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과 7월 초에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골프를 쳤다는 최근 보도를 두고 사실과 거리가 먼 갖가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을 비롯해 친여 성향의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와 민주당 지지층에서조차 "느닷없는 개헌론" "처음 듣는 분권형 대통령제" "내각제 또는 이원집정부제 추진을 위해 국민의힘 의원들만 몰래 부른 음습한 밀실 협의" "대규모 정계 개편을 통한 영구집권 음모" 등 이 대통령을 비난하는 주장이 상당수 제기되는 실정이다. 관련 기사들과 자료 등을 종합해 사실관계를 정리해 본다.
1. 이 대통령은 최근 골프를 언제, 누구와 쳤나?
국민의힘 쪽만 따로 어울린 게 아니라 여야 인사들과 함께 골프를 쳤다. 이 대통령은 먼저 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과 부의장이 선출(6월 5일)된 직후인 6월 중에 조정식 국회의장, 박덕흠 부의장, 주호영 전 부의장 등과 함께 필드에 나갔다. 당시 회동은 22대 국회 전·후반기 국회의장단 모두가 초청 대상이었으며, 골프를 치지 않는 우원식 전 의장 등은 불참했다. 주호영 전 부의장이 '개헌론자'라고는 하지만 이 자리에서 개헌에 관한 얘기는 없었고, 다만 주 전 부의장은 대구·경북(TK) 지역의 통합 필요성에 대한 건의를 했다고 한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이 대통령이 국회 전·현직 의장단을 초청한 자리라 부담스러운 이야기는 없었지만 국민의힘 측에서 대구·경북 통합 필요성에 대한 건의를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 뒤 7월 4일 토요일에 수도권 한 골프장에서 이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 더불어민주당 모 의원이 같이 라운딩을 했다. 여기에서 개헌에 관한 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박찬대 인천시장(전 원내대표) 등 전·현직 민주당 원내지도부와도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2. 대통령이 여야 인사들과 골프를 치는 게 '음습'한 일인가?
문재인 전 대통령은 골프를 아예 안 배웠다지만 재임 중 골프를 즐겼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여야 인사들과 여러 번 라운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4월 17일 충북 청주시 소재 대통령 별장이던 청남대의 개방을 앞두고 청남대 내 소규모 골프장에서 민주당 정대철 대표, 자민련 김종필 총재, 한나라당 출신 이원종 충북지사와 2시간 동안 골프를 쳤다. 박희태 당시 한나라당 대표 권한대행은 라운딩은 하지 않고 당일 만찬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이 요즘 가끔씩 필드에 나가는 건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제안받은 골프 회동을 대비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17일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만찬 때 골프 얘기를 하며 우리 부부와 골프를 함께 하겠다고 했는데, 오늘 오찬 후 헤어지면서 다시 골프를 꼭 함께 하자고 하셨다. 지나가는 말인 줄 알았는데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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