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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입성한 일론 머스크의 요란한 극우 행보

  • 국제

  • 입력 2025.01.28 21:35

  • 수정 2025.01.28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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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좌파 공격, 극우 지원에 나선 머스크

“아이들이 조상이 진 죄 짊어져선 안 된다”

“100년 전 일로 일본 무릎 꿇게 해선 안 된다”

정부내 조직 된 머스크의 정부효율화서비스부

미국 국익 위해 독일 약체화하려는 트럼프 정부?

유럽 주요국 정치인들 머스크의 내정 개입 우려

스티브 베넌 "머스크는 진짜 악당"

지난 20일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의 두 번째 대통령 임기 취임식 날 워싱턴의 캐피털 원 경기장 내부 연단에서 오른팔을 비스듬히 치켜세우는 손짓을 하고 있다, 극우 성향 머스크의 이런 제스처는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독일 시대 인사 '하일 히틀러'를 연상케 한다는 억측과 비판을 받았다. 2025.1.20. 로이터 연합뉴스

“아이들이 조상들이 진 죄를 짊어져선 안 된다”

세계 최고갑부 테슬라 회장 일론 머스크가 지난 25일, 총선을 앞둔 독일 극우정당 ‘독일의 대안’(AfD) 선거유세 집회장의 대형 스크린에 등장해서 한 말이다. 머스크는 AfD가 “독일의 유일한 희망”이라며 “독일의 위대한 미래를 위해 싸우자!”고 외쳤다. 오는 2월 23일로 예정된 독일 총선에 총리후보로 나선 알리스 바이델 AfD 당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만들기를 바란다”며 “독일을 다시 위대하게!”(Make Germany Great Again)라는 구호로 호응했다.

“100년 전 일로 일본을 무릅꿇게 해선 안된다”

AfD는 지금 정당별 지지율 조사에서 약 20%로, 보수세력인 기독교민주연합(CDU)사회연합(CSU)의 약 30%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극우정당이다. 2013년 유럽 부채 위기를 계기로 2013년에 ‘유로 반대’를 앞세우며 창당한 AfD는 점차 이민 반대 등의 배외주의 쪽으로 기울었다. 나치 시절의 구호를 외치는 등의 과격한 극우 언동 때문에 독일 정보기관인 연방헌법수호청의 ‘우익 과격파’ 감시대상으로 지목됐다. 이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단독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는 한 적어도 당분간은 정부 구성에 참여할 수 없는 정당이다. 모든 정당이 과반수 의석 미달일 경우 정당끼리 협의해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는데, 다른 어느 정당도 연방헌법수호청의 감시대상인 AfD와 손잡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인 AfD 선거집회의 4000여 명 당원들을 흥분시킨 연설에서 머스크가 “아이들이 조상들이 진 죄를 짊어져서는 안 된다”고 외친 것은 그냥 덕담 같은 게 아니라 매우 정치적인 발언이다. 그것은 연임을 노리는 사민당(SPD)의 올라프 숄츠 총리 등 진보 ‘좌파’를 깎아 내리고 우파를 치켜세우기 위해 계산된 발언이다. 나치의 전쟁범죄 등 독일이 비극적인 과거사 옹호를 막기 위해 설립된 연방헌법수호청이 문제삼을 만한 머스크의 그 발언은 “100년 전의 일로 일본을 무릎꿇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한 사람의 사고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주요 후보인 앨리스 바이델을 보여주는 선거 포스터가 1월 28일 프랑크푸르트의 가로등 기둥에 높이 고정되어 있다. 2025.1.28. AP 연합뉴스

독일 총리 올라프 숄츠가 1월 28일 베를린에서 덴마크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과 함께 성명에 참여하고 있다. 2025.1.28. AP 연합뉴스

독일의 우경화?

