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김진태 강원도지사
명태균 씨가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를 받게 되면서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가 점차 보수정치인들의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다. 검찰은 증거 인멸 우려가 크기에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한편 명 씨의 녹취록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은 명 씨와의 관계를 부인하기에 급하다.
수많은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만큼 명 씨와 모종의 ‘공모’를 벌이거나 ‘카르텔’을 형성했던 정치인들을 한눈에 살펴보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명태균 씨와 거래를 한 정치인들을 정리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금까지 밝혀진 명태균 씨와 윤석열 대통령의 인연은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당내 경선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명씨는 홍준표 현 대구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 개입했다. 자신이 소유한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윤 후보의 지지율을 홍 후보보다 높게 만든 것이다.
2021년 9월 29일 오후 명씨는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이를 좀 올려서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 “그 젊은 애들 있다 아닙니까. 응답하는 그 개수를 올려갖고 (지지율이) 2~3% 홍(준표)보다 더 나오게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같은 여론조사는 수차례 이어져, 그 금액 규모만 3억 7000여만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당선되자 음지의 개국공신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직접 22년 6월 보궐선거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창원 의창 공천을 요구했고, 윤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2022년 5월 9일 이뤄진 명씨와 윤 대통령의 통화는 그 같은 거래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윤석열: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를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명태균: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건희 여사
김건희 여사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최소 21년 6월부터 명태균 씨를 알고 있었다.
당시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신분이던 윤 대통령은 검찰개혁에 나섰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를 공격하며 ‘윤석열의 난’을 일으켰고, 검찰총장직을 사임하면서 보수층 대권주자로 떠오르기 시작했던 시점이었다.
언론에 공개된 명 씨와 김 여사의 문자도 그즈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내일 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겁니다. 내일 연락 올리겠습니다”라는 명 씨의 말에 김 여사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제가 난감 ㅠ”라는 답 문자를 보낸다. 이어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사과드릴게요”라며 “제가 명 선생님에게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 여부를 두고 명 씨와 이준석 의원의 컨설팅이 이뤄졌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2021년 7월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 씨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상가에 있는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서 만났던 자리에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함께 있었기 때문.
명 씨가 윤 대통령을 위해 여론조사 조작 지시를 내리기 직전에 당사자들 간의 비밀 회동이 있었던 셈이다.
그 뒤 김건희 여사는 두 차례에 걸쳐 명 씨에게 돈봉투를 전달했다. 21년 9월경 500만원을 전달한 것이 첫 번째고, 나머지 전달은 대선 과정이나 직후에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윤상현 의원은 명태균 씨의 개입 이전까지 무소속 상태였다.
그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동구·미추홀구 을 선거구에 출마 선언하였으나 해당 지역구는 미래통합당 차원에서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되어 컷오프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윤상현 의원은 반발하여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이전 당명)을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개인플레이로 한동안 권력의 중심에서 멀어져있던 그는 21년 8월 5일 급작스레 국민의힘에 복당한다. 그러나 ‘돌아온 탕아’에 대한 대우로서는 파격적이게도 윤석열 대선 캠프 총괄특보단장에 임명된다.
여기에도 명 씨가 있었다.
명 씨는 2021년 8월 5일 지인과의 통화에서 “내가 볼 때 (윤석열 캠프) 본부장 정도 되려고 하면 윤상현이 정도 돼야”한다며 “정진석이 꼼짝 못 하지, 권성동이 꼼짝 못 하지, 장제원이나 이런 아들(애들)은 가지도 못한다. 그 가들(걔들을) 누르려고 내가 윤상현이 복당시켰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대화가 녹음된 당일에 윤상현 의원의 복당 소식이 전해졌다.
이어 명 씨는 “다음 주 월요일에 준석이 하고 나하고 윤상현이 만난다”며 “윤상현이가 저 (캠프) 본부장으로 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실제로 복당 두달 만에 윤석열 캠프 총괄특보단장에 임명됐다.
당시 선거법 위반으로 면직 처분을 받을 수도 있었던 윤 의원은 당시 제1야당(국민의힘)의 후보의 총괄본부장이 됨으로써 정치적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일본의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당시 노량진에서 수조물을 퍼마신 기행으로 유명해진 김영선 전 의원은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자신의 세비(의원 보수) 9000여만 원을 명씨에게 지급했다.
