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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장하나 의원, 4대강 항공연속촬영 사진 공개... 보 주변 녹조 심각

하늘에서 본 낙동강... 운하가 보인다

[단독] 장하나 의원, 4대강 항공연속촬영 사진 공개... 보 주변 녹조 심각

13.10.31 08:40l최종 업데이트 13.10.31 09:39l
최지용(endofwinter) 최인성(withyou7886)

 

 

 


온갖 이슈가 집중되는 국정감사 시즌입니다. 특히나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정국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뉴스가 터져 나와 어느 이슈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하는 상황에서 유독 꾸준하게 시선을 붙잡는 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이야기들입니다.

지난 7월, 감사원이 "4대강 사업은 대운하를 위한 사업"이라고 발표 한 이후에도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녹조는 수질이 좋아진다는 뜻"이라고 말해 많은 이들을 당황하게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장하나 의원(민주, 비례대표)이 4대강 사업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4대강 사업 전후 강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항공사진 1만5천여장입니다. 환경부는 지난 2008년부터 수질오염에 대비해 각 강의 모습을 공중에서 촬영해왔습니다. 과거에는 주요 지점만 찍다가 4대강 사업 이후에는 하류에서 상류까지 연속촬영 방식으로 찍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최근 시점인 9월 21일 촬영한 낙동강의 모습을 <오마이뉴스>가 장하나 의원실과 함께 단독으로 공개합니다.

이날 촬영된 낙동강의 사진은 총 1044장입니다. 경남 창원에 물을 공급하는 본포취수장 인근을 시작으로 최상류인 경북 상주까지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사진을 전체적으로 훑어보면 강 전체에 녹조가 번성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낙동강에 건설된 대형 보 8개 주변으로 가까이 가면 녹조가 강해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또 곧고 넓어진 강의 모습도 눈에 들어옵니다. 차후 대운하 사업을 위해 수심 6m, 폭 50~100m를 유지하라는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그대로 지켜진 것입니다.

하류, 중류 할 것 없이 온통 녹조 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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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8개 보 가운데 가장 하류에 있는 함안보와 인근에 발생한 녹조의 모습.
ⓒ 장하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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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 달성군 도동서원 인근에 발생한 녹조의 모습
ⓒ 장하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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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주요 지점의 항공사진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유례없는 가을녹조의 모습입니다. 과연 이것이 "수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뜻"일까요? 위 사진은 항공촬영이 출발하는 경남 창원-밀양 인근의 본포 취수장과 함안보의 모습입니다.

이곳은 강 하류 지역으로, 낙동강하굿둑이 생긴 이후 종종 녹조가 일어나던 곳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발생한 녹조와는 달랐다고 합니다. 예전엔 발생했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했었는데 4대강 공사 이후에는 비가 와도, 기온이 내려가도 녹조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녹조는 보에 가까이 갈수록 심해진다는 것을 사진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강 한복판에 댐과 비슷한 규모의 보를 건설하면서 강물의 체류시간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 녹조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녹조는 낙동강 하류뿐 아니라 중류에 속하는 달성-대구-칠곡 인근 강에서 더욱 잘 관찰됩니다. 이 지역의 녹조가 발생한 모습을 놓고 '녹조라떼'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아래 사진은 달성보, 강정보, 칠곡보 등 강 중류에 건설된 보를 중심으로 발생한 녹조의 모습입니다. 이번 녹조는 칠곡보 상류, 즉 낙동강의 최상류지역에서도 일부 발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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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보와 강정보 사이에 발생한 녹조의 모습.
ⓒ 장하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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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보 상류지역에 녹조가 발생했다. 강 한 가운데 섬처럼 박힌 회색지역은 본래 늪지에 있던 버드나무가 수장되면서 죽은 흔적이다.
ⓒ 장하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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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중류 지역인 달성보 상류 부근에 녹조가 발생한 모습.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중류지역에 녹조과 광범위 하게 형성됐다.
ⓒ 장하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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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준설선, 또 강을 할퀼 수도...

이어서 봐야 할 지점 역시 4대강 사업 이후 발생한 각종 후유증을 앓고 있는 지역입니다.