AfD 지지율 20%는 그런 구호에 환호하는 독일 유권자가 적어도 20%는 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돼 있던 일본군 위안부 희생 ‘소녀상’에 대한 철거 명령이 내려진 건 극우세력이 다시 고개를 쳐들기 시작한 독일의 정치적 변화를 반영한다. 미테구에서 소녀상이 철거될 경우 다른 구에서 그것을 옮겨가겠다고 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미테구의 소녀상 철거 결정에는 일본 외무성과 베를린 주재 일본대사관 등이 독일 정부와 베를린 시를 상대로 집요하게 벌여 온 소녀상 철거 공작에다 이러한 독일 내 정치변화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25일 문제의 발언을 한 머스크는 일개 민간인 사업가가 아니다. 지난 20일 트럼프 정부는 머스크가 맡기로 했던 정부 외곽조직 ‘정부효율화부’를 정부내 조직인 ‘정부효율화서비스부’로 격상했다. 백악관 내 인터넷 메일 독자 계정도 배정받았다. 트럼프는 원래 정부 세출 삭감을 위해 정부 바깥에 조언(고문) 기구로 정부효율화부를 설치하고 머스크를 그 책임자로 앉혔다. 그러나 지난 20일 이를 백악관 산하 기구 USDS(미국 디지털서비스)를 개조해 정부 내 ‘미국 정부효율화서비스’부로 개조하고 머스크와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에게 그 책임을 맡겼다. 하지만 라마스와미가 머스크와의 견해 차이로 사직해 머스크가 단독 수장자리를 꿰찼다.

백악관 산하 정부효율화서비스부 책임자 머스크의 AfD 선거집회 발언은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 방침과 일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우파 포률리스트적 성격이 강한 트럼프 정부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우파 포퓰리스트 “과거사는 잊어라. 미래로 가자”

“현대적인 테크놀로지와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정부의 효율과 생산성을 최대화한다”는 대통령령에 입각해 설치한 머스크의 그 부서는 트럼프 정부가 추구하는 경쟁과 능력 제일주의 정책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다. 경쟁과 능력 제일주의의 가장 특징적인 면모를 보여 주는 구호 중의 하나는 ‘과거는 잊어라, 이제 미래를 향해 가자’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정부가 한미일 준동맹 결성을 위해 한국과 일본에게 강조하고 종용해 온 구호이기도 하다. “과거사는 잊어라. 미래로 가자.” 일본에게 더 없이 유리한 그 구호를 윤석열 정부는 앞장서 받들었다.

극우 포퓰리스트 머스크, 숄츠 독일 공격 극우정당 지지

머스크는 그가 2022년 트위터(지금의 엑스‘X’)를 매수했을 때 했던 것처럼 직원 채용에서 준용해 온 미국 연방정부의 기존 ‘좌파적’ DEI(다양성, 공평성, 포용성)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종업원 70%를 해고했듯이, 정부 각 부처의 직원들을 대량해고 해 세출을 줄이는 쪽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를 의해 트럼프 정부는 이미 정규직 공무원은 줄이고 언제든 해고할 수 있는 정무직 직원들을 크게 늘렸다.

주로 좌파를 겨냥한 ‘과거는 잊어라, 미래로 가자’는 구호는 좌파 내지 진보세력에 대한 혐오와 우파, 극우파 지지, 나아가 그들에 대한 국제적인 지원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몇주일에 걸쳐 AfD지지 발언을 계속해 왔다. <벨트 암 존타크>지 기고문에 AfD가 “독일의 마지막 희망의 불꽃”이라고 써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지난 9일에는 X를 통해 반이민을 내세운 AfD 알리스 바이델 당수와 장시간 대화하는 등 노골적으로 독일 극우세력을 지지하고 있다. 반이민은 지금 트럼프 정부가 취임 초기에 가장 우선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전시적 정책이기도 하다.

미국 국익 위해 독일 약체화하려는 것?

반면에 머스크는 자신의 X에 올린 글에서 숄츠 총리가 “무능한 바보”라며 사임하라고 요구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CEO(최고경영책임자)로 있는 전기자동차(EV) 테슬라가 독일에 투자하고 있다는 걸 이유로 그런 식의 독일 내정에 개입하는 걸 정당화했다.

숄츠 총리는 “냉정하게 얘기하자. 선동행위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며 직접 대응하려 하지 않고 있으나, 녹색당의 로베르트 하베크 당수는 “우리의 민주주의에 손대지 마시오, 머스크 씨”라며 반발했다. 크리스티안 린트너 독일 자민당(FDP) 당수는 머스크에 대해 “독일에 경제적 손해를 끼치고, 정치적으로 고립시켜야 할 정당에 투표하라고 촉구” 함으로써 미국의 이익으로 귀결될 독일의 약체화를 의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월 28일 런던 중심부에서 연 기업 리더들과의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1.18. 로이터 연합뉴스

좌파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총리도 공격

머스크는 영국 집권 노동당 당수이자 총리 키어 스타머에 대해서도 근거 불확실한 소녀 성착취문제 개입을 이유로 줄기차게 비판하며 “사임하라”고 요구해 왔다. 스타머가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 잉글랜드 북서부 그레이트 맨체스터의 올덤에서 파키스탄계 범죄 혐의자가 백인 소녀들을 성폭행한 사건에 대해 충분한 수사를 하지 않았다며 그를 “영국역사상 최악의 집단범죄에 가담한 죄로 고발돼야 한다”고 머스크는 주장해 왔다. 뿐만 아니라 스타머 정권의 다른 고위관리도 “교도소에 들어가야 한다”고 공격했다.