이는 김 의원의 정치 생명이 명씨에게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을 위해 조작된 여론조사에 3억7천만원을 사용하고,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과 김건희 여사의 금일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 6월 보궐선거를 앞둔 5월 9일, 명 씨는 국민의힘 공관위가 창원의창 지역구를 경선 지역으로 선정하려는 정황을 포착한다. 그러자 명 씨는 윤 대통령을 통해 당시 공관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에게 ‘김영선을 전략공천하라’고 압력을 가했다.
이날 명 씨는 윤 대통령에게 “우리 김영선 의원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수차례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다음 날 국민의힘은 경남 창원 의창 보궐선거에 김 전 의원을 공천한 것이다.
국회의원이 된 김 전 의원은 명씨가 사주한 입법 로비를 그대로 시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김 전 의원은 ‘국세징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민의힘 의원 11명과 공동 발의했다. 이는 국세 체납자의 재산 압류를 해제할 조건에 ‘압류할 재산이 없다’는 조항을 삽입한 법안이었다.
정황상 명 씨가 2014년부터 누적 4억원 가까이 체납한 국세를 면제해주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정론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2년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창원의창 지역구 경선 방침을 명태균 씨에게 전달하며 사실상 김영선 전 의원의 전략공천 로비를 도왔다.
2022년 5월 8일, 이준석 대표는 공관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에게서 창원의창 공천의 경선 방침을 전해 들었다.
이에 다음날 이 대표는 명태균씨에게 “윤(대통령 당선자)이 김영선 경선하라고 한다던데”라는 소식을 전했고, 명 씨는 곧바로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김 전 의원의 단독 공천을 받아낸다.
한편 이 대표는 올해 22대 총선에서 컷오프된 김영선 전 의원의 행보를 결정하는 이른바 ‘칠불사 회담’에도 모습을 비추며 명 씨의 로비에 협조했다.
김건희 여사는 22대 총선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의창 지역구를 고집할 경우 공천이 배제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2월 18일 명태균에게 직접 연락해 이를 알렸고, 김영선 의원의 텔레그램으로 지역구를 옮겨서 출마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김영선 전 의원은 김해시 갑으로 지역구를 옮기겠다고 선언하였으나, 결과적으로 컷오프 됨으로써 김건희 여사에게 앙심을 품고 명태균 씨를 대동한 채 칠불사로 이준석 대표를 만나러 온 것이다.
여기서 김 전 의원은 이 대표에게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을 대가로 김 여사의 공천개입 비리를 폭로해주겠다는 밀실거래를 시도했다.
김 전 의원의 요구는 결국 불발됐으나 이 대표는 김종인 전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에게 회동 내용을 보고하고 어떻게 할지 상의할 만큼 명 씨와 김 전 의원의 로비를 진지하게 고려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명태균은 김건희 여사를 통해 국민의힘 공관위에 압력을 가해 사실상 공천 탈락했던 김진태 현 강원도지사에게 공천을 주게 만들었다.
명태균의 개입으로 말미암아 국민의힘 공관위는 황상무 전 KBS 앵커를 강원도지사 최종 후보로 결정했던 것을 번복하고 느닷없이 김진태를 올려 경선을 만들었다.
김 지사의 경선이 확정된 4월 18일 당일 명태균은 직원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이고, 김진태는 그거 내가 살린 거야”라며 “어제 김진태(한테) OOO씨 아는 분이 갔는데 내 얘기하니까 ‘그분이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벌떡 일어나 손잡고 막 흔들더래요”라고 말했다.
명씨는 그러면서 “어제 잠도 못 잤다”며 “김진태(지사가) 나 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 주무시면 안 돼요’ 막 이래가, 막 사모님 그래가 밤 12시 반에 내가 해결했잖아”라고 덧붙였다.
이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명태균이 김진태한테 (김건희가 가는 운동 시설을) 알려줘 가지고, 김진태가 가가지고 (경선을 대가로 김건희에게) 충성맹세를 하게 했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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