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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은정 “채상병 특검법 또 거부하면 헌재에 권한쟁의심판 청구할 것”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08/21 09:59
  • 수정일
    2024/08/21 09:59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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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훈 기자 qa@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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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8.19 ⓒ민중의소리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대중들 사이에선 ‘윤석열 저격수’, ‘검찰 저격수’로 불린다. 검사 신분으로 현직 검찰총장을 감찰했던 유일한 사람이다. 검찰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찰의 막강한 권력 행사가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를 무너뜨릴 것이다”, 박 의원이 22대 국회에서 하려는 것이다.

 

‘민중의소리’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 의원을 직접 만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일원으로 서울구치소 현장검증을 하고 돌아온 직후였다. 탄핵소추 조사 대상인 김영철 검사가 국정농단 공범 장시호에게 위증교사를 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절차였다. 지난 6월 22대 국회 개원 이래 박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요청 국민동의청원 청문회, 검사 탄핵 청문회 등 윤 대통령과 검찰을 관통하는 권력 견제 활동의 한가운데 서 있다.

 

- 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을 택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제가 2000년 2월에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검사 임명장을 받았습니다. 25년 차 검사인 올해 3월 6일에 해임 처분을 받았어요. 윤석열 검찰총장을 감찰했다는 이유로 막상 해임이라는 처분을 받고 나니, 그동안 제가 검사로서 보람되게 일했던 이런 것들에 대해 돌아보게 됐고, 여기서 이렇게 끝낼 순 없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정치인 박은정으로 싸우겠다고 마음먹은 건가요?

“반드시 소송을 해서 바로잡겠다고 생각을 하던 무렵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께서 창당을 하고 연락을 해오셨어요. 처음에는 ‘정치’라는 걸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거절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징계 취소 소송을 해서 윤석열 대통령과 싸우는 것과 조국혁신당이 내세운 ‘검찰독재 조기 종식’이라는 가치를 위해 일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 징계 때문에 변호사 활동도 어려웠을 테고요.

“그렇죠.”

 

- 짧은 기간 고민이 많았겠습니다. 주변에선 반응이 어땠습니까?

“저는 정치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살았기 때문에 걱정과 두려움이 컸어요. 특히 부모님이나 주변에서 말리기도 해서 그것에 대한 부담이 컸어요. 앞으로 계속 윤석열, 검찰과 싸워야 하니까 그 과정에서 또 어려움을 겪을까봐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지만, 용기를 냈습니다.

 

- 국회에서 무엇을 할 건가요?

“국회의원으로서 제 정치적 과제는 검찰독재 조기 종식을 위해 온 힘을 다하는 겁니다. 검찰개혁 법안들을 반드시 통과시키는 거고요.”

 

- 문재인 정부 때 검찰개혁은 미완이었나요?

“미완이 아니라 실패했습니다. 6대 범죄에 대해서는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인정해줬어요. 분리가 아니라 수사권을 조정한 거지요. 처음부터 수사·기소 분리를 내걸고 그 방향으로 갔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윤석열도 수사·기소 분리에 찬성한다고 하고 총장이 됐어요. 문재인 정부 초기에 적폐청산 수사를 이른바 ‘윤석열 특수부’에 맡기면서 특수부가 강화되고, 그게 여론의 지지를 얻었어요. 그러고 나서 수사·기소 분리를 하려고 하니 힘을 잃었던 거지요. 검찰 내부 기류도 바뀌었고요.”

 

- 검찰 조직 자체도 권력화에 딱 맞는 구조로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실질적 인사권을 가진 총장 아래에 줄 세워서 요직에 앉히고 말 안 듣는 임은정 검사 같은 사람은 지방만 전전하잖아요.

“그렇죠. 인사권으로 출세 가도를 달리게 해줘서 말을 듣게 하고, 검사들이 권력을 지향하도록 하죠. 말 안 들으면 징계를 하고요. 인사와 징계, 그 두 가지를 가지고 조직을 장악해서 일사불란하게 한 목소리를 내도록 하고,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검사를 고립시키는 게 탁월한 조직이죠.”

 

- 추미애 장관 때는 검찰을 건드리면 그 상대가 장관이라도 들이받더군요.