스타머 총리는 지난 6일 머스크를 직접 지칭하지느 않았지만, “허위정보를 확산시키는 사람들은 피해자에게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주목받기를 바랄 뿐”이라며, 자신은 검찰총장 시절 그 사건 혐의자를 기소하고 정면으로 대처했다고 반박했다. “그런 수법은 몇 번이나 봐 왔다. 그들은 위협을 부채질해서 언론이 그것을 증폭시키기를 기대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9일 머스크가 노리는 것은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노동당을 약체화시켜 자신들이 지지하는 우파 포퓰리스트 정당 ‘개혁 영국’(Reform UK)의 세력 확장을 획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9일 머스크가 영국의 다음 총선거 이전에 스타머 총리를 사임으로 몰고 갈 방책을 관계자들과 협의했다는 <파이낸셜 타임스>의 기사를 인용 보도했다. 기사는 머스크가 영국 소녀 성폭행 사건을 자신의 X에서 계속 거론하면서 스타머의 사임을 요구하고, 2월 총선을 앞둔 독일 극우정당 AfD를 지지하는 글도 계속 올리고 있다면서, “머스크가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권을 어떻게 하면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지 그 방안을 강구하면서 노동당을 대체할 정치운동을 지원할 수 있는 정보를 구하고 있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머스크가 서양문명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전했다.

우파 머스크는 자신의 사업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서방의 좌파를 혐오하고 비판하면서 우파의 집권을 바라고 있음이 명백하다. 이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기본노선과도 합치한다. 게다가 백인 우월주의, 서방 우월주의의 인종차별적 양태를 보이고 있는 점도 닮았다. 아시아계 범죄 혐의자의 백인 소녀 성폭행 사건에 대한 머스크의 유별난 반감에서 그것을 느낄 수 있다.

유럽 주요국 정치인들 머스크의 내정개입 우려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10년 전에 세계 최대급 소셜 네트워크(X) 오너가 새로운 국제적 반동운동을 지지하고, 독일 등의 선거에 직접 개입한다고 했다면 누가 믿었겠나”라고 말했다. 노르웨이의 요나스 가르 스퇴레 총리는 “소셜 네트워크에 대한 큰 영향력을 기지고 있고, 엄청난 경제력을 지닌 인물이 타국의 내정에 이토록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스페인의 정부 대변인 피라르 알레그리아는 X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는 “절대적인 중립성, 무엇보다 어떤 간섭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조르쟈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등 우파 정치인들은 머스크의 행보를 환영하고 있다. 이탈리아 우파 연립정권을 이끌고 있는 극우 멜로니 총리는 머스크를 “천재” “뛰어난 혁신가”로 칭송하면서 그가 “언론의 자유를 행사하고 있을 뿐”이라며 그의 좌파 공격을 옹호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머스크의 우주사업체인 스페이스X와 16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이 이탈리아 정부에 암호화된 인터넷과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그 골자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야당들이 경계하고 있는 가운데 중도파 리더 카를로 카렌다가 “머스크가 유럽에서 극우세력을 지원하고, 페이크뉴스(가짜 뉴스)를 확산하면서 각국 내정에 간섭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민감한 기능을 그에게 넘겨 준다는 선택지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지난 8일 <BBC>는 보도했다.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유명한 금융투기꾼이자 대규모 자선사업가인 자국 출신 조지 소로스를 혐오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머스크와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지난 달 트럼프의 플로리다 사저 마라라고에서 만났다.(<아사히신문> 1월 8일)

극우 전략가 스티브 베넌 “머스크는 진짜 악당”

이에 대해 같은 우파 포퓰리스트로 트럼프 1기 정권 때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지낸 스티브 베넌은 지난 14일 머스크를 “진짜 악당”이라고 비난했다. 베넌은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데라세라>와의 언터뷰에서 “IT(정보기술)업계는 HIB비자(높은 기술력을 지닌 전문직 취업비자)를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벨리 기술자의 76%는 외국인”이라며 HIB비자를 활용해 외국의 고급인재를 불러들이자고 주장하는 머스크를 비판했다.

