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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의 망령에 갇힌 국힘…남은 건 '각자도생'뿐

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

동그라미시사만평

캐리커쳐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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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지방선거라는 거대한 심판대 앞에서 국민의힘은 ‘사분오열’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고통스러운 ‘창조적 파괴’를 선택할 것인가.

국민의힘이 유례없는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 정권 재창출의 열망은 간데없고, 오직 지방선거 이후의 ‘포스트 윤석열’ 당권을 선점하려는 계파 간의 날 선 칼춤만 가득하다. 과거 집권 여당 시절 단일대오로 움직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지금의 모습은 정당이라기보다 각자 다른 꿈을 꾸는 군도에 가까워 보인다.

장동혁 당 대표와 ‘윤 어게인’의 위험한 동거

현재 당권을 쥐고 있는 장동혁 대표 체제는 당내에서 이른바 ‘친윤 강경파’로 평가된다. 이들은 여전히 윤석열 노선의 강력한 계승을 천명하며, 당내외의 비판을 ‘배신’으로 규정한다. 특히 우려스러운 대목은 당의 스피커가 제도권 정치를 넘어 극단적 유튜버 세력과 결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한길, 고성국과 같은 이른바 ‘빅 스피커’들은 단순한 지지자를 넘어 당의 이데올로기를 생산하는 외곽 부대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당 지도부와 호흡하며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지만, 동시에 중도 확장을 가로막는 ‘독이 든 성배’가 되고 있다. 장 대표가 이들과의 인적 청산을 단행하지 못하는 한, 극우화 논란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실용’이라는 이름의 줄타기, 나경원과 PK 다선들

나경원, 윤상현 의원을 필두로 한 ‘친윤 실용파’는 필요할 때는 당과 협력하면서도, 끊임없이 독자적인 정치 노선을 타진하는 그룹이다. 부산경남(PK)과 영남권 다선 의원들이 포진한 이 그룹은 당의 뿌리를 지키겠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지방선거 공천권과 차기 당권 향배에 따라 언제든 말을 갈아탈 준비가 된 기회주의적 속성을 숨기지 않는다. 이들에게 '실용'은 가치관의 발로라기보다, 생존을 위한 고도의 정치적 계산에 가깝게 느껴진다.

‘넥스트 보수’를 꿈꾸는 한동훈의 그림자

아직 세력은 미미하지만,가장 파괴적인 잠재력을 지닌 그룹은 단연 한동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보수 세력이다. 배현진, 박정훈 의원 등 젊고 발언권이 강한 의원들을 포진시킨 이들은 현재의 당 지도부를 구체제로 규정하며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절윤’을 넘어선 새로운 보수의 정체성을 찾겠다는 이들의 행보는 기존 주류 세력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칼날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당의 물리적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 원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독자 노선의 잠룡, 오세훈의 승부수

이 혼돈 속에서 가장 이질적인 행보를 보이는 인물은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그는 당 지도부의 강경 노선을 연일 비판하며 지방선거 후보 등록까지 보류하는 배수진을 쳤다. ‘당권 장악’이라는 목표는 동일할지 모르나, 그는 철저히 수도권 민심과 합리적 보수라는 독자적 기반 위에 서 있다. 당이 극우적 빅 스피커들에 휘둘리는 상황에서, 오 시장의 존재는 여당 내의 마지막 ‘제동 장치’이자 동시에 당을 갈라치기 할 수 있는 ‘폭탄’이기도 하다.

‘절윤’의 과제와 빅 스피커의 족쇄

현재 국민의힘이 마주한 가장 큰 숙제는 결국 윤석열과의 절연 방식이다. 하지만 이미 거대 세력이 되어 당의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전한길, 고성국 체제와 어떻게 물리적·정서적 결별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들과 결별하지 못하면 중도층의 외면을 받을 것이고, 결별한다면 콘크리트 지지층의 붕괴를 감당해야 한다.

지방선거라는 거대한 심판대 앞에서 국민의힘은 ‘사분오열’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고통스러운 ‘창조적 파괴’를 선택할 것인가. 현재의 난맥상을 보면 보수의 재구성은 지방선거 승리보다 훨씬 험난한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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