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는 까마귀끼리 논다고 그의 주위에는 아직도 그를 감싸고 도는 간신배들이 득시글합니다. 위헌·위법의 내란에 적극 가담하고도 '경고성 계엄', '상부의 명령에 따랐을 뿐', '재판 중이어서 답변하지 않겠다"라느니 하면서 혹세무민하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 전·현직 장군들이 맨 앞줄에 있습니다. 12·3 비상계엄 발령 전날 대통령 부인 김건희로부터 흔치 않은 문자 두 통을 받고도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횡설수설한 외교관 출신 조태용 국정원장도 마찬가지입니다.
12·3 내란 속의 4영웅- 홍장원·조성현·류혁·곽종근
불행 중 다행스러운 일은 이런 와중에서 몇몇 영웅들도 탄생했다는 것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 14명의 체포 명단을 가장 먼저 폭로한 홍장원 전 국정원 제1차장, 사령관의 국회의사당 진입 지시를 받고도 재고를 요청하며 거부한 조성현 수방사 제1경비단장(대령), 계엄 발령 당일 불법·부당한 행위에 가담할 수 없다면서 고위 공직자로서 유일하게 사표를 던진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 부하들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의 지시를 까발린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그들입니다.
그들의 말은 거짓이 아니기에 당당하고 거침이 없습니다. 선택적 기억도 없고 전과 후의 논지도 흔들림이 없습니다. 표정에서도 주저함이나 어색함을 찾을 수 없습니다.
예전에 100번 이상 낙하 훈련을 소화한 베테랑 공수부대원에게 들은 얘기입니다. 베테랑인데도 낙하 훈련을 계속하는 건, 유사시에 머리가 아니라 몸이 익힌 대로 망설이지 않고 즉각 뛰어내리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류혁 전 감사관이 계엄 당일 소집된 법무부 간부회의에 도착하자마자 사표를 던진 행위는 평소에 불법 부당한 명령은 따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 결과일 것입니다.
홍 전 차장은 1월 22일 국회 내란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그 명단을 보니까 그거는 안 되겠더라고요. 예를 들어 위원장님이 집에 가셔서 편안하게 가족들과 저녁 식사 하고 TV 보는데 방첩사 수사관과 국정원 조사관들이 뛰어들어서 수갑 채워서 벙커에 갖다 넣는다? 대한민국이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 게 매일매일 일어나는 나라가 하나 있습니다. 어디? 평양. 그런 일을 매일매일 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어디? 북한 보위부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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