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8일 문재인 전 대통령 추천 몫의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해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됐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고 대법원장 제청과 국회 동의 과정을 마친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도 임명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완규·함상훈 후보 임명을 두고 “이 중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한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국회가 지난해 12월26일 민주당 주도로 마은혁 후보자를 새 헌법재판관 후보로 선출했지만, 한 대행이 임명을 보류해놓고, 103일 만에 마 후보를 임명하면서 ‘윤 대통령 친구’ 이완규를 지명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12·3 비상계엄이 해제된 직후인 지난해 12월4일 대통령 삼청동 ‘안가회동’에 참석한 4인 중 한 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 대행을 향해 “자기가 대통령이 된 거로 착각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 대행이 이·함 후보자를 지명한 것과 관련해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9일 아침신문들은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추천을 강행한 한덕수 권한대행을 향해 한목소리로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전후 재판관을 임명해달라던 민주당과 임명하면 안 된다는 국민의힘이 목소리가 서로 바뀌었다며 “헌법재판소가 정당 간 전쟁터가 된 것 같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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