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김진태 강원도지사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소재 창원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4.11.14.  ©뉴시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소재 창원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4.11.14. ©뉴시스

명태균 씨가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를 받게 되면서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가 점차 보수정치인들의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다. 검찰은 증거 인멸 우려가 크기에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한편 명 씨의 녹취록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은 명 씨와의 관계를 부인하기에 급하다.

수많은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만큼 명 씨와 모종의 ‘공모’를 벌이거나 ‘카르텔’을 형성했던 정치인들을 한눈에 살펴보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명태균 씨와 거래를 한 정치인들을 정리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금까지 밝혀진 명태균 씨와 윤석열 대통령의 인연은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당내 경선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명씨는 홍준표 현 대구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 개입했다. 자신이 소유한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윤 후보의 지지율을 홍 후보보다 높게 만든 것이다.

2021년 9월 29일 오후 명씨는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이를 좀 올려서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 “그 젊은 애들 있다 아닙니까. 응답하는 그 개수를 올려갖고 (지지율이) 2~3% 홍(준표)보다 더 나오게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같은 여론조사는 수차례 이어져, 그 금액 규모만 3억 7000여만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당선되자 음지의 개국공신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직접 22년 6월 보궐선거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창원 의창 공천을 요구했고, 윤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2022년 5월 9일 이뤄진 명씨와 윤 대통령의 통화는 그 같은 거래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윤석열: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를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명태균: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건희 여사

김건희 여사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최소 21년 6월부터 명태균 씨를 알고 있었다.

당시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신분이던 윤 대통령은 검찰개혁에 나섰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를 공격하며 ‘윤석열의 난’을 일으켰고, 검찰총장직을 사임하면서 보수층 대권주자로 떠오르기 시작했던 시점이었다.

언론에 공개된 명 씨와 김 여사의 문자도 그즈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내일 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겁니다. 내일 연락 올리겠습니다”라는 명 씨의 말에 김 여사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제가 난감 ㅠ”라는 답 문자를 보낸다. 이어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사과드릴게요”라며 “제가 명 선생님에게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 여부를 두고 명 씨와 이준석 의원의 컨설팅이 이뤄졌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2021년 7월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 씨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상가에 있는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서 만났던 자리에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함께 있었기 때문.

명 씨가 윤 대통령을 위해 여론조사 조작 지시를 내리기 직전에 당사자들 간의 비밀 회동이 있었던 셈이다.

그 뒤 김건희 여사는 두 차례에 걸쳐 명 씨에게 돈봉투를 전달했다. 21년 9월경 500만원을 전달한 것이 첫 번째고, 나머지 전달은 대선 과정이나 직후에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윤상현 의원은 명태균 씨의 개입 이전까지 무소속 상태였다.

그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동구·미추홀구 을 선거구에 출마 선언하였으나 해당 지역구는 미래통합당 차원에서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되어 컷오프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윤상현 의원은 반발하여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이전 당명)을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개인플레이로 한동안 권력의 중심에서 멀어져있던 그는 21년 8월 5일 급작스레 국민의힘에 복당한다. 그러나 ‘돌아온 탕아’에 대한 대우로서는 파격적이게도 윤석열 대선 캠프 총괄특보단장에 임명된다.

여기에도 명 씨가 있었다.

명 씨는 2021년 8월 5일 지인과의 통화에서 “내가 볼 때 (윤석열 캠프) 본부장 정도 되려고 하면 윤상현이 정도 돼야”한다며 “정진석이 꼼짝 못 하지, 권성동이 꼼짝 못 하지, 장제원이나 이런 아들(애들)은 가지도 못한다. 그 가들(걔들을) 누르려고 내가 윤상현이 복당시켰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대화가 녹음된 당일에 윤상현 의원의 복당 소식이 전해졌다.

이어 명 씨는 “다음 주 월요일에 준석이 하고 나하고 윤상현이 만난다”며 “윤상현이가 저 (캠프) 본부장으로 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실제로 복당 두달 만에 윤석열 캠프 총괄특보단장에 임명됐다.