베넌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머스크를 향해 남아공의 예전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차별) 정책을 염두에 두고 “남아공의 백인은 지구상에서 가장 인종차별적인 사람들이다. 어떻게 그들이 미국 일에 참견을 하나”라며 불만을 표시한 뒤 “머스크는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 진영에) 거액을 냈으니까 참으려 했는데, 더는 참을 수 없다. 남아프리카로 돌아가야 한다”고 질타했다. 베넌 자신이 트럼프 1.0 시절에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말썽을 빚기도 했다. 두 사람의 언쟁은 트럼프 진영 ‘이너 써클’ 내부의 마찰이 표면화 된 것으로, 트럼프와 머스크의 밀월이 얼마나 지속될지와 관련해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21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마사요시 손(오른쪽에서 두 번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 래리 엘리슨(그 왼쪽) 오라클 전무 이사, 샘 올트먼(맨 오른쪽) 오픈 AI CEO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루스벨트 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픈AI의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은 1월 27일 중국 경쟁사 딥시크(DeepSeek)의 최신 인공지능 R1의 최근 데뷔를 칭찬하며, "특히 가격 대비 인상적인 모델"이라고 말했다. 2025.1.21. AFP 연합뉴스

머스크와 올트먼의 AI 선점 경쟁

머스크는 트럼프 정부가 밀고 있는 샘 올트먼의 오픈AI와 일본 소프트뱅크 등이 최대 5000억 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등을 건설하는 ‘스타게이트’ 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스타게이트를 위해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먼저 1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트럼프에게 약속했으나, 머스크는 지난 21일 X에 “그들은 실제로 그만큼의 자금을 갖고 있지 않다. 소르트뱅크가 확보하고 있는 것은 100억 달러도 안 된다. 확실한 소식통한테서 들었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오픈AI의 CEO 올트먼은 “사실이 아니다. 당신도 분명히 알고 있겠지만, 이미 진행중인 초기 현장을 방문해 보고 싶은가?”라며 반박했다. 이 둘은 견원지간으로 알려져 있으며, 함께 시작한 오픈 AI에서 주도권 싸움을 벌인 끝에 머스크가 뛰쳐나와 AI기업 xAI를 따로 세운 뒤, 비영리 목적으로 시작한 오픈AI가 계약을 위반해 이익 추구로 내달리고 있다며 제소해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두 사람의 불화는 머스크의 xAI가 오픈AI, 그리고 스타게이트와 실질적인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중국에 이권 지닌 머스크 행보 한국엔 어떤 영향?

머스크의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는 중국 정부의 전면적인 지원 아래 2019년에 상하이 시에 공장을 세웠다. 외국자본 자동차 생산업체로서는 중국 업체와의 합작사업이 아닌 첫 현지 단독자본 진출이었다. 테슬라는 지금 전 세계 전기자동차 출하 대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EV생산업체가 됐다. 대형 베터리공장도 상하이에 완공해 조만간 생산에 들어간다. 이 때문에 머스크는 중국에서, 중국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한층 더 강화하려는 트럼프 정권과 중국 사이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예전 미중 국교 정상화 길을 연 리처드 닉슨 정부 때의 헨리 키신저와 같은 존재로 기대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그는 대만에 대해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중국인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트럼프의 취임식에는 머스크 외에도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메타(예전의 페이스북) 설립자이자 CEO(최고경영자)인 마크 저크버그 등도 귀빈으로 참석했다. 이들 모두 거액의 기부금을 트럼프 취임위원회에 낸 갑부들이다. 트럼프 자신도 갑부다.

거대 IT기업들의 독점을 규제하려 했던 바이든 전 대통령은 퇴임 연설에서 머스크 등 갑부들을 염두에 두고 “극소수의 초부유층으로의 권력 집중”에 대해 경고했다. “내게 큰 우려를 안기고 있는 문제에 대해 경고하고자 한다. 매우 한정된 초부유층 인사들에 권력이 집중돼 체크(견제)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권력이 남용되면 위험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과두정치가 민주주의와 기본적 권리, 자유를 빼앗으려 하고 있다.”

중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테슬라의 머스크,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대형 IT 프로젝트의 당자자인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 주요 공직을 맡고 있을 경우 피할 수 없는 이해충돌을 어떻게 빠져나갈 것인가? 미국은 정말 중국과 정면대결을 벌이려 할까? 머스크와 트럼프 정부의 극우적 정책 지향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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