먼저 아래 사진은 곳곳에 방치된 폐준설선의 모습입니다. 현재 낙동강에는 90여 대의 폐준설선이 방치 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강의 오염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준설을 하겠다면서 준설선을 여러 대 동원했습니다. 강 중간에서 파이프로 바닥의 모래를 퍼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공사 이후 준설선을 제대로 폐기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기름이 실린 상태로 방치돼 있는 이 배가 폭우나, 태풍의 영향으로 난파된다면 심각한 환경오염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또 떠내려간다면 강의 교각이나 보 구조물에 충격을 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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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보와 합천보 사이 그대로 방치된 폐준설선의 모습. 인근 강변에 공원이 조성돼 있는 게 보인다.
ⓒ 장하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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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곳곳에 폐준설선이 강변에 그대로 방치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장하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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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항공촬영 사진에는 아직까지도 공사가 진행 중인 사진도 한 장 포함됐습니다. 아래 사진은 합천보와 달성보 사이 구간의 모습으로 사진 우측 하단에 국도가 지나는 부분이 공사현장입니다.

강에는 흙탕물을 막기 위한 오탁방지막이 설치돼 있고 국도 바로 아래쪽에 회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보강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것은 강바닥을 수로 모양(사다리꼴)으로 준설하면서 강물이 꺾어지는 부분 측면에 침식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 침식이 국도 인근까지 진행되자 이를 막기 위해 콘크리트나 사석을 깔고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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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보 하류 지역에 제방 보수공사를 하는 모습. 강변을 지나는 국도에서 아주 가까운 곳까지 침식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 장하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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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쌓이는 모래... 지류에는 역행침식

강 본류의 측방침식은 강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과정입니다. 강바닥의 모래가 사라지자 강 옆에서 모래를 깎아 와 다시 쌓는 것입니다. 실제로 낙동강 일부는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수심 6m를 위해 어마어마한 양의 준설을 실시했지만 강에는 다시 모래가 쌓이는 것입니다.

특히 낙동강과 만나는 지천에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지천의 모래가 급격히 본류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천 역시 심각한 침식현상을 겪습니다. 바로 한동안 논란이 됐던 '역행침식' 현상입니다.

첫 번째 사진은 합천보 상류에 위치한 황강의 합류지점의 모습입니다. 좌측 황강이 합류하는 지점부터 하류로 일정 구간에 모래가 다시 쌓이고 있습니다. 그 부분의 강폭을 위아래와 비교하면 좁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대강 공사로 사라졌던 낙동강의 모래톱이 다시 등장 한 것입니다.

그 아래 사진 역시 지천에서 대규모 모래가 유입되는 모습입니다. 구미보 바로 아래 감천에서 쏟아진 모래가 넓은 모래톱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은 결국 불필요한 준설로 강의 모습을 바꿔 놓은 것입니다. 강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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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보 하류지역에 위치한 낙동강 지류 황강이 본류에 합수되는 지점. 합수지점 인근에 모래톱이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장하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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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보 하류 지역에서 지류인 감천이 합류하는 모습. 지천의 모래가 쓸려 나온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다시 본류에는 모래가 쌓이고 지천에서는 역행침식이 일어나고 있다.
ⓒ 장하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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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 "재자연화가 답... 논의 시작해야"

끝으로 살펴볼 사진은 낙동강을 따라 강변에 조성된 공원의 모습들입니다. 관광객을 모으겠다며 곳곳에 대규모 공원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이들 지역 대부분은 공원을 이용할 정도로 인구가 많지 않습니다. 이용객은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넓은 공원을 유지하려면 돈이 많이 들게 돼 있습니다.

이들 공원 관리는 해당 지역 지자체들이 하게 됩니다. 가뜩이나 가난한 지자체들은 그러한 예산사용을 부담스러워 합니다. 벌써부터 예산이 없어 방치되는 공원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은 지자체와 국민,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은 사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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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최상류 지역인 상주보 인근에 위치한 오리섬. 과거에는 습지였던 것이 인공공원으로 조성됐다.
ⓒ 장하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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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지역에 조성된 대규모 체육공원 시설. 축구장만 5개 이상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기도 했다. 주변에는 대규모 농경지역이 위치해 있다.
ⓒ 장하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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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진을 공개한 장하나 의원은 "넓고 곧게 뻗은 강을 보면서 좋아 보인다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저것은 강이 아닌 운하의 모습"이라며 "4대강 사업으로 발생하는 부작용들은 결코 가만히 둘 수 없는 것들이다, 여러 문제점이 드러난 지금 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되는 시기"라고 밝혔습니다.

장 의원은 "그 방법은 재자연화 하는 것"이라며 "4대강의 재자연화 사업은 4대강 사업처럼 막무가내로 해서는 안 된다, 정당한 절차를 밟아 정확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강이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낙동강의 더 많은 모습은 영상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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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자전거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 이명박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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