 

당시 선거법 위반으로 면직 처분을 받을 수도 있었던 윤 의원은 당시 제1야당(국민의힘)의 후보의 총괄본부장이 됨으로써 정치적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일본의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당시 노량진에서 수조물을 퍼마신 기행으로 유명해진 김영선 전 의원은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자신의 세비(의원 보수) 9000여만 원을 명씨에게 지급했다.

이는 김 의원의 정치 생명이 명씨에게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을 위해 조작된 여론조사에 3억7천만원을 사용하고,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과 김건희 여사의 금일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 6월 보궐선거를 앞둔 5월 9일, 명 씨는 국민의힘 공관위가 창원의창 지역구를 경선 지역으로 선정하려는 정황을 포착한다. 그러자 명 씨는 윤 대통령을 통해 당시 공관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에게 ‘김영선을 전략공천하라’고 압력을 가했다.

이날 명 씨는 윤 대통령에게 “우리 김영선 의원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수차례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다음 날 국민의힘은 경남 창원 의창 보궐선거에 김 전 의원을 공천한 것이다.

국회의원이 된 김 전 의원은 명씨가 사주한 입법 로비를 그대로 시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김 전 의원은 ‘국세징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민의힘 의원 11명과 공동 발의했다. 이는 국세 체납자의 재산 압류를 해제할 조건에 ‘압류할 재산이 없다’는 조항을 삽입한 법안이었다.

정황상 명 씨가 2014년부터 누적 4억원 가까이 체납한 국세를 면제해주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정론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2년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창원의창 지역구 경선 방침을 명태균 씨에게 전달하며 사실상 김영선 전 의원의 전략공천 로비를 도왔다.

2022년 5월 8일, 이준석 대표는 공관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에게서 창원의창 공천의 경선 방침을 전해 들었다.

이에 다음날 이 대표는 명태균씨에게 “윤(대통령 당선자)이 김영선 경선하라고 한다던데”라는 소식을 전했고, 명 씨는 곧바로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김 전 의원의 단독 공천을 받아낸다.

한편 이 대표는 올해 22대 총선에서 컷오프된 김영선 전 의원의 행보를 결정하는 이른바 ‘칠불사 회담’에도 모습을 비추며 명 씨의 로비에 협조했다.

김건희 여사는 22대 총선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의창 지역구를 고집할 경우 공천이 배제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2월 18일 명태균에게 직접 연락해 이를 알렸고, 김영선 의원의 텔레그램으로 지역구를 옮겨서 출마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김영선 전 의원은 김해시 갑으로 지역구를 옮기겠다고 선언하였으나, 결과적으로 컷오프 됨으로써 김건희 여사에게 앙심을 품고 명태균 씨를 대동한 채 칠불사로 이준석 대표를 만나러 온 것이다.

여기서 김 전 의원은 이 대표에게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을 대가로 김 여사의 공천개입 비리를 폭로해주겠다는 밀실거래를 시도했다.

김 전 의원의 요구는 결국 불발됐으나 이 대표는 김종인 전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에게 회동 내용을 보고하고 어떻게 할지 상의할 만큼 명 씨와 김 전 의원의 로비를 진지하게 고려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명태균은 김건희 여사를 통해 국민의힘 공관위에 압력을 가해 사실상 공천 탈락했던 김진태 현 강원도지사에게 공천을 주게 만들었다.

명태균의 개입으로 말미암아 국민의힘 공관위는 황상무 전 KBS 앵커를 강원도지사 최종 후보로 결정했던 것을 번복하고 느닷없이 김진태를 올려 경선을 만들었다.

김 지사의 경선이 확정된 4월 18일 당일 명태균은 직원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이고, 김진태는 그거 내가 살린 거야”라며 “어제 김진태(한테) OOO씨 아는 분이 갔는데 내 얘기하니까 ‘그분이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벌떡 일어나 손잡고 막 흔들더래요”라고 말했다.

명씨는 그러면서 “어제 잠도 못 잤다”며 “김진태(지사가) 나 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 주무시면 안 돼요’ 막 이래가, 막 사모님 그래가 밤 12시 반에 내가 해결했잖아”라고 덧붙였다.

이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명태균이 김진태한테 (김건희가 가는 운동 시설을) 알려줘 가지고, 김진태가 가가지고 (경선을 대가로 김건희에게) 충성맹세를 하게 했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