴 대통령을 향한 책임론 확산을 불식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3면에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테러가 어떤 방향에서 발생하고 있는지 그 요인을 추적했다. 한겨레는 “이번 사건은 이슬람국가호라산을 포함한 이슬람국가 세력이 최근 서방과의 대립으로 취약해진 러시아와 이란 등으로 테러 공격 방향을 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이슬람국가호라산의 테러 위협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21년 8월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때였다. 이슬람국가호라산은 카불 공항에서 폭탄테러를 저질러, 미군 13명 등을 숨지게 했다”며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일어난 전쟁은 중앙아시아 일부 지역 세력 공백을 일으켰고, 이슬람국가호라산 테러 무대 확대의 계기가 됐다. 서방에서 이슬람주의 테러 세력에 대비한 보안이 강화된 점도 이들이 러시아나 시아파 이슬람 국가인 이란 등으로 공격 방향을 바꾼 배경이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도 “2010년대 들어선 시리아 내전 개입과 함께 중동에 대한 영향력 확장을 노렸고 IS에 무자비한 공격을 퍼부었다. 그 과정에 이슬람 무장 세력과 대립 구도가 형성됐으며, 반(反)러 성향의 무장 단체들이 발호하며 러시아에 대한 테러 공격도 늘어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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