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주최한 '청년 학생 비정규직 증언대회'가 30일 6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4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주최한 '청년 학생 비정규직 증언대회'가 30일 6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4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오늘 이 자리는 법의 사각지대에서, 혹은 일터의 그늘에서 묵묵히 버텨온 청년과 학생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국회에 직접 전달하고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주최한 '청년 학생 비정규직 증언대회'가 30일 6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4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이날 증언대회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단순 고용률, 실업률, 취업자 수로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고용형태와 노동환경 등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국회의원은 먼저 "청년 문제에서 가장 심각한 건 소득과 자산의 격차"라며, "반도체와 주식시장의 호황을 이야기하면서 실질적으로 그 혜택이나 성과급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소수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지금 청년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일자리의 불안정성, 미래에 대한 걱정이 있다. 실제로 계약만료가 되는 상황이면 생활비와 주거환경 등 자신의 삶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상황"이라고 하면서 "이 문제를 정치권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앞으로의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은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이야기해달라"며 "잘 들어서 국회에서 목소리를 내고 제도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간제교사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김지은 기간제교사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첫 번째 현장 증언에 나선 김지은 기간제교사는 계약직으로 학교에 근무하면서 겪은 부당한 경험을 드러내어 말했다. 

그는 "학교는 정규 교사의 휴가와 휴직 일정에 맞춰 제 계약을 무려 세 번이나 쪼개기 시작했다. 출산휴가, 연가, 가족돌봄휴가, 육아휴직 기간을 칼같이 쪼개어 계약서를 다시 쓰게 만들었다"며 퇴직금은 물론 명절휴가비, 맞춤형 복지비 등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규교사의 정당한 휴직권과 기간제 교사의 고용 안정을 동시에 보장할 수 있는 예산과 인력 제도를 만들지 않고, 정규교사가 복직하면 기간제 교사를 칼같이 잘라내어 예산을 아끼겠다는 교육 당국의 반노동적인 지침"을 비판했다.

박창근 우체국노동자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박창근 우체국노동자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박창근 우체국노동자는 7년째 일을 해도 오르지 않는 급여 체계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그 흔한 호봉도 없다. 이 말은 7년을 일한 저하고 20년을 넘게 근무한 형님들하고 임금차이가 거의 없다는 뜻"이라며, "지금 저의 월급은 250만 원이 조금 넘지만 최저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20년 뒤에도 250만 원으로 살아야 한다. 공무직 우정실무원인 청년들 모두 이렇게 최저임금에 묶여 미래를 박탈당한채 살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정규직 청년들이 미래를 박탈당한 채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너무도 많다"며, "불합리한 교섭관행, 어느 지방국사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1~2개월 쪼개기 계약, 공무원들과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의 차별들 등 이 모든 것이 중앙행정기관인 우정사업본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종호 철도노동자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김종호 철도노동자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김종호 철도노동자는 공공부문 자회사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겪는 설움을 토로했다. 

그는 "정규직과 매일 똑같은 철도 현장에서 시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똑같이 핵심적인 상시지속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철저한 차별과 착취였다. 가장 기가 막힌 것은 20년을 일해도 호봉이나 근속연수에 따른 수당이나 인정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과 자회사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총인건비 지침을 개정하고 근속 가치가 인정되는 제대로 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수지 콜센터 노동자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김수지 콜센터 노동자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김수지 콜센터 노동자는 인공지능(AI)의 도입으로 고용 안정성이 급격히 위협받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작년에 회사는 AI를 도입하고 업무량이 줄었다는 이유로 저희 야간팀을 해체하겠다고 통보했다. 겉으로는 '강제는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개별 면담과 단체 면담을 반복하며 언제든 회사가 근무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업무량이 많을 때는 직원들이 쉬는 날에도 전화를 하고 카톡으로 재촉하며 2시간, 4시간씩 추가 근무를 해달라고 요청하던 회사였다. "그런 회사가 이제 와서 AI로 대체 가능하다며 우리를 필요 없어진 부품처럼 정리하려는 태도를 보였을 때 저희는 깊은 실망과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유나 카페 아르바이트생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김유나 카페 아르바이트생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김유나 카페 아르바이트생은 어느 순간부터 "쪼개기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가 늘어났다"고 비판했다. 

"주에 2시간씩 5번. 그것도 가장 손님이 몰릴 점심 시간대. 주에 4번을 일하는데도, 주간수당을 받는 15시간에 미치지 못한다. 휴게 시간도 비슷하다. 4시간에 30분 이상, 8시간에 1시간 이상을 권장하지만, 줄곧 '대기' 상태로 있는 경우도 여전하다"고 자신이 경험한 카페 아르바이트의 현실을 밝혔다.

그러면서 "알바가 첫 노동이 되는 청년들에게, 지금의 아르바이트는 최소한의 이해도 존중도 없는 현장이다. 더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다"고 하면서 "청년들은 일하고 싶다. 하루에 2시간, 3시간이 아니라 4시간, 5시간을 일하고 싶고, 주급 수당을 받고 싶다. 그리고 휴게시간을 정당하게 보장받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년학생 비정규직 증언대회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천년학생 비정규직 증언대회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청년 노동자들의 현장 증언이 있고 난 이후 노동조합 관계자들의 제언 시간이 진행됐다. 

정유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성북강북지회장은 기간제법 개정 요구를, 신수연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위원장은 노동교육 활성화를 위한 법안 통과 촉구 및 청년 일자리 보장 요구를, 전성우 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 청년위원장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발언대회는 민주노총과 함께 김주영, 이용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손솔,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국회의원 등이 공동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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