“추미애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사실 문민통제의 의미가 컸지요. 윤석열 검찰총장의 배우자 수사와 관련해 총장 지휘권을 배제시키는 지휘였잖아요. 그것마저 없으면 검찰권은 그 어떤 문민통제도 받지 않는 괴물이 되는 거지요. 초유의 사태라고 말들 하는데, 과거엔 법무부 장관도 검찰 출신, 민정수석도 검찰 출신이라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지 않으니 그럴 일이 없었던 겁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8.19 ⓒ민중의소리

 

- 그런 검찰이 지금 조국혁신당이 수사권 폐지를 시도하면 가만히 있을까요?

“검찰 내부에서도 검찰권이 남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 충분히 문제의식을 갖는 검사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제가 듣기로는 국민의힘 의원들 중에서도 수사·기소권 분리에 찬성하는 분들이 꽤 많다고 해요. 그들도 피해자가 될 수 있으니깐요. 무엇보다도 국민들에게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지’ 설득해서 국민들의 지지를 끌어낼 자신이 있습니다.”

 

- 먹고 사는 문제와 직접 연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국민들도 많습니다.

“최근 무차별적 통신조회 사찰 논란에서 알 수 있듯, 국민 누구나 검찰 수사로 인한 피해 당사자가 될 수 있어요. 무도한 수사로 전직 대통령도 돌아가시고, 너무 많은 희생이 있었잖아요. 그런 검찰 권력이 끝없이 확대돼서 급기야 가장 큰 권력을 쟁취해서 그 권력마저 오용하는 상황이에요. 국민들의 문제의식은 과거와 분명히 다를 겁니다.”

 

조국혁신당은 박 의원을 필두로 22대 국회 안에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공소청법과 중수청법, 수사절차법 제정안,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그것이다. 핵심은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고 수사기관의 적법 절차와 인권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조국 수사는 수사가 아니라 ‘사냥’이었다”

 

조국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가족 등 주변부를 겨냥해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조 대표 집 앞에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이 중국집 배달부에게 취재를 하는 모습이 담긴 기괴한 사진이 그때 나왔다. 막강한 수사·기소권에 기반한 이른바 ‘먼지털이식’ 수사였다. 이는 그동안 검찰의 고질적인 악습으로 지적되어왔고, 검찰개혁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배경이기도 했다.

 

- 보수진영에선 조국 대표 수사에 대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였다고 평가합니다.

“물론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해야죠. 하지만 수사라는 건 굉장히 침익적인 행정행위이기 때문에 헌법상 비례의 원칙에도 부합해야 하고, 따라서 그것이 너무 과잉이어서는 안 되는 겁니다.”

 

- 조국 수사는 과도했다는 건가요?

“과도한 수사였죠. 온 가족을 다 수사를 하고, 심지어 기소 적절성에 대한 문제가 됐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일어났던 그 수많은 피의사실공표라던지 각종 위법한 논란이 됐던 많은 것들을 살펴보면, 그건 수사가 아니라 사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다른 정치인 수사와의 형평성 논란도 있었습니다.

“수사는 공평해야 됩니다. 정의는 형평이죠.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수사했던 사건 중에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사건 중에 이 전 대통령이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한테 받은 뇌물 사건과 관련해 김윤옥 여사와 그 가족들에 대한 수사가 필요했어요. 그때 검찰은 소환을 시도했다가 출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추가 수사를 포기했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 및 뇌물수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의 뇌물수수 정황을 확인하고도 김 여사가 출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김 여사의 뇌물수수 사실은 법원에서 인정됐지만,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데 따라 처벌로 이어지지 않았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8.19 ⓒ민중의소리

 

- 검찰의 조국 대표 관련 수사가 과도했다면 재판 절차에서 교정이 됐을텐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특수수사라는 게 그렇습니다. 처음에 압수수색을 하는 순간 피의사실공표를 마구 합니다. 그 자체로 피의자를 악마화시켜요. 그러면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 되어버리는 거예요. 그 동력으로 구속영장 청구까지 가요. 영장을 심사하는 판사 입장에선 한쪽 입장만 볼 수밖에 없는 거지요.”

 

- 재판은 검찰 공소를 바탕으로 하는데, 결국 검찰의 무리한 수사의 영향으로 법원 판단이 왜곡됐을 수도 있다고 보시나요?

“그 부분은 제가 장담할 수는 없지만, 법원도 어느정도는 그런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근본적으로는 정치 수사가 문제군요.

“모든 특수수사가 그런 건 아니지만, 지금 윤석열 검찰의 특수수사가 정치적으로 보이는 건 자명하잖아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 계속해서 한쪽에 대한 수사만 과도하게 하고 있는데, 마치 대통령의 정적 죽이기를 같이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지요.”

