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세컨드폰’ 선관위 사무총장, 알고보니 국힘 단체장 예비후보... “즉각 사과해야”

진보당 “결국 그 ‘부패한 카르텔’ 다름아닌 국민의힘과 연결된 것이었냐”

김세환 전 선관위 사무총장 자료사진. 2020.03.03. ⓒ뉴시스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명의로 이른바 ‘세컨드 폰’을 만들어 정치인과 연락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밝혀진 김세환 전 선관위 사무총장이 지난해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사무총장 세컨드 폰 사태와 관련해 ‘선관위를 믿을 수 없다’고 비판해 온 국민의힘의 처지도 난감해졌다. 정치권에선 “그 ‘부패한 카르텔’은 다름아닌 국민의힘과 연결된 것이었냐”는 비판이 나온다.

2일 경향신분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사무총장은 지난해 8월4일 강화군수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당시 국민의힘 예비후보자는 14명이었는데, 김 전 사무총장은 1차 경선을 통과해 경선 대상 4명에 포함됐다. 다만 같은 해 9월 있었던 최종 경선에서 탈락했다.

전날 감사원은 김 전 사무총장이 선관위 명의의 ‘세컨드 폰’으로 정치인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발표 내용을 보면 김 전 사무총장은 2022년 1월부터 세컨드 폰을 이용해 정치인과 연락했다. 그해 3월과 6월에는 각각 대선과 지방선거가 연이어 열렸다.

김 전 사무총장은 세컨드 폰을 통해 정치인과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감사원은 “김 전 사무총장이 ‘정치인과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각양각색인데 그 부분까지는 말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은 김 전 사무총장을 비난하며 선관위를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관급인 사무총장이 특정 정치인과 선별적으로 몰래 소통하며 업무를 진행하는 선관위를 어떻게 신뢰하나”라고 썼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김 전 사무총장 사례를 언급하며 “비리종합세트 선관위의 실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진보당은 “겉으로는 부정선거·관리부실 운운하며 정작 안으로는 그 핵심 당사자를 따뜻하게 품고 지자체장 선거에까지 출마하도록 배려했다니, 그 뻔뻔함에 정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진보당 홍성규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에서 내란까지 노골적으로 비호하며 연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독립성·공정성을 공격하는 가운데, 정작 정치인 통화 논란이 제기된 김세환 전 선관위 사무총장이 바로 작년에 국민의힘 소속으로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 출마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수석대변인은 “작년이면, 윤석열 대통령부터 국민의힘에 이르기까지 일상적으로 그 무슨 대국민담화가 있을 때마다 부정선거 운운하며 선관위를 공격했던 때 아니냐”며 “결국, 그 ‘부패한 카르텔’은 다름아닌 국민의힘과 연결된 것이었냐”고 반문했다.

이어 “엊그제도 국민의힘은 김동원 대변인 논평을 통해 선관위 내부의 가족채용 실태를 비판하며 '차라리 가족기업으로 전환하라'고 일갈했다”며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의 장본인이 바로 김세환 전 사무총장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홍 수석대변인은 “양의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팔아온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었다”면서 “이러고도 과연 국민의힘에서 선관위 사무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운운할 자격이 있나. 즉각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윤정헌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