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수석은 반드시 검사 출신이어야 하나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2개 대통령실 수석과 6개 부처 장관을 임명 또는 지명함으로써 새 정부 인사의 얼개를 거의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봉욱 변호사를 민정수석으로 임명함에 따라 두 가지 점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첫째, 봉 수석은 대검 차장검사를 마지막으로 그만둔 검사 출신이다. 낙마한 오광수 전 민정수석에 이어 또 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민정수석은 검찰을 잘 아는 검사 출신이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소신이 엿보인다.
이날 강훈식 비서실장은 봉욱 수석에 대해 "법무부 인권국장과 대검찰청 차장을 역임한 분이고, 겸손하고 온화한 성격으로 검찰 내외부에 신망이 두터우며 정책 기획 역량이 탁월하다는 평"이라며 "검찰 개혁 등 핵심 과제에서 강한 추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강 실장 말대로 검찰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업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전임 오 수석과 마찬가지로 그 개혁을 이끌어야 할 민정수석을 하필 검찰 출신에게 맡겨야 하냐는 것은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다만 오 지명자가 특수통이었던 반면 봉 지명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첨단범죄수사과장, 기획과장, 공안기획관 등을 거친 대표적 '기획통' 검사인 점은 조금 다르다.
그가 대형 로펌 출신인 점도 걸린다. 봉 지명자는 문재인 정권이던 지난 2019년 6월 검찰총장 최종 후보 4인에 들어갔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 낙점되자 바로 옷을 벗고 변호사로 개업했다. 이후 2021년에는 대법관 후보로도 올랐지만 낙점되지 못했다.
그리고 2022년 10월부터 대형로펌 김앤장 변호사로 일해왔다. 김앤장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대형로펌이면서 다수의 사법 카르텔 논란에도 배후로 지목돼왔다. 역시 이재명 정권이 사법 기득권 세력과 적당히 타협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면에서, 법무부 장관에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이자 38년 지기로 잘 알려져있는 정성호 의원을 지명한 것은 봉 수석에 대한 논란을 누그러뜨리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검찰·사법 개혁의 키를 검찰 출신 민정수석과 비검찰 출신 법무장관에게 쥐어줘 상호 견제하도록 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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