 

- 이재명 대표 수사도 마찬가지고요?

“그렇죠. 이 대표에 대한 수사라든지, 민주당에 대한 수사, 이런 것들에 반해서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수사는 굉장히 초라하잖아요. 이런 모습들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검찰 주류와 보수 쪽에선 “박은정도 정치 검사”라고 비난한다. 다만 ‘검사 박은정’은 성폭력 분야 공인전문검사로 인정받고, 검사 임관 후 10년간 검찰 내 성폭력 사건 최다 처리 실적을 보유한 인물이다. 2010년 서울서부지검에 있을 때는 검찰 최초로 성폭력범죄대응센터를 개설했고, 검찰의 성폭력 수사 지침을 만들기도 했다. 정치 검사 이력이라고 하기엔 어색하다.

 

“윤 대통령의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는 위헌적, 헌재 권한쟁의심판 대상”

 

당장 정치권력에 대한 사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및 명품백 수수 사건이 대표적이다. 정치권력에 대한 수사 이력은 윤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지지 기반이었다. 의아한 상황이다.

 

-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 진상규명이 지지부진한데, 특검법도 번번히 좌초됩니다.

“윤석열 대통령 본인 사건이라서 계속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반복해서 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본인 수사를 막기 위한 거부권 행사이기 때문에 아무리 헌법상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이 규정돼 있다고 하더라도, 이 거부권의 내재적 한계를 일탈하는 위헌적인 거부권 행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방법이 없나요?

“조국혁신당에서도 채해병 특검법을 또 발의를 해놓은 상태인데, 만일에 이것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저는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으로 가져갈 생각입니다. 이 거부권 행사가 과연 정당한지에 대해 헌재 판단을 받아낼 겁니다. 결국 윤 대통령이 무한반복으로 거부권 행사를 하지 못할 거라고 봅니다.”

 

- 민주당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안했던 3자 추천 특검법도 논의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박찬대 원내대표가 논의해보자고 하니 한 대표가 또다시 발을 빼고 있잖아요. 저는 당대표 선거용이었다 생각하고, 실제로는 의지가 없다고 생각해요. 민주당으로선 진상규명을 위한 고육지책 아니었을까요?”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8.19 ⓒ민중의소리

 

-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이나 명품백 수수 관련 수사 과정도 논란이 많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 입장에서는 주가조작 사건 같은 경우 오래 되기도 했고, 명품백 관련해서도 당연히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니 이걸 제대로 안 하고 임기를 마치게 되면 나중에 특검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모양새를 갖춰서 조사를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 제대로 수사를 해보려고 했다는 건가요?

“아니요. 기소하겠다는 건 아니었던 것 같고, 다만 조사하는 모양새를 갖춘 뒤에 불기소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추측을 합니다. 근데 그마저도 실패했던 거죠.”

 

- 무엇 때문에요?

“그마저도 용산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검찰은 김건희 여사를 소환하지 못하고 김 여사 측이 지정해준 이른바 ‘안가’에서 출장 조사를 했다. 담당 검사들은 경호처 관할이라는 이유로 휴대전화를 반납하기도 했다. 또한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과 관련해서는 검찰이 혐의를 입증하기에 앞서 해당 명품백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대통령실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물론, 이미 무혐의 판단을 전제로 공매를 통한 국고환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그 명품백이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은 것이 맞는지에 대한 동일성 검증 작업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 행태는 어떻습니까?

“이런 수사는 검찰 역사상 없었습니다. 부끄럽고 초라하고 비참한 몰골이라고 생각합니다.”

 

- 윤 대통령이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를 발탁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송경호 검사장이 김 여사 명품백과 주가조작 수사와 관련해 김 여사를 소환하네 마네 하다가 그것 때문에 부산고검으로 갔어요. 좌천성 승진인 셈인데, 그때부터 저는 심우정을 염두에 뒀다고 생각해요.”

 

- 특수부 검사들에 대한 불신 때문인가요?

“특수부 검사들이 자기처럼 언제 또 자신을 배신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선택지가 별로 없었던 거지요.”

 

- 또 다른 특수부 출신 한동훈 대표와의 관계는 어떻게 정립될까요?

“지금 김건희 여사 문제와 관련해서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서로 충돌할 수는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두 사람은 한 몸이자 운명공동체일 수밖에 없어요. 두 사람의 사법리스크는 겹치지요. 서로를 지켜줘야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봉합인 듯, 아닌 듯, 그냥 이대로 끝까지 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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